[펌] 그녀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2007.01.04

지종명2007.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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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친한 친구의 입을 통해서....

 

 당연히 잘 있겠지, 죽지 않고 살아 있겠지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막상 입을 통해 귀로 그 사실을 들으니....

 

 갑자기 세상이 감사하게 생각되어졌습니다. 죽음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나이이지만 죽지 않고 살아 있어 그런 소식을 들으니 또한 참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디서 어떡해 얼마나 잘 있는지는 모릅니다. 단지 무심코 친구의 입을 통해 한 남자의 여자로, 한 아이의 엄마로 그렇게 살아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가슴이 짠해 왔습니다. 콧등이 갑자기 시큰했습니다. 더 묻고 싶었습니다. 더 자세히 그 친구를 붙잡고 그녀의 안부를 궁금해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안했습니다. 그 친구의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였기 때문입니다. 여럿이 모인 자리가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아니 그보다 더 그보다 더 더이상 묻지 않았던 것은 그녀가 소중했기 때문입니다.....내가 궁금해 하는 것을 알면 그녀는 분명 싫어할테니깐요. 아니 어쩜 이보다 더 묻지 않았던 이유는 눈물이 날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철없던 젊은 시절... 사랑보다 아픔을 먼저 알려준 그녀였습니다. 끝내 사랑은 알려주지 않던 그녀였습니다. 내 심장 그 자체였던 그녀였습니다. 백만불짜리의 해맑은 미소를 진짜로 지닌 그녀였습니다. 내가 저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르는 바보같은 그녀였습니다...

 

 

 눈물로 뿐이 기억되지 않던 그녀였는데.....

 

그녀를 처음 본 날...전 알았습니다. 내가 숨을 쉬고있는 이유를...내가 여지껏 죽지 않고 살아 와 있었던 이유를...내가 왜 두 둔을 가지고 있었는지의 이유를...

 

사랑했습니다 사랑했습니다 내 목숨을, 내 심장을, 내 모든것을 주어도 모자랄 만큼...

 

 그녀의 어머니가 그랬습니다. 대학을 가라고...대학생이 되면 교제를 허락해 주겠노라고... 저에겐 대학이란 이미 다른 나라처럼 멀게만, 아니 생각 조차도 아니 하던 곳이었습니다.

 

 그 말씀은 저같은 낮은 학벌의 신분으로는 교제를 허락치 않는 다는 말씀으로 들리었습니다. 그 말씀이었습니다. 절망했습니다.

 

 절망했습니다....

 

 나름대로 공부했습니다. 멍청한 머리로 공부했습니다. 하늘이 보우하셨는지 운좋게 경기도 소재 전문대학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이젠 그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전문대학을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럼으로 곧 저를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다시한번 슬퍼서 슬퍼서 자꾸만 눈물만 흘렸던것같습니다.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막 나왔던것 같습니다.

 

 그녀의 대한 저에 그리움은 쉼이 없었습니다. 그녀가 너무나 보고 싶고 사람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었습니다.

 

 대학을 1년 1학기만 마치고 자퇴를 하였습니다. 애초에 입학의 목적이 학업이 아니었기에 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더 이상 시간낭비 돈낭비 일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군대를 갈려고 했습니다. 이 때 제게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너무나 착한심성을 가진 한 여자아이였습니다. 저는 사랑을 주지는 못하는데 제게 제가 그녀에게 주었던 사랑을 자꾸만 주었습니다.

 

 전 그녀에 대한 제 마음을, 나의 현재 심정을 그 여자애에게 다 말해 주었습니다. 그래도 이 여자애는 괜찮답니다. 너무나 착하였기에 제가 좋은 사람인 줄 알았나 봅니다.

 

 군 입대 전날 그 애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 애와 함께 있어도 늘 그랬지만 그녀 생각이 너무 간절했습니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나 이제 군대간다고...너를 더 이상 볼수도 연락할수도 없을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움만 갖고 가겠노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하질 못했습니다. 그런 말 하질 못했습니다. 행여나 그녀가 저로인해 가슴아파할까봐 그러하질 못했습니다. 저와 같이 있던 여자애에게 수화기를 넘겼습니다. 일부러 넘겼습니다.

 

 여자애는 그녀에게 이 남자는 당신을 떠난다고, 내일 군대간다고 당신때메 많이 힘들었다고 이젠 내가 지켜 줄거라고 당신 필요 없다고 이 남자는 이젠 나하나면 된다고 그러니 잘 살으라고...평상시 착한 아이답지 않게 심한 말을 그녀에게 했습니다.

