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모터쇼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저녁. 금융가가 밀집한 상하이 푸둥(浦東)에서도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진마오(金茂)빌딩 내 한 레스토랑에서 BMW의 새 콘셉트카 ‘CS’에 대한 설명회가 열렸다. 이번 모터쇼를 찾은 BMW 관계자 100여명을 상대로 한 내부 설명회였다.
190cm 장신에 날렵한 몸매, 하얀 셔츠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금발머리를 한쪽으로 늘어뜨린 사내가 연단에 섰다. 10여년 전 BMW 디자인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던 전 BMW 디자인 총괄 크리스 뱅글(Chris Bangle·51)에 이어 2004년 9월부터 BMW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Adrian van Hooydonk·43)였다.
그가 만든 CS는 차세대 7시리즈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4도어 쿠페 콘셉트카이다. 화려하면서도 감성적인 호이딩크식 디자인이 잘 드러난 차였다.
BMW는 지난 10년간 세계 자동차 디자인을 선두에 서서 이끌어왔다.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많은 고급차 브랜드 중에서도 결국 자기 고집을 꺾고 BMW의 새로운 디자인을 받아들인 곳이 적잖다. 대중차 업체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호이동크는 부임 이후 전임자인 크리스 뱅글의 전위적이고 파격적인 디자인과 달리, 감성적이면서도 따뜻한 디자인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S 설명행사가 끝난 뒤 그를 약 1시간 정도 인터뷰했다.
―차량 디자인에 있어서 진흙으로 실제 차량 형상을 만들어보는 ‘조형(造形)’ 과정을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그 이유는.
“컴퓨터는 대용량의 데이타를 저장하고, 전송하는데 편리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직접 손으로 진흙을 만지며 형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형상을 만드는 것은 차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우리도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필수품은 아니다. 직접 실제 모델을 만들어보는 것, 바로 그것이야말로 필수품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야한다는 뜻인가.
“디자인 하는 사람들이라면 3차원 그래픽을 이용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제품 생산 과정에서 조형작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는 많지 않다. 지난 10년간을 통해 BMW는 조형과 생산을 결합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 CS콘셉트카는 아주 정교한 조형작업을 거친 조각작품이다. 그것은 기본적인 일이 아니다. 아주 복잡한 일이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창의력과 아이디어다.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정말 많은 자료를 보고, 또 생각해야 한다. BMW에는 100여명의 디자이너가 있다. 그들은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일한다. 항상 같은 주제에 대해 스케치를 하고 완성된 결과물을 낼 것을 요구받는다.
―자동차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첫째는 좋은 아이디어가 많아야 한다. 둘째는 그 아이디어를 스케치 형태로 온전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셋째는 공학(工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BMW의 뛰어난 엔지니어들을 설득시키지 못한다.”
―많이 팔리는 차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이너인가.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이너인가.
“우리는 양쪽 모두를 충족시켜왔다고 생각한다. 7시리즈는 판매 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무엇보다 자동차 디자인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 차였다. 이 디자인은 다른 몇몇 업체에도 차용됐고 그 차들도 잘 팔린 것으로 안다.”
―BMW 디자인의 미래 전략은.
“우리는 사람들이 차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아주 감성적인 차, 이 차를 소유함으로써 정서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차를 만들고 싶다. 또 차는 그 기능에 걸 맞는 디자인을 가져야 한다. 스포츠카라면 당연히 스포티하게 보여야할 것이다. 기술이 허용하는 한 그런 차를 만들고자 한다. 우리의 디자인 철학은 개개의 차에 독특한 성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고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성격의 차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BMW 디자인의 핵심은 무엇인가.
“균형과 조화(proportion)다. 이러한 요소가 BMW의 특성을 만들어낸다. BMW만의 고유한, 길이에 대한 높이의 비율이 있다.”
―동료들에 따르면 크리스 뱅글은 한마디를 하면 100가지 대답이 돌아오는 반면, 당신은 정확히 한 마디로 대답한다는데.
“글쎄. 나는 네덜란드 사람이다. 네덜란드인들은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차를 가장 좋아하는가.
“Z4 쿠페를 좋아하며 현재 소유하고 있다. 두 사람이 짐을 꾸려 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차다. 6시리즈도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스포티한 차를 좋아한다.”
―가장 존경하는 카 디자이너와 디자인작품은.
