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박철원200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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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 처음으로 전주에 와봤다. 물론 전주국제영화제도 처음이다. 이번 영화제에 오면서 출품작들 리스트를 보면서 다소 당황이 되었다. 다 처음 들어보는 영화들이고 낯설은 배우와 감독들이 거의 대부분이였기 때문이다. 저 예산과 독립,인디영화들 위주여서 그렇겠지만 영화적 무지를 다시한번 느끼게 한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 섹션이 가장 크다. [한국영화의 흐름], [한국영화 쇼케이스], [한국단편 애니메이션], [로컬시네마 전주]의 4개의 서브섹션을 가지고 상영되는 한국영화 중 [한국영화의 흐름](경쟁작)에 출품된 와 어제 관람하고 리뷰한 과 마찬가지로 HD 영화로 제작된 두 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 오늘은 야간에 있는 공연과 공연만 취재를 하면 되기에 여유롭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메인포스터]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저예산 영화도 좋은 시나리오와 역량있는 감독의 연출만 있다면 몇배, 몇십배가 많은 상업영화와 견줄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국영화들이 많이 출품되었다.   전날 피곤에 지쳐 일찌감치 푹잔 덕인지 아침에 늦잠도 자고 일찌감치 아침겸 점심까지 챙겨먹은 나로서는 다소 느긋하게 영화를 보러 나왔다. 얼마전 나는 TV의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다룬 것을 본적이 있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사회에 부적응자들이 자신의 집에서 몇년, 십년이 넘는동안 바깥출입을 하지 않은 채 외부와 단절하고 지내는 사람들을 일컬어 부르는 말이 '은둔형 외톨이'라고 한다.   이 영화 의 영문제목을 보면 Who's The Knocking at my Door? 이다. 나의 문을 노크하는 사람이 누구냐? 라는식의 해석에서 보듯이 이영화는 한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와 단절하면서 되돌리려 애쓰는 과정에서 되돌리지 못하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딱 잘라서 이 영화는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로의 복귀를 다룬 성장통영화라고 할수도 없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타.카.피.카-영화 속 제휘가 순간이동을 위해 외우는 주문]   영화는 포스터의 카피인 "스무살, 죽도록 맞아본 적 있어?" 라는 말처럼 내용은 생각했던것 하고는 좀 다르긴 달랐다. 몇몇 안되는 인물들, 그 인물수에 비해 생각보다 복잡한 사건들이 얽히고 섥힌다. 나름 블랙코미디적인 느낌도 포함된다. 하지만 영화 메인카피 만큼이나 심각하고 무겁지 않은 영화이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가벼운 영화도 아니다. 영화사가 인간사고 인간사가 영화사니, 어찌 가볍겠는가.   의 연출을 맡은 양해훈 감독은 1979년 출생.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연출작으로는 (2003), (2004), (2005)이 있는 독립영화계에서는 인지도있는 감독이다. 실제로 이 영화는 2006년도에 서울독립영화제에 출품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제휘역의 임지규와 표 역의 표상우의 스틸]   고등학교때 표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제휘는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그의 유일한 대화 상대는 인터넷일뿐.. 그런 그에게 어느날 장희가 다가오고, 조금씩 세상에 마음을 열어가던 제휘는 고등학교 동창 표와 재회를 하지만 또 다시 모욕과 멸시를 당하고 만다. 한 자살녀의 시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 돌이킬수 없는 문제 앞에 놓인 사람들과 사라지는 "어떤 것에 대한" 작품이라고 할수 있겠다. 시나리오의 기승전결면에서는 가장 상업영화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독립영화기도 하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영화 스틸 및 촬영 스틸]   되돌리고 싶어도 되돌릴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영화의 장면으로 설명을 하자면 구겨진 종이처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려고 몸부림을 쳐도 원형 그대로 되돌아올 수 없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는 그런 인물들과 상황에 관한 새로운 방식의 청춘영화이다. 주인공 제휘는 꿈도 미래도 없이 과거에 얽매여 살고 있다. 그는 창문과 방문을 걸어 잠그고 스스로를 방안에 가둔다. 오직 인터넷 채팅으로 세상과 소통을 하는데, 채팅 대화 내용은 마치 인터넷 댓글처럼 무책임한 일방향 소통처럼 보인다. 그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장희와 가까워지는데 , 그들의 관계는 다소간의 망설임과 젊음의 열정도 발견할 수 없는 건조함 속에 유지된다. 그리고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표를 우연히 만난다. 