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박철원2007.05.09
조회85
폐막식을 하루 남기고 9일간의 영화제 기간이 끝나가고 있다. 나의 길었던 외로움의 영화제 출장도 끝나가고 있다. 폐막식 전날이면 거리의 축제는 오늘이 마지막행사인 셈이다.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한산한 거리에 마지막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   영화의 거리는 참으로 한산했다. 거리 이벤트도 거의 없고 관객들도 전주를 많이 빠져나간 듯 한산하다. 그렇지만 아직 축제는 축제인거다. 객사 영화의 거리에는 유동인구가 없다하더라도 예정된 공연이 시작되었다. "어쩌다 마주친"의 오늘의 거리 공연은 현재, 현존의 틀에서 벗어나 만들어 진다는 Popbox의 공연 였다.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망토를 휘날리며~ 바람이 어찌 부는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안면 분장을 한 얼굴없는 댄서 Romeo가 터키의 전통 춤인 벨리댄스를 각색, 관객들에게 관능적인 춤을 선사한다. 솔직히 남자가 벨리를 추는 것을 처음 봤다. 상의탈의를 하고 계속되는 부담스런 춤은 내 취향은 아니였다. 그의 몸은 짱은 아니였다. 다소 밋밋한 가슴 근육과 살짝쿵 나온 아랫배.. 얼굴을 안가렸다면 춤추기 본인도 민망하지 않았을까?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멋진 공연을 보여주는 Popbox]   그래도 작은 무대보다도 거리에 레드카펫을 깔아 거리의 전체를 장악하고 공연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그의 춤을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이 "이게 뭐야?"라고 할 자격은 없다. 하지만 춤을 이해를 못하는걸 어찌하리오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공연후 팬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센스]   오늘은 이 남자의 2회 공연이 있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과 친절하게 사진도 찍어주는 친절한 Popbox의 얼굴없는 댄서. 이 공연에서 볼만한 것은 맨몸으로 출때 보다는 목도리도마뱀같은 긴 망토를 휘둘르며 댄스를 출때는 멋지긴 했다. 개인적으로 내 취향이 아니므로 다시 나는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날랐다.   영화제의 마지막날 내가 선택한 영화는 두편의 외국 영화였다. 시네마 스케이프 섹션에서 마스터즈에 출품된 과 같은 섹션의 비전 부분에 출품된 이란 영화다. 돌이켜 보니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만 본 것이 사실이다. 무조건 외국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두 편을 예약했다. 거리는 한산했지만 극장 내부에는 사람들이 아직 많았다. 영화제의 마지막을 즐기려는 관객들이 아직 꽤나 있어서 아직 축제가 끝난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영화 은 몽골의 광활한 초원과 유목민이 주인공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는 몽골영화는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독일과 네덜란드 영화라고 할수 있겠다. 뭐 감독도 그렇고 보도자료를 보면 그렇게 써있으니까..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조지훈 프로그래머의 추천과 2006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미래의 사자상'을 수상한 영화라 내 돈을 내면서까지 영화를 예약했다. 영화를 말하기에 앞서 감독이야기를 좀 하자면,   의 감독은 두명이다. 피터 브로센과 제시카 우드워스가 연출을 맡았는데 피터 브로센은 1962년 벨기에 루뱅 출생, 지리학과 문화인류학을 복수 전공하고 에콰도르에서 도시개발 전문가로 일했다. 시각 인류학 박사과정 중에 에콰도르로 돌아와 (1992)을 만들었다. 1993년 부터 1999년까지 전세계 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호평을 받은 이라는 3부작 다큐멘터리를 만든 감독이다.   또 한명의 감독인 제시카 우드워스는 1971년 워싱턴 출생,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이탈리아 문학을 전공하고 이후 홍콩과 베이징에서 유럽피안 네트워크와 잡지를 위한 통신원으로 근무하다 1999년 스텐포드에서 다큐멘터리로 박사과정을 마친 후 2001년 작 단편 다큐멘터리는 암스테르담 극제 영화제를 비롯해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두 명의 서양감독이 만드는 몽골영화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더해갔다. 의 제목이 무슨의미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다. 징키스칸에 나와는 장군이름인가? 여하튼 제목이 주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채 본 이 영화를 보게되었다.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영화35도의 혹한을 넘나드는 몽골의 초원,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소년이 있다. 가족과 함께 양을 치며 살아가던 소년은 어느 날 마을 사람들과 함께 광산으로 강제로 옮겨진다. 그들은 닭장 같은 아파트 생활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 그곳에서 발작을 동반하는 소년의 특별한 능력은 간질 같은 질환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인류학을 전공한 감독은 유목민들의 생활을 현대사회와 대비시키면서 통제와 억압에 대해 '신화적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하지만 소년이 현대 사회와 맞부딪치는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광활한 대지를 포착하려던 카메라는 이제 파편화된 장면만을 잡을 뿐이며 더 이상 총체적인 이야기를 따라가지 않는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던 초원으로 돌아갔으리라 추측되지만 영화 속에서 직접 표현되지는 않는다. 영화는 소년의 소울 메이트였던 소녀가 나무에 죽은 소년을 상징하는 파란 손수건을 묶고 떠나면서 끝이 나지만 우리는 그 장면에서 소녀 이외의 사람들을 볼 순 없다. 결국 영화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이야기를 변형한 소년의 죽음과 부활의 상징인 나무 이미지를 통해 현대 사회의 구원을 예시하지만 결국 누구도 이 세계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음을 보여준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을 해보게 된다. 