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에는 거리공연, 조형물, 서비스센터 외에도 JIFF 스탭들이 진행하는 거리 이벤트들이 벌어진다. 영화제 기간에 전주 영화의거리를 찾는다면 이같은 광경은 흔하게 볼수 있다.
[주사위 게임을 준비하는 JIFF 스탭들]
그 중 관객과 함께하는 게릴라 이벤트들은 각종 게임과 경품 및 상품으로 지나가는 관객들을 멈춰서게 한다. 실제 거리 축제는 이제 오늘과 내일이면 모든 행사가 종료된다. 그런 분위기여서 인지 영화제를 준비하는 스탭들은 분주하게 이벤트들을 진행했다.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사위게임과 링보게임이다.
주사위 게임은 전주국제영화제가 8회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주사위 2개를 던져 8이 나오면 상품을 주는 이벤트다. 재치있는 사회자의 진행으로 이벤트 참가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물론 꽝없는 이벤트긴 하다. 8이 나오지 않는다 해도 최소 딸기우유하나는 주니까...
[주사위 게임에 참석하기 위한 사람들]
지금 줄서있는 사람들은 희안하게도 백제예술대학에서 단체로 영화제에 온 단체관객들이였다. 이들이 아무래도 모든 상품을 다 타갈 생각인가보다. 물론 거리이벤트는 제대로 못한다고 해서 냉정하게 탈락을 시키거나 상품을 하나도 못타가거나 그렇지는 않다. 이들은 거리 이벤트를 통해서 저녁때 있을 게스트 파티 홍보도 같이 하며 영화제 전반적인 홍보활동도 한다.
[게임 진행을 맡은 한 스탭의 현란한 말빨과 상품을 받으려는 관객]
솔직히 상품은 기대 말라~ 숫자 8이 나오면 전주의 테마와 맞는지 노란껍질의 바나나(속은 하얗지만 모CF 참조)와 누구 노래인지는 모르지만 음악 CD, 거리의 축제를 철부지 어린애 처럼 공식적으로 놀수 있도록 비누방울 놀이 세트 등을 준다. 뭐 그냥 달라고 해도 주긴 하드라..
하지만 거리의 이벤트라고 어설프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들은 충분히 거리의 행인과 관객들을 불러세우기에 충분한 쇼맨쉽을 가졌다. 분위기가 썰렁해지면 어디에선가 코믹한 음악이 나오면서 준비한 코믹춤을 추기 시작한다. 관객들과 취재진들이 사진기를 들이대도 아랑곳 하지 않고 춤을 열심히 춘다. 그래서 아마도 두건에 선글라스까지 끼며 나름대로의 얼굴을 커버하나보다.
[깜찍한 댄스를 보여주는 우리 게임진행요원들]
오늘의 이벤트에는 주사위게임 보다 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아 웃음을 자아낸 링보게임이 있었다. 링보게임에는 상품을 노리고 여자들이 서로의 유연성을 경쟁하며 참가했다. 남자 참가자는 단 한명, 자신과 일행으로 보이는 한 남자의 쓸쓸한 응원을 받으며 혼자 참가했다.
[반칙으로 일관하는 우리 아주머니]
여자 참가자중 최고령의 한 아주머니는 "난 키가 크니까 조금 올려줘~"라는 다소 억지스런 애교로 몇번을 통과했다. 진행을 맡은 한 JIFF진행자는 "아줌마 탈락~~!! 대신 상품드릴테니 그만하세요~~"라고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 결승까지 간 2위 남성과 3위 여학생]
여자의 유연성은 남성의 유연성보다 훨씬 좋다라는 말을 누가 했더냐? 오늘 링보게임의 결과는 최후에 남녀 1명씩 남아 경합을 벌였다. 결국 수많은 여자 참가자들을 유연성과 고독하고 소박한 친구의 응원에 힘입어 제끼며 2위를 차지했다. 그렇게되면 당연히 여자 참가자와 性 대결을 하게 되었다. 두사람의 경쟁은 박빙이였다. 결국 한 여성 참가자가 사람의 무릎높이의 줄을 통과하는 유연성을 보여주며 1등을 타냈다.
