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타입별 육가 동참 가이드

김진석200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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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타입별 육아 동참 가이드 ‘바짓바람’ 시대, 동참해볼까? <STYLE type=text/css> 남편 타입별 육가 동참 가이드 토요일 오전 초등학교 등교길, 아빠 손을 잡고 온 학생들의 밝은 웃음이 교문 앞에 가득하다. 문화센터나 영유아 강좌에도 아이와 함께 참여한 아빠들의 굵직한 목소리가 여기저기 들린다. 급식 도우미나 학교 운영위원회에도 아빠의 참여는 더 이상 이색적인 모습이 아니다. 이처럼 아빠들의 바짓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오늘, 시대의 흐름에 동떨어져 가족과 먼발치에 있는 남편이라면 동참을 제안해 보는 것이 어떨까?

육아에 냉담한 남편, 나 몰라라 하는 남편 때문에 속이 터지는 아내들이 많다. 하지만 너무 쌓였다가 폭발을 해서 그런지 남편을 향한 구원의 신호는 ‘당신도 해보라’는 신세 한탄이 아니면 ‘누구네 집 남편은 이렇다더라~’ 하는 원색적인 비교가 태반이다. 결과는 다시 제자리고, 감정의 골만 벌어지는 ‘대략 난감’한 상황은 되풀이된다.
이처럼 아내들은 아빠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아이들을 보면 부럽고, 남편이 조금만 도와주면 육아의 짐이 한결 가벼워질 거라 기대하면서도 긍정적인 동참으로 이끄는 ‘지혜로운 방법’에는 여전히 서툴다. 저자이자 자녀 양육 전문가인 가족답사모임 ‘아빠와 추억 만들기’의 권오진 단장을 만난 것도 그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놀이 행사에 참여하는 아빠들의 80퍼센트 이상이 아내 손에 마지못해 끌려와요. 남편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족 모두가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어 권 단장은 꿈쩍 않는 남편에게는 아빠와 자녀 사이에 ‘4·9의 법칙’이란 게 있음을 주지시켜 보라고 덧붙인다.
“네 살이 되면 아빠들이 아이 품을 떠나고, 아홉 살이 되면 아이가 아빠 품을 떠나게 됩니다. 네 살 무렵부턴 아이의 에너지를 아빠가 감당 못해 피하고 싶어 하고, 아홉 살이 되면 아빠보다 재미있는 컴퓨터로 아이가 빠져들어 가기 때문에요. 그러니 행복의 거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품 안에 있을 때 부지런히 친밀감을 쌓아두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머릿속으로는 ‘기꺼이’ 이해되는 이론이지만 정작 빡빡하고 힘든 일상의 남편에게는 아이까지 떠맡으라는 동참 요구가 버거울 수 있다. 따라서 긍정적인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범위에서 남편의 유형에 따라 적절한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 권 단장의 설명이다. <STYLE type=text/css> # 아빠의 동참, 긍정적으로 이끌어 내려면? 우선 전제할 것이 있다. 육아에 대한 동참이 아내만을 위한 제안이 아니라는 것을 남편들이 이해하는 것이다.
“아빠가 놀아주지 않으니 아이들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마마보이가 되거나, 학원에 오래 다니면서 ‘티처보이’로 변하기도 합니다. 자녀를 가장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은 부모 모두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엄마에게만 맡겨서 안되는 이유는 아빠와의 공감이 자녀 인성과 직결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아이와의 공감은 그리고 크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case 1 토요일 수업, 한 두 시간 동참으로 대화가 달라진다
주 5일 근무를 하는 김준성 씨(38)는 토요일이면 아이와 ‘오늘은 뭘 할까’를 고민하는 게 일이었다.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여섯 살 딸 등쌀을 당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을 늘 답답해하던 아내 최미영 씨(36)는 토요일 오후 아이의 음악교실 수업을 신청해 참여해 볼 것을 제안했다. 떠밀리듯 첫 수업에 참여한 박씨.
“아이의 활동 모습을 볼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좋고, 특별한 주말 이벤트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니 일석이조더라고요. 일단은 상큼하게 큰 고민을 해결했습니다.”
덕분에 가족 사이의 대화도 풍성해졌다. 한 번은 일이 생겨 대신 최씨가 참여한 후 아이 활동이 평소보다 소극적이었다고 하자 “거봐. 아빠랑 가야 더 재미있지~!” 하며 반색하더라는 것. 꼭 아빠와 함께여야 하는 당위성까지 톡톡히 부여되자 아빠는 은근히 토요일을 기다리는 눈치다.
요즘은 문화센터 토요일 영유아 프로그램에도 아빠들의 참여가 많은 편. 한 외국문화원의 토요 강좌에는 아빠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절반 이상일 정도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시간과 에너지로 가능한 프로그램이 고민이라면 참고하면 좋을 사례다.