 

 듣고 있던 저도 놀라 수화기를 뺏으려 햇으나 차마 그러하질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그녀에게 더 나으리란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자기로 인해 많이 힘들어 한다는걸 아는 그녀가 이제는 제가 더 이상 힘들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그녀도 더 편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가만히 그애가 그녀에게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만 있었습니다.

 

 다른 여자를 더 사랑하는 남자를 사랑하는 그애와 한 여자를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보다 더 아픈 사랑을 하는 저와 모르는 여자에게 심한 말을 듣는 그녀 모두가 가여웠습니다. 모두가 불쌍했습니다...

 

 그렇게 입대전야는 두명이 울고 한명이 울었을지도 모르게 지났습니다....

 

 그 애는 면회를 일주일에 2번씩 와주는 정성을 보여줬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등병시절 힘들고 외로웠던 그 때 그 애는 제게 너무나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전 그녀에게 한번도 힘이 되어주질 못했는데 그애는 조그마한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제게 너무나 큰 버팀목이 되어 군생활을 잘 할 수 있게끔 하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군에 있을때도 마찬가지로 그녀에 대한 저의 그리움과 간절함은 전혀 줄지를 않았습니다. 하루종일 그녀 생각만이 났었습니다. 그애와 함께 있으면서도 그녀 생각이 너무 간절했습니다.

 

 그애에게 말했습니다. 난 그녀를 절대 잊을수가없노라고..그녀 아니면 나도 안되노라고...너도 이젠 그만 하라고...

 

 면회올때마다 눈물로 그녀를 돌려 보냈습니다. 그러고도 다음번이면 또 맑은 웃음을 지며 면회를 오던 그녀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눈물로 돌아갈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그녀도 지쳐갔는지 면회를 오질 않았습니다. 잘 살아 주길 바라는 마음,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겠노라는 마음 아직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그녀와 그녀친구와 제 친구와 저와 술을 마셨습니다. 그녀를 보고만 있어도 감사했고 행복했고 눈물이 나던 그때였습니다. 그녀가 술이 많이 취한듯 합니다.저 역시 못마시는 술로 인해 취기가 올랐습니다. 넷이서 노래방을 갔습니다. 몇 곡의 노래가 흘렀습니다. 전 그녀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노래방내에다 오바이트를 합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요..참고 있느라고..그녀 친구가 그녀를 밖으로 데려갈려구 합니다. 제가 말렸습니다. 움직이는 것도 힘들것이라고. 그냥 여기서 하게 내비두라고. 그녀는 몇번의 들썩거림을 더하더니 계속해 많은 양의 오바이트를 하였습니다. 제 친구와 그녀의 친구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악취가 심했는지 밖으로 나갔습니다.

 

 제게는 냄새가 하나도 심하지않았습니다. 아무런 냄새도 더럽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저렇게 괴로워하는 그녀를 보는게 더 힘들었습니다. 바닦에 흥건한 오바이트를 손으로 옆으로 밀었습니다. 행여 그녀의 옷에 튀지는 않을까 하고는 걱정스런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녀가 어느정도 괜찮아졌는지 의자뒤로 몸을 기댑니다.

 

 저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그녀의 분비물들을 마치 그녀의 신체 일부분이냥 소중한 마음으로 두손을 이리저리 쓰담으며 한곳으로 모았습니다. 그리곤 카운터로 갔습니다. 제손을 보고는 아주머니가 기겁을 합니다. 그러곤 짜증을 냅니다. 여자저차 휴지를 얻은 후 노래방으로가 서 닦은 후 대걸레질 까지 하고는 그녀와 함께 노래방을 나왔습니다.

 

 겨울이었는지 날씨가 많이 차가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도 춥지 않았습니다. 그녀와 함께 있는데 남극이든 맨몸이든 제게는 따스하게만 느껴졌을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은듯 많이 추워했습니다. 제 친구와 그녀의 친구는 이미 사라진 듯 합니다.

 

 저는 택시를 잡고 그녀와 함께 택시를 탔습니다. 그녀는 많이 힘들었는지 제게 가만 어깨를 기댑니다. 전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간 힘들었던 순간들이 막 머리속에 지나갑니다. 단지 어깨만을 기댄것 뿐인데 전 너무나 너무나 행복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듯 아무것도 부러운것이 없었고 지금 그녀와 함께 있다는것에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꽤 많이 갔습니다. 도착지가 경기도라 택시기사가 요금을 더 요구합니다. 그 당시에는 꽤 컸던 돈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녀가 내리고 제가 내렸습니다. 그녀가 어느정도 술이 깼는지 제법 잘 걸어 갑니다. 전 뒤에서 가만 뒤따릅니다. 그녀는 제게 가라고 자꾸 손짓을 합니다.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의 모습이 걱정되었고 그녀의 뒷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그냥 뒤돌아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뒷모습도 참 아름다웠습니다.