표가 너무 싫은 제휘는 메일로 연락을 취해 온 병철에게 일종의 복수를 부탁한다. 교차 편집으로 진행되지만 이질적으로 보여졌던 제휘와 표의 관계와 병철의 행보는 이렇게 만나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발전한다. 영화는 느리고 건조하게 진행되는 듯하지만, 복잡한 심리를 갖고 있는 나약한 청춘들의 모습을 진중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들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은 어찌할 수 없이 흘러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그 시선에는 기묘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시계방향으로 양해훈 감독. 임지규, 임지연, 표상우]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주연배우와 감독의 GV가 있었다. 이 영화에서 은둔형 외톨이 민제휘역인 임지규가 장편영화는 처음으로 데뷔해 참석했고 영화나 연극을 통해 연기를 전공한 배우는 아니다. 수학과를 나와 이번 영화에서 배운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한 관객이 다른 배우에 비해 대사 전달능력이 조금 떨어지는것이 아니느냐는 질문에 대사 전달이 잘안된것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출연작에는 핑거프린트 (Fingerprint)라는 단편 영화가 있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에 답변하는 배우들, 감독 모습]   또 한명의 참석자인 표상우는 "표"라는 역으로 제휘를 고등학교때 무지하게 괴롭히는 싸움짱 역을 맡았다. 그러면서 졸업후에도 계속해서 괴롭히는 역을 맡아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표'의 여자친구에는 임지연이 로미역을 맡았다. 그녀는 이미 두편의 장편 영화 , 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이 영화는 흔한 주제를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통상적인 결론으로 내리지 않은 점에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본 영화중 가장 높게 평가하고 싶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영화 여름이 시키는대로 의 한 장면]   내가 오늘 두번 째 선택한 영화 역시 감독, 배우들의 GV가 있는 이다. 영화제 출품한 저예산 영화 중에서 김강우, 손태영이 출연한 다음으로 가장 대중적인 배우가 출연한 영화라고 할까? 주연배우가 이원종, 이승신, 김철수, 1대 애마부인으로 유명했던 안소영의 출연으로 관객과 친숙한 배우들이다. 연출을 맡은 감독역시 대중영화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정연원 감독이다. 정연원 감독은 1965년 출생. 1995년 일본영화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해 왔다. 1984년 (합동영화사, 곽정환 감독)를 시작으로 1997년 (박철수 필름), 1998년 (박철수 필름), 2000년 (박철수 필름)의 조감독을 거쳐 2004년 로 감독 데뷔했다.   정연원 감독은 처음 이 시나리오를 쓸때는 40~50억원정도의 예산으로 만들려고 했던 극히 상업영화로 시나리오 응모를 했으나 당선이 된후 3억 5천만원의 돈으로 촬영을 해야했기 때문에 원래 시나리오와는 다르게 제작된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아쉬웠던 점은 1대 애마부인인 안소영이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이후 12년만에 복귀작으로 화제를 일으키며 이번 영화제에도 참석을 하기로 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미국에 급하게 귀국하게 되어 불참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12년만에 복귀하는 안소영의 촬영 스틸]   이 영화는 작은 소도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에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시내버스 운전사 복동(이원종)은 매일 같이 자신의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여자 승객(이승신)에게 빠져 있고 시장을 돌며 현금을 수금하러 다니는 은행 직원 상아(한희주)는 자신 앞에 갑자기 나타난 정숙(안소영) 때문에 힘들어한다. 영화는 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지리 못난 군상들 혹은 그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평화로워 보이는 소도시의 삶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때로 꿈이다. 결국 한가로운 일상의 표면아래 잠재되어 있던 이들의 좌절된 꿈과 무기력함은 우연치 않은 계기로 인해 폭발하고 만다. 이 영화의 탁월한 점은 더 소외되고 주변화 되는 소도시의 모습을 여름의 공기에 더해 공감각적으로 표현해낸데 있다. 그러나 감독은 절망적인 상황속에서도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뜨거운 여름 볕 아래 수없이 펼쳐진 형형색색의 우산들을 담은 영화의 오프닝 신은 이후 비극적 상황을 겪게 될 인물들에 대한 감곡의 애정어린 시선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한참 후배인 임지규의 질문에 답변하는 이원종]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재미있었던 점은 이 영화를 보기전 관람했던 의 주연배우인 표상우와 임지규가 참석, 대선배인 이원종에게 조금 센(?) 