“이태리 카 디자이너 마르첼로 간디니를 가장 좋아한다. 베르토네나 쥬지아로도 존경한다. 알파로메오 디자인으로 유명한 프랑코 스칼리오네도 존경한다.”
―왜 카 디자이너를 직업으로 선택했나.
“스케치나 드로잉을 너무 좋아했다. 그것이 디자이너의 길을 택하게 된 이유다. 이후 제품 디자인에 관심이 생겼고, 또 자동차 디자인의 세계도 알게 됐다. 어쨌든 차를 매우 좋아했고, 그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
―어떤 이들은 미래 자동차는 가전제품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기 때문에, BMW가 강조하는 ‘운전의 즐거움(Freude am Fahren)’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방향전환·제동·가속부터 대시보드 버튼의 움직임까지 모든 게 아주 정밀해야 하고, 운전자에게 직접적인 피드백(feed back)을 줘야 한다. BMW는 운전자가 차를 제대로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을 중시한다. 고객이 BMW에 원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BMW 브랜드의 가장 큰 라이벌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자동차 경주를 생각해보라. 뒤에 누가 오는지 사이드 미러를 통해 신경 쓰는 순간, 뒤쳐질지도 모른다. 경주에 이기려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동차 디자인을 빼고 취미가 있는가.
“건축에 관심이 많다. 의류패션같은 다른 형태의 디자인도 좋아한다. 스쿼시 스노우보드 산악자전거와 같은 스포츠도 즐긴다.”
키워드…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는 누구?
호이동크는 1964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으며, 네덜란드의 델프트 종합기술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프리랜서 산업디자이너로 일하다가 1989년부터 2년간 GE플라스틱 유럽의 상품 디자이너로 일했다. 1991~1992년 스위스 아트센터 유럽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한 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독일 뮌헨의 BMW 본사에서 자동차 외관 디자인을 담당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뉴버리파크에 있는 BMW의 디자인 자회사 디자인워크스에서 자동차 디자인 총괄 및 대표이사를 지낸 뒤 2004년 9월부터 BMW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BMW 디자인 총괄 반 호이동크-나는 디자이너다 그리고 ..
커버스토리… BMW 디자인 총괄 반 호이동크 인터뷰
상하이모터쇼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저녁. 금융가가 밀집한 상하이 푸둥(浦東)에서도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진마오(金茂)빌딩 내 한 레스토랑에서 BMW의 새 콘셉트카 ‘CS’에 대한 설명회가 열렸다. 이번 모터쇼를 찾은 BMW 관계자 100여명을 상대로 한 내부 설명회였다.
190cm 장신에 날렵한 몸매, 하얀 셔츠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금발머리를 한쪽으로 늘어뜨린 사내가 연단에 섰다. 10여년 전 BMW 디자인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던 전 BMW 디자인 총괄 크리스 뱅글(Chris Bangle·51)에 이어 2004년 9월부터 BMW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Adrian van Hooydonk·43)였다.
그가 만든 CS는 차세대 7시리즈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4도어 쿠페 콘셉트카이다. 화려하면서도 감성적인 호이딩크식 디자인이 잘 드러난 차였다.
BMW는 지난 10년간 세계 자동차 디자인을 선두에 서서 이끌어왔다.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많은 고급차 브랜드 중에서도 결국 자기 고집을 꺾고 BMW의 새로운 디자인을 받아들인 곳이 적잖다. 대중차 업체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호이동크는 부임 이후 전임자인 크리스 뱅글의 전위적이고 파격적인 디자인과 달리, 감성적이면서도 따뜻한 디자인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S 설명행사가 끝난 뒤 그를 약 1시간 정도 인터뷰했다.
―차량 디자인에 있어서 진흙으로 실제 차량 형상을 만들어보는 ‘조형(造形)’ 과정을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그 이유는.
“컴퓨터는 대용량의 데이타를 저장하고, 전송하는데 편리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직접 손으로 진흙을 만지며 형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형상을 만드는 것은 차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우리도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필수품은 아니다. 직접 실제 모델을 만들어보는 것, 바로 그것이야말로 필수품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야한다는 뜻인가.