[링보게임에 1등한 연체동물 여인의 유연성]
구경하던 관객들은 탄성과 환호로 다음 단계까지 준비하라며 응원을 보내주었으나 1등한 그녀 도도하게 이제 그만~~이라 하며 그만했다. 결국 그녀는 바나나 한다발과 우유, CD등 잔뜩 들고 가서 친구들과 나누어 가졌다.
[그룹 몽구스의 베이스 박희정의 열정적인 모습]
아직 영화 상영까지는 시간이 남아 야외무대에서 몽구스의 공연이 열렸다. 몽구스는 제3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앨범상을 수상한 록그룹이다. 3집까지 낸 가수라고 하는데 대중들이 아직 잘몰라주나보다.. 사실 나도 모른다. 그들의 공연은 나름대로 매력있고 알쏭당쏭한 말을 콘서트 때마다 하는 이들. '몽구스'가 만들어낸 단출한 환각에 취해 관객은 때로 기차놀이를 하며 실컷 웃고 흔든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은 관객이 많지않아 그런지 그런 분위기는 나질 않았다. 하지만 무대에선 그들을 보면 전혀 개의치 않은 모습들이다.
[그룹 몽구스의 키보드 김준수의 공연장면]
거리 이벤트 취재를 마치고 나는 궁금한 영화가 있어서 한편 예약을 했다. 물론 GV가 예정되어있는 작품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왔으니 해외 영화도 봐줘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그래서 오늘 선택한 영화는 우에오카 요시하루 감독의 이란 영화이다. 사실 영화나 감독에 대한 사전 지식은 하나도 없다. 다만 작년에 찍은 작품인데 요즘에는 쓰지 않는 8mm 카메라로 촬영한 흑백영화라는 점이 신기해 선택했다.
[영화 스틸-매춘부 포주에게 업혀가는 엄마 잃고 굶주린 아이]
우에오카 요시하루 감독은 1954년 출생 고등학교 시절 8mm 카메라로 영화를 찍기 시작했고 80년대 간사이 지역의 대표적인 독립영화감독 중 한명이 되었다. 1987년 데뷔작(정령의 속삭임)을 촬영했고 이후 몇편의 TV용 영화를 제작 했다. 구로사와 기요시와 시오타 아키히코와 함께 도쿄미학교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우에오카 요시하루가 만든 4편의 장편 중 2편이 공개되었다]
[그 중 한편인 이 영화는 전주에서 그 첫 공개라고 한다]
어떤영화일까? 결론만 말하자면 전문 영화지식이 풍부하지 못한 나역시도 일반 관객의 시선과 별반 다를게 없다. 즉, 어렵다... 독립영화라고 다 어려운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 어렵다. 나름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영화라고 하겠다.
[2006년도에 촬영한 8mm 흑백영화 사랑의 시선의 한장면]
은 많은 독립영화 제작자들이 디지털 작업을 환영할 만한 대안으로써 받아들이고 있는 지금, 우에오카 요시하루의 8mm 흑백장편영화이다. 이와 같은 영화와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기적과도 같은것이 아닐까 생각은 든다. 이제는 소수의 실험영화 작가들이나 사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여겼던 8mm 필름 스톡은 여기서 고독, 환상, 관음증, 그리고 광기에 사로 잡힌 몽환적 세계를 표현하기 위한 최선의 매체로써 다시 정의되고 있다. 좁은 방에 틀어박혀 은밀히 이웃집 연인들의 정사를 훔쳐보는 키쿠, 그와 기이한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는 베트남 출신 매춘부 이엔, 그녀의 포주와 또 다른 매춘부, 부모가 떠난 집에서 형제들과 함께 살고 있는 소년 등 공포증적 공간들의 연쇄가 만들어내는 영화적 미궁 속을 헤매는 인물들을 카메라는 그저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예측불허의 결말을 위한 기나긴 전주곡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광기와 결합된 환상이 죽어가는 키쿠의 무의식/의식 속에서 폭발한다. 마침내 아침이 밝아온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키쿠를 강박적으로 사로잡았던 우주의 감시기계인 인공위성의 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관객과의 대화를 하는 우에오카 요시하루 감독]
[솔직히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영화에 대한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우에오카 요시하루 감독의 말에 귀기울이는 우리의 영화마니아들]
위의 정리된 내용으로는 아마 무슨 영화인지 예측을 할수 있는 사람도 별루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직접 본다면 영화가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하고 우에오카 요시하루가 어떠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가 간다는 사람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참으로 난해하고 저 감독의 머리속을 이해하기에는 내 이해력이 부족한가 보다.
