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묻다

신보경200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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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묻다

수선화에게 묻다

 

복효근

 

말라 비틀어진 수선화 알뿌리를 다듬어

다시 묻고 나니

비 내리고 어김없이 촉을 틔운다

 

한 생의 매듭 뒤에도 또 시작은 있다는 것인지

어떻게 잎사귀 몇 개로

저 계절을 건너겠다는 것인지

이 무모한 여행 다음에

기어이 다다를 그 어디 마련이나 있는지

 

귀 기울이면

알뿌리, 겹겹 상처가

서로를 끌어안는 소리

다시 실뿌리 내려 먼 강물을 끌어오는 소리

어머니 자궁 속에서 듣던

그 모음 같은 것 자음 같은 것

 

살아야 함에 이유를 찾는 것은 사치라는 듯

말없이 꽃몽오리는 맺히고

무에 그리 목마르게 그리운 것 있어

또 한 세상 도모하며

잎은 잎대로 꽃대궁은 또 꽃대궁대로 일어서는데

 

이제 피어날 수선화는

뿌리가 입은 상처의 총화라면

오늘 안간히믕로 일어서는 내 생이.

내 생에 피울 꽃이

수선화처럼은 아름다워야 되지 않겠는가

 

꽃,

다음 생을 엿듣기 위한 귀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