질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질문은 "여름이라는 설정에 대해 크게 자괴적이고 덥다는 느낌을 많이 주려고 했다는데 크게 느끼지 못했다. 또한 멀리 마지막 장면에 버스라는 제한적 공간에 다 모여지는 설정이 억지스럽지 않느냐?..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며 신인답지 않은 센 질문을 했다.   이에 이원종은 "술에 취해 임신한채로 집을 나간 엄마가 버스라는 곳으로 가고 딸과 그의 남자친구가 찾는 곳이 버스 터미널로 올수 밖에 없는 개연성이 분명있었지만 편집부분에서 다소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으로 된것이다." 라며 답하였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정연원 감독의 말에 웃는 이원종]   정연원 감독은 이 저예산 영화에서 배우들의 양보가 없었다면 불가능 했다며 "이원종의 출연료가 500만원에 + 기름값 이었다"고 하며 "그렇다고 이원종씨의 몸값이 그정도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라고 밝혀 이원종을 당황케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주었다. 이 영화에서는 안소영, 김철수 같은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시장을 돌며 현금을 수금하러 다니는 은행직원 상아역의 한희주]   안소영은 복귀작인 만큼 연기변신이 필요할수도 있었을 텐데 또 다시 남성에게 버림받고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여성역을 김철수는 싸이코적인 캐릭터로 낮에는 버스 운전사지만 밤에는 바바리맨으로 활동하다 결국 죽음을 맡이하는 캐릭터로 충무로 막강 조연역을 확실히 했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주연배우들과 감독의 GV 모습]   영화는 돈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감독과 배우, 스탭들의 열정이 있어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열정으로 만들어진 작품에 있어서 나쁘다는 시선을 크게 잡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특정 영화평론가들은 자신의 관점에서 지극히 주관적으로 비판을 해대기도 한다. 물론 영화계가 발전하려면 누군가 채찍 역활을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제작팀의 열정에도 분명노고가 있음을 칭찬해주는 당근역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영화를 보면서 나는 작품이 어떻던 간에 당근역이 되기로 했다.   오늘도 두편의 영화를 감상하고 숙소로 돌아가려고 하려는데 오늘은 비가 주룩주룩 온다. 비가 오는데 야외공연이 있겠냐는 생각이였는데 JIFF 라운지에서 의 공연이 있었다. 이들 예전 케이블 TV의 "신동엽의 토킹 18금"에서 고정 밴드를 맡고 있을 때 쟈들은 뭐하는 애들이야 했지만 록밴드였다. TV 에서 몇번 방송나오는 것을 본적은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그들의 공연은 열정적이다. 모든 밴드의 공연에는 작은 무대지만 열정을 가지고 공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가와서 그런가 많지 않은 관객들 사이지만 그들의 공연은 최고였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슈퍼키드의 멋진 공연 모습]   마지막 곡을 더 부르고 관객들의 앵콜의 환호를 받은 그들이 그럼 뭐 할일도 없는데 끝까지 더 놀까요?~!! 라는 소리에 관객들은 환호를 했고 그들은 그뒤로 몇곡을 더 불렀다. 역시 톱 가수들 보다는 인디밴드의 공연에는 이러한 낭만이 있는것 같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매직플레이 공연의 한 마술사의 포즈]   오늘은 비때문이여서 실내로 변경된 스케줄이 많았다. 슈퍼키드의 공연도 그랬고 "매직플레이"의 공연 역시 영화의 거리에 자리 잡은 메가박스 실내에서 진행되었다. 스토리가 있는 연극적인 마술, 동시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일상적인 마술을 추구하고 마술은 특정한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가까이에서 놀수 있는 것"이라는 테마로 관객과 같이 하는 작은 공간의 마술이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신기한 마술 쇼쇼쇼!!]   매직플레이 공연은 비가와 실내로 몰리는 관객들에게 전주영화제가 주는 선물같은 공연이였다. 일반 밴드들의 공연이 특정 세대의 공감을 유도하는 공연이였다면 많은 관객들이 즐거워하고 가족끼리 관람하는 어린아이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세대에 상관없이 공감할수 있는 공연이였다고 보여진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어린아이보다 아버지가 더 신기해 한다. 신기해 하는 여학생들]   5월 1일 전주 기행 6일..한국영화의 힘! 저예산으로도 작품이 된다. [마술쇼에 푹 빠진 관객들과 취재진]   이렇게 영화제도 중반을 넘어 후반부로 넘어가고 있다. 오늘 기사를 마감해도 어느덧 시간이 새벽이 넘어선다. 참으로 외로운 일이긴 하구나.. 내일을 기약하며 포장마차에서 허기진 배를 달래고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