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넓이뛰기

류정희2007.05.07
조회13

 

 

 

 

 

 

사실은 한 2시간은 걸어오고싶었다.

수도사업길주변의 라일락과 아카시아의 향기,

두류시장 근처 주택가_

(일요일의 시장이라는 것은 상상할수없이  조용하고,주택가의 눈감은 불빛은 골목을 더듬게하는 마력이 있다.아파트에서만 살아온 나는 여기를 걷는 것이 재미있었고, 골목에는  예전처럼 흙이 밟히는 곳이 없다. 비포장길_ 사실상 요즘에는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그래서 지렁이가 없는것이 맞는가보다.생물시간에 쓸 지렁이를 문방구에서 판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밤에는 모든것의 색깔이 옅어지고 날카롭던것들의 형태가 부드러워지고 오로지 냄새나 실루엣만 남기때문에 기분도 감미로워지는것이 아닌가모르겠다.

 

 

대구공전을 지나올때는_

이미 발에 쥐가 났다.

소록이에게 준 두송이와 '사랑한다 안한다'를 위해 길거리에 뿌렸던 성희의  한송이와 결국에는 받지않는 지현이의 장미가 워낙에 작고 이뻣던 것이라_걷다가 발견하면 비슷한것을 따다가 엄마 쇼파옆에 놓고 들어가야지생각했었는데 잘없다.금방 또 피어있는것이 보일것같은데,이 장미라는 것이_아니_이 꽃이라는 것이 그렇다.

 

 

[어여쁘구나 향기롭구나 하면 벌써 내앞에서 한참을 예쁜짓을 하고 지나간뒤였다. 이 꽃이라는 것이_꼭 여자나 남자가 아니더라도(혹은 어린아이일지라도) 꽃으로 다가올때는 모두다_아름다움을 최대로 내뿜고 마지막으로 지는,때라, _모든것이 last (최후의)_가된다. '너는 참 아름답구나.'   '너를 꼭 가지고 싶구나 어쩌면 비슷한것이라도'  하더라도_

그러고 나면 꼭 _모든것이 다 지나갔을때이다.

사람들이 그렇듯이,

역시 나도 지나가면  꽃이었구나_를 알게되니깐.]

 

心情이라하면_

그런것이 놀이터를, 산을 ,마당을, 내마음을  공허하게 만들고 _아니_아니_아니_똑똑한 사람들을 분주히 만들고_아니 아픈 사람들을 잠시라도 고통을 잊게 만들고_아니 복잡한 사람들을 단순히만들고_아니 무엇에라도 상처 있는 사람들을 잠시 잊게 하고_아니 축복하고싶었는데 할수없던것을 우연히 축복하게 만들고_] 가끔씩은 무엇을 ,우리들에게 (그것도 평소에 배울수없는 것을) 가르치려한다는 것에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없다. 그런것은 때때로 다분히 완전히 주관적이고 포괄적이어서 당도해내는것보다 포기하는 일이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성당동에는 흔한(그러나 늘 예쁜 )빨간 장미 말고도 백장미 핀 주택들이 몇개씩 붙어있다.잘키웠는지 품종이 좋은 것인지 알수없지만 흐드러지게 피어있는것이 향기를 맡기전에도 호사스러움으로 가득하다.그 하얀것은 차마 꺽을 수가 없이 높은 담에 매달려있어서 가질수가 없었고 걸어오는 내도록 마음에 남아서 돌아다닌다. '잊지말아요'하는 말도 하지않았었는데, 꼭 그렇다.아름다운것이 푸진 향기들이 강하게 매혹한다.미웁게도 너무나 강하다.소록이가 동영상을 찍으면서 내려오던 수도사업길 그 오래된 가로수길에서 아그파로 그림자 사진을 찍었는데_사진이 제대로 나올수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짓을 하던 아무것도 그 좋았던 형상이나 행실이나 상황이나 공기나 소리를 가지고 올 마땅찮은 기기가 우리에게는 아직없다.물론 이런 것들은 영원히 만들어질 수없는 것이고 그것이 어쩌면은 당연할지는 모르지만 _가끔은 그런것에 대한 불만이 생긴다.사람에게 느끼지 못하는 것을 그런 장소나, 시간에서 느끼게 되면 불안하다.그야말로_가지지 못하고, 넣어 다닐수없고, 붙잡을 수 없어서  머리속에 집어넣는 (혹은 개인적인 방법의 암기라도 하는 )일에 대한 의무감때문이기도 하다.

 

 

결국에 집으로 가지고 올수있는 꽃은 한송이도 없었다.저녁부터 밤이 깊어지기까지 뒤척인것이다.욕심속에 잠들지 않기위해서_ 그런것이 내몸에 붙어서 같이 살지않기 위해서_마구 뒤척인것이다.뛰면서 걸으면서 흘리고 버리고 안되는 것은 뜯어내고 오기위해서.모두가 행복해질 때 까지는 아무도 완전히 행복해 질 수는 없다.맞다.맞는것이 맞다. 

 

매일 아침, 매일 밤 태어나 비참하게 되는 자 있고,매일 아침,매일 밤 태어나 즐거워지는 이 있다.-w.블레이크

 

 

 

 

 

다음주에는 밤에 춥지않을것이다.

여름으로 성큼 왔다.예전에는 여름이 오는줄로 알았다.그런데,아니.

우리가 여름에게 가는 것이다.

여름으로 넓이 뛰기.멀리 뛰기.long ju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