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to+@] 우포 : 무한 감성의 늪으로...

안홍익2007.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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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t·land[foto+@] 우포 : 무한 감성의 늪으로...[foto+@] 우포 : 무한 감성의 늪으로...[foto+@] 우포 : 무한 감성의 늪으로...[foto+@] 우포 : 무한 감성의 늪으로...[foto+@] 우포 : 무한 감성의 늪으로...[foto+@] 우포 : 무한 감성의 늪으로...[foto+@] 우포 : 무한 감성의 늪으로...〕 n. [보통 pl.] 습지대 

 

한동안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은

20대 중반의 한 남자에게 불어온 바람

바람을 가만히 맞으며 피해보려 피해보려 애썼지만

결국은 어디에서 부는지도 알지 못하고

쓰러져 가야만 했다.

 

그런 내 자신을 잊을 정도로 바빴던 4월 말경의 한 금요일

 

담배 한갑과 생수 한병을 달랑 사서

2만원어치 기름을 넣고

그렇게 훌쩍

내가 빠질 늪을 찾아 떠났다.

 

경남 창녕 우포늪으로 떠났다.
 

 

1시간 가량을 달려

창녕 톨게이트를 빠져 나왔다.

길따라 달려가니

늪지대 보다 먼저 고개를 내미는 것은 바로 우포생태학습장이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현장학습을 나왔는지,

시골 마을 한 폐교를

수년동안 세계 각지의 젊은이들이 꾸미고 가꿔놓은 학습장의 운동장에는

꼬마 애들로 시끌벅적했다.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초글링들...-.-;;

그들이 우포에서 날 제일 처음 반겼다.
 

  안타깝게도...   불과 몇달 전 누군가가 내게 워크캠프의 존재를 알게 해준 덕분에 저 글씨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 눈에 알아봤다.   곳곳에 그들의 흔적이 있었다. 그 누군가가 그 어딘가에 가서 남겼을 법한 흔적들 그 흔적속에 허우적 거리고 있을 무렵,   초글링들을 태운 오버로드 버스들이 하나씩 빠져나갔다. 나도 차를 몰아 우포로 향했다.
  우포의 입구는 한창 공사중이었다.   먼지를 뚫고,   저 멀리 늪으로 나를 인도할 작은 길이 보였다. 작은 정원이 나올듯한 입구에 서서 심호흡을 했다.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빠지기 위한 깊은 심호흡을...  

 

 

 

탐방로를 따라 쭉 가니 대대제방이 나왔다.

제방 반대편의 유채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흔들리고 있었다.

흔들리고 있었다.

흔들리고 있었다.

 


 잔인한 4월의 끝자락에 서서

바뀌기 위한 나의 몸부림이 누굴 위한 것이었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어쩌면 내겐,

웃음이라는 불치병과 평생 싸워가며

외로히 피다 지면 그만인

길가에 홀로 서 있는 유채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 4/27 오후 창녕 우포늪 탐방로 길가에서...

 

 

나도 어쩔 수 없는 법돌이인가 보다.

 

탐방로를 벗어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가 길이 되어 있었다.

 

내 마음속에는 나 있는 이 길을

누가 또 걸어갈까?

누가 또

가던길 멈추고 한번쯤 길가의 꽃 한번 바라보지 않고

무심히 지나가 버릴까?

 

...라는 생각은

 

'관습법'이 생각난 다음에야 났다.

일반관행의 존재와 법적 확신

 


 

 

잔잔한 물결

저 물결에 우포에 와 처음으로 빠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저 물결은

날 가만히 안아줄 것 같았다.

날 잔잔한 차가움으로 적셔줄 것 같았다.

 

밀어내지 않고...

 


 

 

겨우내 바람에 날려

이제 앙상한 상처만 남은...

 

그래도 너는,

 

늪지대의 한 구석에서

빠져드는 그를 바라보며

흐뭇한 웃음을 지을 줄 아는 구나.
 


 

 

길가에 핀

이름 모를 저 한 송이 꽃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끝임없는 시선이 아니라

자신을 꺾어갈

그 한 사람을

영원히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비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나를 유혹하고,


이내 내 렌즈를 유혹하고

내 필름을 홀려버렸다.

 

그러고는 나비는

 

그 자태 뷰파인더에 담아보지도 못하게

이 꽃 저 꽃

숨박꼭질을 하더니,

 

끝내

그들처럼 사라져버렸다.

 


 답답한 것은,

 

내가 에스컬레이터가 아니라

계단이라는 것이다.

 

저 위의 전망대를 뒤로하고

멀리서 바라보는 전망대의 모습만 사진에 담은 채

뒤돌아서는 모습들이,

 

또 하나의 계단을 쌓아 올리게 만든다.

 

그렇게 내 영혼의 지도는

점점 지워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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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잃었던,

아니 어쩌면 한번도 없었던

내 색(色)을 찾기 위해

그동안 처박아 뒀던 컬러 필름을 꺼내어 들었다.

 

카메라에 감겨 있었던 흑백필름을 감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찾지는 못했다.

아니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어쩌면,

 

단 한번의 붓터치가 필요한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