case 2 아빠와의 한나절 나들이, 엄마에겐 재충전의 휴가 선물
요즘은 각기 바쁜 탓에 ‘주말 가족’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집안에서 마주치는 시간이 드물다. 하지만 김명아 씨(39)는 일요일 한나절만큼은 자유인이다. 일요일 오후면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가는 덕분이다. 물론 남편의 자발적인 의사도 아니고 선뜻 요구할 수 있었던 것은 더더욱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남자들은 ‘회사 일 열심히 하는 게 가족을 위한 일’이라는 모드로 흐르게 되요. 남편이 얼마나 살벌하게 사는 지 잘은 모르지만 대충은 알잖아요. 때문에 일과 가정 모두에 충실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작은 부분이라도 아빠의 존재감을 일깨워주는 데 애를 썼어요.”
작은 언행 하나에도 ‘아빠니까 역시 다르다’는 칭찬을 거듭했고, 아빠와의 놀이가 아이에게 미친 긍정적인 부분들을 한껏 추켜세웠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의 마법은 제아무리 무심한 남편에게라도 힘을 주는 법.
“무심해 보여도 가족 앞에서 가장 약한 게 남자라고 하는 소리가 이제 이해가 되요. 단, 너무 부담이 되지 않도록 칭찬과 부담의 경계를 적절히 파악하는 것도 지혜랍니다.”

case 3 아이의 일이면 뭐든 다 알고 챙기는 아빠, 비법은 공개수업 참가
“아빠가 보기에 규영이 선생님은….”
아이 학교 얘기만 나오면 사건(?)의 전말을 종잡을 수조차 없었던 최영섭 씨(43). 하지만 공개수업에 참여하고 난 후로는 아이를 이해하고 학교생활에 대한 불만을 풀어주는 게 훨씬 수월해졌다.
학교에서는 특기적성 수업을 비롯해서 학부모가 참여하는 공개수업이 있다. 물론 대부분은 엄마가 참가하지만 최씨처럼 한 번이라도 참여해본 아빠는 매해 아내보다 먼저 기회를 챙길 정도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했다가는 ‘아빠가 뭘 알아!’ 하는 반항을 초래할 확률만 커지죠. 선생님의 얼굴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와는 공감대를 안고 시작할 수 있으니 공개수업을 적극 활용하시라 권하고 싶네요.”
흔히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게 어려워 자녀와의 대화가 줄어든다. 엄마와는 재잘재잘 많은 이야기를 할 때도 아빠는 소외되기 일쑤. 시간이 허락한다면 아이의 시간표를 아빠가 직접 짜보고, 숙제 검사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은 급식 도우미, 학교운영위원회에서도 아빠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꼭 이런 공식적인 참여가 아니더라도 아침 출근길에 유치원이나 학교까지 함께 가거나 토요일만이라도 아이의 등하교길을 하는 것도 좋다. 오며가며 선생님과 친구들을 마주할 수 있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이의 세상에 몇 발짝은 동참한 것이니.

case 4 아빠의 취미, 아이도 같이
두 딸을 키우는 안연성 씨(38)는 인형놀이나 소꿉놀이만 즐기는 아이들과 같이 할 만 한 놀이가 없어 난감해 하다가 아이들에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사주면서 공통분모가 생겼다.
“같이 즐기는 취미가 생긴 이후로는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힘들지만은 않더군요. 주위에도 아들과 함께 프라모델을 맞추거나 로봇을 제작하는 아빠가 있어요. 1천 조각 퍼즐 맞추기도 어른이나 아이 모두 도전해 볼만한 취미이고요.”
안씨는 이어 ‘아이를 위한 희생’이 부담스럽다면 이렇게 아빠의 취미를 온 가족의 취미로 공유해주는 ‘배려’를 발휘하는 것을 고려해 보라고 귀띔했다.