복잡한 영화를 봤으니 복잡한 머리속은 어찌하리오..
하지만 머리는 머리고 취재는 취재다. GV가 있어 바로 출동했다. 이날 GV에는 주연배우 이종혁, 이민기와 장문일 감독이 참석했다. 장문일 감독은 1963년생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동양학과를 졸업했다. 박광수, 장선우 감독의 연출부를 거쳐 로 데뷔했으며 은 그의 두번째 작품이다.
[무대인사를 하는 장문일 감독과 주연배우 이민기, 이종혁]
이민기, 이종혁의 참석에 많은 관객들이 객석을 꽉 채웠다. 기존 한국영화에서 불륜이라는 소재는 주로 멜로 양식을 빌려 두 남녀 주인공의 커플링에 중점을 맞춘 반면에 은 멜로 양식에 기대기보다 로맨틱 코미디의 요소를 적극 차용하여 한바탕 소동극을 연출해내 관심을 받았었다.
[관객들과의 대화에 답변하는 세 사람]
2000년 트랜드를 반영하듯 인터넷 채팅을 통한 유부녀 불륜, 연상-연하 커플, 무책임한 엄마등 한국사회의 익숙한 가십거리를 끌어들이지만 영화는 이것들을 가지고 특별히 이슈파이팅을 할 생각은 없어보인다. 대신 영화가 진지하게 문제제기하고 있는 것은 한국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가정주부들의 일상이다. 30대 여성은 남편의 외도라는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를 쿨하게 다져나가고, 너무 일찍 결혼해버린 20대 여성은 서툰 아내, 서툰 엄마 역활을 근근이 해나가지만 자아가 없는 그 삶이 지루하기만 하다. 결국 한 번 그녀들의 외도에 제동을 가한다. 하지만 이는 그녀들을 다시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두 여자들 사이의 연대로 이어진다.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공연 장면은 현실과 욕망사이에서 적절하게 줄다리기를 하며 살아갈 그녀들의 유쾌한 현재와 미래를 예견하게 한다.
[이종혁에게 질문을 하는 한 여성 관객과 사진촬영을 하는 관객들]
영화제에는 이처럼 관객들과 게스트들이 만나는 자리가 많이 마련된다. 보통 영화제를 올 예정인 관객들이 있다면 일정표를 보고 GV가 되어있는 영화예매를 한다면 감독, 배우들과의 만남의 자리에 참석할 수도 있다.
[수줍은 연하남 역 이민기, 얄팍한 바람둥이 역 이종혁]
이렇게 전주국제영화제의 거리의 축제는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일 마지막 하루면 거리의 행사는 1년이 지난 뒤에 다시 열리게 된다. 모레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진행되는 폐막식을 끝으로 장장9일간의 모든 일정이 종료된다.
오늘은 그냥 못잔다. 피곤도 풀어야 하고 전주에 왔으니 막걸리집을 들리라는 한 택시기사분의 말처럼 오늘은 혼자서라도 막걸리 한잔 먹고 자야겠다.
5월 2일 전주 기행 7일..영화제에선 거리 이벤트와 Guest Visit 를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