 

 얼마간 더 앞에서 뒤에서 걸음 걸이를 하던 우리는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녀가 멈추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이젠 진짜로 가라고 손짓을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집을 알려주는게 싫었었을것입니다. 그 마음을 잘 알기에 저는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두세발 앞에 있던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어디서 용기가 났을까요...그녀를 벽에 기대게 헸습니다. 그녀의 어깨에 두손을 얹었습니다. 그녀의 입술에 제 입술을 가져다 댑니다. 아직 손도 한번 못잡아 봤는데...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요...가만 가만 제 입술이 그녀에게 다가 갑니다. 이상하게 그녀가 가만히 있습니다. 뺨이라도 맞아야 정상인데 그녀는 가만히 있습니다. 키스라는 것은 해본 적도 없는 저에게 손도 한번 잡아 본적없는 그녀에게 키스를 하려고 덤벼 듭니다.  점점 그녀에게 가까워 집니다...

 

제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습니다....정말로 닿았습니다...

 

그 순간 그녀가 저를 밀쳐 냅니다...저는 그녀의 힘으로 두어발 뒷걸음 질을 했습니다.

 

그녀가 뒤돌아 갑니다.

 

고마웠다고 한마디 합니다.

 

 그러고는 제 시야에서 그녀는 점차적으로 작아지고는 이내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쉬었습니다. 그녀와의 입맟춤이 아쉬웠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내 두눈에 담겨 있지 않은것이 아쉬웠고 그녀로 인해 순간 행복했었던 가슴이 그녀로 인해 다시금 몸서리 쳐지는 그리움으로 다가올 것을 알고있기에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괜찮고 다행이었습니다. 오늘 그녀를 본 시분초는 여지껏 몇년간 만난 시간을 합친것보다 길었으니깐요. 그녀가 제게 고맙다고 말해줬으니깐요.

 

 그녀가 사라진 그 공간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어느순간 한기가느껴집니다. 갑자기 몸이 막 추워집니다. 한겨울이었습니다. 주변이 적막하기만 했습니다. 돌아가야 겠습니다. 이대로 얼어 죽으면 더이상 그녀를 볼 수 없기에 지금은 돌아가서 몸을 따뜻이 녹여 살아야만 합니다.

 

 집에를 가려고 했습니다....

 

 집에를 가지않으렵니다. 아름다운 얼굴과 더 아름다운 웃음을 가진

 그녀를 만나기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녀는 저를 잘 만나주지 않았으니깐요. 그래서 집에를 가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 서있기로 했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그녀가 이 자리를 지나 출근을 하니깐요.

 

 순간 제 얼굴에 다시금 미소가 번저졌습니다. 가슴에 벅찬 행복이 번져졌습니다. 몇 시간 후면 그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또 다시 눈물이 날려고 했습니다. 별 것도 아니지만 그녀는 제게 너무나 자주 감동을 줍니다. 그래서 아마 그녀를 사랑했는지 모릅니다.

 

 추웠습니다. 너무나 추웠습니다. 그 자리에 서 있는것이 너무나 추웠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후...그 몇 시간후면 그녀를 봅니다. 이 추위는 고통이 아닙니다. 그녀를 볼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이까짓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추위는 단지 불편함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자리에 서 있기는 조금은 힘이 들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몇 십미터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고 공중전화 박스가 보입니다. 다행이었습니다. 그녀는 버스를 타기위해 이곳을 올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중전화 박스에 들어갔습니다. 다행이 아까의 추위보다는 조금은 견딜만 합니다.

 

 그녀에게 참 감사했습니다. 그녀가 이런 공중전화 박스가 없는곳에 살았었더라면 전 아마 그때 얼어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지금의 피씨방이 그때도 있었더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문득 해 봅니다.

 

 시계를 보았습니다. 꽤 흘렀겠지 했는데 20여분 흐른것 같습니다.

