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

박준홍200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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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유고 짐베르크 (Hugo Simberg; 1873~1917)의

부상당한 천사 (The wounded angel; 1903년작) 

 

국립 핀란드 미술관 소장

 


"아빠~ 왜 천사의 눈을 가리고 가는거야?

또 왜 저 흑인 소년은 불만에 찬 표정인거야?"

 

"...흐음....그건 말이지....
저 천사에게 자신을 치료해주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게 하기 위해야.."

 

"왜???"

 

"저 천사는 고결해서 자존심도 강하거든..
근데...자신이 평소 내려다 보던 생명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는걸 알게 되면 속상할테니깐...."

 

"그럼 왜 흑인소년은 화가 난 표정이야?"


"소년은 그 사실을 알고 있거든.
눈을 가리게 한 신의 명령의 이유를...
그것이 천사를 배려하기 위함이란것을..


그래서 소년은 자신의 존재를

알아줄 누군가가 필요한거야.
추락한 천사들을 도와주는 건

지상에 살고 있는 자신들이란걸..
환한 광명도 아름다운 꽃들도

우아한 흰 날개도 갖고 있지 않지만
그 고결한 생명이 다쳤을때 도와주는 건

이름도 없고 더러워진 손과 얼굴에

자신들이란걸 말하고 싶은거란다..

 

하지만 신의 명령 때문에 그걸 말할 수는

 없어서 조금은 화가 난 것이란다..


앞으로 니가 살아갈 세상도 이런것이란다.
아름다움 만이 선은 아니야.
너는 어두운 곳에 웅크리고 있는

선도 찾아내야 하는 거란다..
물론 눈이 가려진 넌

진실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아..

하지만 말야....
너가 세상살이에 추락해 버릴때

너를 도와 줄 투박한 손이 찾아 온다면

넌 그 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단다..

세상엔 보이지 않는 선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으려는 선들이 있을 뿐이니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