case 5 아빠의 일상에 아이만 살짝 끼워?
이쯤 되면 ‘나더러 슈퍼맨이 되라고?’ 하며 더더욱 무거운 짐을 떠안은 듯 가슴이 답답한 아빠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남편에게는 일상 속의 틈새를 같이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도원 씨(36)는 기대했던 만큼 육아에 도움을 주지 않는 남편과 싸우는 일이 잦았다. 그러다 아이를 떠맡기고 혼자 외출하는 일이나 남편에게 아이를 재우라는 식의 커다란 임무는 맡기지 않는 대신 남편의 일상에서 아이가 같이 할 수 있는 부분만 같이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3년 넘게 동참하고 있는 부분이 아이와 목욕하기, 아이 손발톱 깎아주기, 미용실 같이 가기 등이다. 문씨의 욕심에는 차지 않지만 의외로 아이는 아빠와 친근감을 느끼며 좋아한다.
꼭 근사한 이벤트나 먼 길 운전사 노릇을 해주는 나들이만이 아빠로서의 역할은 아니다. 가족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생활 속의 작은 부분을 같이 하는 것, 사소해 보이지만 잦은 접촉이라는 것을 남편들이 알 필요가 있다. <STYLE type=text/css> 남편 타입별, 어렵지 않게 동참 이끄는 노하우 남편 타입별 육가 동참 가이드 좋은 아빠는 결국 ‘그저 잘 놀아주는 친구 같은 아빠’다. 남편 타입에 따라 아이와 잘 놀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보자. 권오진 단장이 알려주는 ‘좋은 아빠 되는 요령’이다.
· TV 남편 : 실제 TV 시청 시간이 길지는 않더라도 아이들은 그로 인해 대화가 단절된다고 느낀다. TV 위치 등을 조정해 시청 시간을 줄이고 이 틈을 아빠가 파고들도록 해야 한다. 아빠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가운데 함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본다.
· 주말 남편 : 지방 근무를 하지 않아도 얼굴 보기 힘든 아빠. TV를 아예 없애 같이 있는 순간이라도 대화의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 사이를 든든히 이어주는 끈을 만드는 것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빠가 시간을 쪼개서라도 자녀와 함께하려고 좀 더 노력해야 한다. 주중엔 매일 전화해 아이들의 일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주말엔 간단한 1분 놀이 등으로 스킨십을 늘려보는 게 좋다.
· 엄격한 남편 : 지나친 통제나 권위로 대표되는 아빠는 아이와의 추억을 많이 갖지 못하기 쉬워 아이에게 불만이 쌓일 수 있다. 부모의 엄격함은 자녀를 마음에 품는 자세가 선행될 때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빠가 아이들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여 대화나 여행 등 가족의 공통분모를 늘려야겠다. 예를 들어 단순히 축구모임에 데려가기만 하지 말고 직접 같이 축구공을 차며 스킨십을 늘리도록 해본다.
· 해도 티 안나는 남편 : 주말이면 아이들에게 직접 요리도 해주는 자상한 면이 있지만 술을 좋아해 평소 귀가시간이 늦는 남편이 많다. 아빠 딴에는 뭔가를 해줘도 아이는 ‘안 놀아주는 아빠’로 여긴다. 평소 술을 좀 줄여 자녀와 마주 할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 요리 등 아이를 위한 무언가를 할 때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줘 대화를 유도해 보도록 한다.
· 이미 아이와 멀어져 있는 남편 : 아이와 거리가 생겨 친밀감을 쉽게 갖기 어렵다면 단계별로 동참하는 게 좋다. 1단계로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대화하는 것. 같이 식사하는 횟수를 늘리고 아이 질문에 곧바로 자세히 대답해보자. 2단계는 아빠의 마음을 열고 신뢰를 쌓는 걸 목표로 한다. 손톱을 깎아주거나 업어주기, 베개 싸움 등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일요일 2시간 이하로 시간을 정해 놀아줄 것. 3단계는 주말에 서점에 책을 사러 가거나 주말농장 가꾸기 등 아이와 함께 하는 놀이를 추천한다. 자연스럽게 아이에게도 아빠를 위해 구두를 닦아주거나 수저 챙기기 등을 권해 상호작용을 늘린다. 다음 단계에서는 속마음을 터놓아 본다. 하루에 한 번 전화하기, 아이와 공통의 취미를 갖는 것이 동참의 방법들. 이후에는 가족 여행을 추천하거나 아이의 소질과 재능에 맞는 전시회나 음악회에 같이 가면서 자녀의 꿈을 키워주는 아빠로 자리 잡아 가보자. 박선순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