 

 자꾸 콧물이 납니다. 닦아도 닦아도 콧물이 납니다. 발가락이 너무 시려웠습니다. 귀가 너무 시려웠습니다. 노래를 불렀습니다. 발을 동동 거리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시계를 보았습니다. 꽤 흘렀겠지 했지만 20여분 흐른것 같습니다. 콧물을 닦고 발가락 손가락 시려운것 참고 발을 동동거림을 몇번만 하면 아침이 밝아 옵니다.

 

 근데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너무 추우니깐 내 자신이 불쌍했습니다.

 

 다시금 그녀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쯤 이쁘게 자고 있겠지......

 

 내자신이 훌쩍 커 보입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고마운 사람을 사랑하는 제 자신이 참 대견스러워 집니다. 전 분에 넘치게도 좋은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콧물을 닦고 손가락 발가락을 녹이며 발을 동동거리면서 노래를 합니다.

 

 어느순간 춥지가 않습니다. 희한하게도 콧물도 나지 않고 손가락 발가락도 안시렵습니다. 참 희한했습니다. 점점 입에서 나오는 노랫말의 단어가 정확히 발음이 되지 않습니다. 전 노래를 불렀는데 제 귀가에는 웅얼웅얼 거리기만 할 뿐입니다.

 

 자꾸만 졸립니다. 자리에 그대로 앉았습니다. 서 있는 것이 힘이 들어 앉은것이 아니라 앉아 있는것이 편할것 같아 그자리에 앉았습니다. 등으로 전화박스에 기대 봅니다. 참 편안합니다.

 

 참 편안했습니다. 춥지도 안았고 그 자리가 참 편안했습니다. 노래는 더이상 부르지 않아도됩니다. 춥지도, 손도 발도 시렵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졸립기는 했지만 자면은 죽는다는거 저도 알았습니다. 눈을 붙였습니다. 눈을 감으면 그녀가 더 잘 보입니다. 내가 눈을 감으면 그녀의 모습이 더 잘보입니다. 지금은 그러질 않지만 그때는 눈을 감으면 그녀가 더 잘 보였습니다. 뚜렷하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보입니다.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그녀는 참 아름답고 고마운 사람입니다.

 

 누가 흔듭니다. 눈이 떠지고 그녀의 모습이 사라 졌습니다.

 

 한 아저씨가 서 있습니다. 저를 흔들며 서 있습니다.

 

  저를 보고는 뭐라고 말씀하십니다.정신이 들었습니다. 내가 잠이 들었었나 봅니다. 난 단지 그녀 생각을 했었는데 잠이 들었었나 봅니다.

 

 내가 죽는다는것은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그때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아저씨가 감사했습니다. 나의 생명을 구해준것 보다는 얼마후면 그녀를 다시금 볼 수 있게끔 해준것이 더 더욱 감사했습니다. 참 감사했습니다.

 

 시계를 봅니다. 이젠 진짜 얼마 안남았습니다. 얼마후면 눈이 부실만큼 아름다운 그녀를 볼수 있습니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런 행복감을 주는 그녀는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앉아있으면 안돼겠습니다. 다시 일어 났습니다. 이상하게 다시 또 추웠습니다.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직도 웅얼웅얼 거립니다. 

 

 그렇게 그렇게 그녀를 기다립니다. 그녀를 볼 수 있다면 난 괜찮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기다리는 것 뿐이었습니다. 미안하게도 나를 위해서입니다.

 

 저만치서 그녀가 보입니다. 아....너무나 아름답고 깨끗한 모습을 한 그녀가 보입니다.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또다시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그러나 참았습니다. 그녀가 점점 가까이 제게로 옵니다.

 

 그녀가 제 앞에까지 다다랐습니다. 그녀가 놀랍니다. 왜 여지껏 여기 있냐고 물어봅니다. 난 보고싶어서 여기서 기달렸노라고 대답합니다. 그녀가 바보라고...추운데 왜 이렇게 고생하냐고..얼마나 추웠냐고...제 얼은 손을 그녀의 따스한 손으로 녹여 줍니다. 전 가만히 웃어만 주었습니다. 그녀도 저를 보고 웃어 줍니다.....

 

 .....................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그녀가 제게 다가옵니다. 점점 제게 다가옵니다. 기분좋은 상상을 하며 남자 답게 하나도 안추운것처럼 그녀가 오는 것을 바라만 봅니다. 그녀가 뜀박질을 합니다. 제게로 뜀박질을 종종거리면서 합니다.