아마도 감독은 현대 사회로 변형되어가는 몽골의 사회를 유목민 소년을 통해 부적응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거기에 샤머니즘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부여하면서 현대사회로 변형되는 과정속에서 부딪히는 기존 사회와의 갈등을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감독의 바이오그래피를 보더라도 다큐멘터리로 호평을 받은 감독들이였으므로 영화가 말하는 메시지는 분명 있을 것 같다.   처음으로본 몽골영화는 내게 큰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그는 몽골영화이어서가 아니라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의 이해력이 작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영화에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문명화 되어가는 배경과도 비교가 될수도 있겠다. 몽한적 분위기를 내는데는 실패했지만 산업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표현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영화가 끝나고 난 바로 연이어 영화 관람이 있었다. 두번째로 선택한 영화는 가이 매딘 감독의 이었다. 원제가 Brand upon the brain 인데 굳이 해석하자면 머리속에 팍 박혀있는 대표 기억이라고 이해하면 될듯 싶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가이가 과거에 박혀있는 악몽을 의미하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듯.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악몽의 섬의 한장면]   감독인 가이 매딘은 1956 캐나다 위니펙 출생, 위니펙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은행원, 페인트 공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1989년로 장편데뷔, 이 후 그의 영화들은 세계적으로 수많은 컬트 팬들을 양산해 냈다. 전미비평가협회에서 '최우수 실험영화상'을 두 차례 수상한 바 있으며, 텔룰라이드 영화제에서 '평생 공로상'의 영예를 안았다. 현재 작가, 프리랜서 영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매니토바 대학 영화학과에거 강의를 하고 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더 가이 매딘의 영화팬들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가이 매딘은 무성영화를 만드는데 매우 유명한 감독이며 실제로 가이매딘 영화제도 국내에서 열리기까지도 한다. 컬트적 요소와 무성영화로 나레이션으로만 구성되는 역시 가이 매딘 특유의 몽한적 분위기를 물씬 내뿜는다. 가이 매딘의 팬들은 대부분 (2002)이란 작품을 최고로 뽑는 이가 많다. 나도 가이 매딘의 영화를 찾아서 볼수 있음 봐야겠다. 무성영화이면서 흑백영화, 그리고 컬트영화적 요소를 느끼고 싶다면 가이 매딘 작품을 보라는 말이 있듯이..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가이 매딘의 촬영 스틸]   영화 은 주인공 가이가 30년 만에 자신이 자랐던 섬으로 돌아오면서, 과거의 기억들은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한다. 등대에 앉아 망원경으로 시시각각 감시하던 어머니, 지하 실험실 밖을 벗어나지 않았던 아버지, 그들에 의해 운영되던 고아원, 고아들 사이에서 있었던 범죄와 끔찍한 사고, 어린 시절의 도착적 사랑과 좌절... 가이 매딘의 은 줄거리를 요약하는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사실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게 만드는 힘은 말하자면'유사-무성영화'라고 할 만한 특이한 형식 때문인데, 다소 덜컹거리는 듯한 속도감이 느껴지는 무성영화 스타일의 화면과 마치 초기 토키영화(유성과 무성영화가 공존했을 시기에 유성영화를 일컷는 말)같은 대사 처리 방식은 내러티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영화의 구성도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연극과 비슷한 구성형태로 이루어져 독특한 형태다. "가이 매딘의 영화를 보지 않고는 진정 낯선 경험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말대로, 가이 매딘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정말 독특한 체험이다. 이 영화 백문이 불여일견이 아닐까?   오늘 본 두편의 영화 나로하여금 혼란스럽게 만든다. 영화적 지식이 짧아서인가? 아니면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뭔가의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건지 여하튼 어려운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멋진(?) 안경을 쓴 할라맨 보컬]   영화를 보고 나와 야외무대에는 영화거리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축하 공연이 이뤄지고 있었다.  바로 매시드 펑키밴드 "할라맨"의 공연이였다.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기타리스트의 멋진 연주]   팝적이면서 동시에 아방가르드하고 고급스러움과 "똘아이"기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할라맨은 홍대사운드데이의 단골밴드이다. 할라맨은 최근 영화 "내여자의 남자친구"에도 이름을 알렸다. 메인공연의 마지막 밤을 장식한 할라맨의 공연은 마지막 밤과 마지막 관객들에게 유종의 미를 남겨주는 밴드였다.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할라맨의 공연이 시작되고]   관객과 하나가 되고 자신의 밴드 이름을 검색해보면 '할라봉' '한라산' 이런 말만 나온다고 농담을 건네는 보컬에게 친숙함이 느껴진다. 드러머와 키보도 트럼펫에는 여성 멤버가 포함되어있는 밴드로 보컬의 독특한 음색과 안경이 참으로 웃게 만든다.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할라맨의 공연에 신이난 관객들]   할라맨의 공연에 한 외국인과 관객들이 신나고 내일 폐막만 남은 나로서는 다소 아쉽다. 이곳에서 비빔밥도 아직 못먹었으니까.. 콩나물 국밥은 먹었지만... 전주의 유명한 술집은 몇군데 가봤지만.. 오늘은 비빔밥을 꼭 먹고 가야겠다.   5월 3일 전주 기행 7일..한산한 거리, 축제 마지막 날 [마지막날의 영화의 거리]   이렇게 늦은 밤 전주의 마지막 거리 축제가 끝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