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윤혜 오빠.
생전 한번도 불러보지 않은 이름 부르려니까 좀 어색하네요.
그래도 입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니까 계속 부를래요.
뭐 갑작스럽게 편지냐 하겠지만, 이제 두달 남짓 사귄 기간동안의
우리를 evaluate해보고 싶어서 편지를 띄웁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우린 아직 서로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오빠가
한국에 돌아간 후 두리뭉실하게 이런 저런 일이 있고 하면서 자연
스럽게 사귀게 되어 기념일도 없지요.
그 전에는 두 번 데이트했었나요. 그 중 한번은 재성 오빠 부부와
같이 놀러갔던 거죠.
나는 오빠 굉장히 많이 좋아해요. 사랑해요.
전화를 받으면 행복하고, 농담식으로 말하는 어떤 사람이 관심이
있는 것 같다더라는 한 마디에 가슴이 덜컥하기도 하고, 일이 없는
한가한 시간에는 뭘 하다가도 마지막은 오빠 생각으로 끝나더라구요.
고마운 것도 너무 많아요.
내가 일어날 시간이면 오빠는 다음날 일이 있어도 늦게까지 깨 있
으면서 전화해서 깨워주고 까무룩 잠드는 것, 미안하면서 너무 고마워요.
잘 모르겠는 것 있으면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것도 너무 고마워요.
전화 끊을 때마다 나보다 먼저 "사랑해"라고 말해주는 것도 고맙구요.
자주 사진 보내주는 것도 고마워요.
엘에이 오면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이후를 약속하는 것도 고마워요.
날 지켜준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죠. 정말 고마워요.
오빠랑 있으면 작은 것에 감사하고,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부지런하고
치열하게 변하는 나를 발견하고 또 고마워져요.
물론 섭섭한 것도 있죠.
나 싸이에 방명록 남길 때 무심코 비밀이야 클릭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꼭꼭 비밀로 지정해주는 거, 세심하구나 싶으면서도 뭔가 서운하죠.
그치만 그거 외엔 별로 서운한 게 없어서 나 새삼 감탄하는 중이에요.
오빠가 나 정말 잘해주는구나.. 난 반대로 너무 해주는 게 없는 것
같아서 미안해요.
생일도 아닌 생년 모른다고 투정부리고 그래서 미안.
그래도 고분고분 다 받아주는 오빠가 너무 좋아요.
나 하루에도 몇 번씩 오빠가 너무 보고 싶어요. 빨리 오면 좋겠어요.
같이 있고 싶고 같이 하고 싶은 일이 많아요.
오빠가 있어서 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져요.
내가 갈 앞길에 오빠가 서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더 열심히 공부하는 거 알죠?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건강도 챙기고, 밥도 골고루 먹고 있어요.
오빠 매일 강조하는 대로 물도 잘 마시구요.
아직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긴 하지만, 같이 있을 날이 더 많고
이제 시작하는 우리들인걸. 그렇죠?
천천히 알아가도 무리는 없을 테니까, 느긋하게 걸어나가자구요.
싸울 일도 있을 거고 힘들 때도 있겠지만 서로 이해하고 대화로
풀어가요. 더 사랑하게 될거에요.
윤혜 오빠.
나 매일 오빠 오는 날만 기다려요.
너무 많이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p.s. 몸 아프지 마요. 걱정되잖아요. 술 끊기 힘들면 나랑 같이 끊어요.
설마 내가 오빠 혼자만 끊으라 그러겠어?
윤혜 오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