 

 제 앞으로 버스 한대가 지나갑니다. 순간 그녀가 가려졌습니다. 속상했습니다. 그녀가 보이질 않아 속상했습니다. 그러나 버스는 이내 내 몇발짝 앞에서 지나가 섭니다. 다시 그녀가 보입니다. 다시 아름다운 그녀가 보입니다. 여전히 종종거리며 뛰어옵니다. 전 웃을 준비를 합니다. 제 얼은 손을 바지춤에 몇번 비벼봅니다.

 

 그녀는 저를 지나칩니다. 저를 지나치고는 그렇게 버스로 뛰어갑니다. 그러고는 줄진 사람들 사이에 섭니다. 그러고는 버스에 올라 탑니다.

 

 전 또 다시 그녀의 뒷모습만을 보게 됐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속상했습니다. 순간 만큼은 그녀가 참 서운했습니다.

 

 나를 그냥 지나쳐 지나가는 그녀의 뒷모습만을 보고 있자니 참 많이 나쁘다고 처음으로 생각했습니다. 많이 서운했습니다. 그녀가 내게 냉대를 하고 관심이 없어도 아무렇지 않았고 오히려 고맙고 감사했는데 그 때 만큼은 참 많이도 서운했습니다. 고생한것을 알아달라고 한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서운하고 서글펐습니다. 그녀는 참 나쁜 사람입니다.

 

 그렇게 그녀는 버스에 올라타고 다시 몇 사람이 버스에 타고 저도 그 사람들 뒤에서 마지막으로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가 참 따뜻했습니다. 사람은 많았고 버스안은 붐비었지만 참 따스했습니다. 그게 너무 좋았습니다. 잠시 사람들의 열기로 몸을 녹여봅니다.

 

 그러고는 이내 그녀를 찾아 보았습니다. 사람들 저만치서그녀의 옆모습이 보입니다. 앞에 모습과 뒤에 모습만이 아름다운줄 알았는데 발갛게 달아오른 볼을 가진 그녀의 옆모습 또한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녀를 보고있자니 서운하고 나쁘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사람들이 힐끗힐끗 나를 쳐다 봅니다. 자꾸 몇 몇 사람들이 눈꼬리만 움직인채 나를 처다 봅니다.

 

 그제서야 저도 제 모습이 보입니다.

 

 참 추접했습니다.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옷은 지저분하니 냄새까지 나는 듯 했습니다. 내 얼굴은 내가 볼 수 없었지만 안봐도 뻔했습니다. 덕지덕지 구정물이 줄줄 흐르고 참으로 많이 추접할것이 뻔했습니다.

 

 순간 그녀가 저를 그냥 지나친 이유를 알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더러운 사람을 자신의 동네에서 차마 아는 척 할 수 없었던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순간 그녀에게 미안해 졌습니다. 이런 몰골로 자신의 동네에서 그녀를 기달렸으니 그녀에게 참으로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녀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차마 그녀를 다시 볼수 없었습니다. 고개를 돌리고 몸을 버스 앞을 향했습니다. 차마 그녀가 나를 보아도 볼 수 없게....

 

 버스가 많이가고 그녀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려 봤습니다. 그녀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아마 내렸나 봅니다. 다행입니다. 참 다행입니다.

 

 그녀가 저를 정말로 보지 않았길 바래 봅니다. 아마 그랬을 것입니다. 비록 제 앞을 지나 쳤지만 아마도 저를 보지 못했것이 분명합니다. 그녀는 너무나 착한 마음을 가지었기에 제 모습을 보았더라면 아마 걱정을 해주었을것입니다. 그녀는 모습만큼이나 참 아름다운 마을을 가지었었기에....

 

 나도 버스에서 내리고 택시를 탔습니다. 아마 내 자신을 위해 택시를 탄 것은 그때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후에 군에 입대하여 겨울을 딴 동기들보다 유독 잘 이겨낸것도 그때의 일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그녀를 혼자만의 사랑을 하며 군에 입대 하였고 제대를 하고나서 그녀를 찾아 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 정성이 부족해서 였는지 아님 저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함이었는지 그녀는 끝끝내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항상 생각하지 않아도 생각났던 사람이었는데 어디서 어떡해 살고 있는지 무척 궁금했던 사람인데 이제는 안 그래도 될려나 봅니다. 잘 있다는 소식 하나만으로도 이젠 세상에 더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그녀가 살아 숨쉬는 동안 저도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그녀는 아직도 제 심장이기에...

 

 저도 한 여자의 남자로써 한 가정의 어른으로써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언젠가 또 다시 친구의 입을 통해 그녀의 소식을 무심코 들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2007.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