“디자인 하는 사람들이라면 3차원 그래픽을 이용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제품 생산 과정에서 조형작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는 많지 않다. 지난 10년간을 통해 BMW는 조형과 생산을 결합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 CS콘셉트카는 아주 정교한 조형작업을 거친 조각작품이다. 그것은 기본적인 일이 아니다. 아주 복잡한 일이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창의력과 아이디어다.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정말 많은 자료를 보고, 또 생각해야 한다. BMW에는 100여명의 디자이너가 있다. 그들은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일한다. 항상 같은 주제에 대해 스케치를 하고 완성된 결과물을 낼 것을 요구받는다.
―자동차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첫째는 좋은 아이디어가 많아야 한다. 둘째는 그 아이디어를 스케치 형태로 온전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셋째는 공학(工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BMW의 뛰어난 엔지니어들을 설득시키지 못한다.”
―많이 팔리는 차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이너인가.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이너인가.
“우리는 양쪽 모두를 충족시켜왔다고 생각한다. 7시리즈는 판매 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무엇보다 자동차 디자인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 차였다. 이 디자인은 다른 몇몇 업체에도 차용됐고 그 차들도 잘 팔린 것으로 안다.”
―BMW 디자인의 미래 전략은.
“우리는 사람들이 차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아주 감성적인 차, 이 차를 소유함으로써 정서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차를 만들고 싶다. 또 차는 그 기능에 걸 맞는 디자인을 가져야 한다. 스포츠카라면 당연히 스포티하게 보여야할 것이다. 기술이 허용하는 한 그런 차를 만들고자 한다. 우리의 디자인 철학은 개개의 차에 독특한 성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고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성격의 차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BMW 디자인의 핵심은 무엇인가.
“균형과 조화(proportion)다. 이러한 요소가 BMW의 특성을 만들어낸다. BMW만의 고유한, 길이에 대한 높이의 비율이 있다.”
―동료들에 따르면 크리스 뱅글은 한마디를 하면 100가지 대답이 돌아오는 반면, 당신은 정확히 한 마디로 대답한다는데.
“글쎄. 나는 네덜란드 사람이다. 네덜란드인들은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차를 가장 좋아하는가.
“Z4 쿠페를 좋아하며 현재 소유하고 있다. 두 사람이 짐을 꾸려 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차다. 6시리즈도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스포티한 차를 좋아한다.”
―가장 존경하는 카 디자이너와 디자인작품은.
“이태리 카 디자이너 마르첼로 간디니를 가장 좋아한다. 베르토네나 쥬지아로도 존경한다. 알파로메오 디자인으로 유명한 프랑코 스칼리오네도 존경한다.”
―왜 카 디자이너를 직업으로 선택했나.
“스케치나 드로잉을 너무 좋아했다. 그것이 디자이너의 길을 택하게 된 이유다. 이후 제품 디자인에 관심이 생겼고, 또 자동차 디자인의 세계도 알게 됐다. 어쨌든 차를 매우 좋아했고, 그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
―어떤 이들은 미래 자동차는 가전제품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기 때문에, BMW가 강조하는 ‘운전의 즐거움(Freude am Fahren)’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방향전환·제동·가속부터 대시보드 버튼의 움직임까지 모든 게 아주 정밀해야 하고, 운전자에게 직접적인 피드백(feed back)을 줘야 한다. BMW는 운전자가 차를 제대로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을 중시한다. 고객이 BMW에 원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BMW 브랜드의 가장 큰 라이벌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자동차 경주를 생각해보라. 뒤에 누가 오는지 사이드 미러를 통해 신경 쓰는 순간, 뒤쳐질지도 모른다. 경주에 이기려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동차 디자인을 빼고 취미가 있는가.
“건축에 관심이 많다. 의류패션같은 다른 형태의 디자인도 좋아한다. 스쿼시 스노우보드 산악자전거와 같은 스포츠도 즐긴다.”
키워드…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는 누구?
호이동크는 1964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으며, 네덜란드의 델프트 종합기술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프리랜서 산업디자이너로 일하다가 1989년부터 2년간 GE플라스틱 유럽의 상품 디자이너로 일했다. 1991~1992년 스위스 아트센터 유럽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한 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독일 뮌헨의 BMW 본사에서 자동차 외관 디자인을 담당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뉴버리파크에 있는 BMW의 디자인 자회사 디자인워크스에서 자동차 디자인 총괄 및 대표이사를 지낸 뒤 2004년 9월부터 BMW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