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장애인이니 낙태하라고 했을 리가???

최용일200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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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이명박 전 시장이 조선일보 주말섹션 WHY’와의 인터뷰에서 낙태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중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이지만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가령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서 태어난다든지 할 경우 용납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던 것에 장애인 단체가 들고 일어났다.


장애인 단체가 여의도 엠비 캠프를 점거 농성중이며 이 전 시장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열린당, 그리고 박빠 논객들마저 가세하여 비난과 사과를 요구하여 장애인들을 자극하고 있다. “인권의 가치를 누구보다 소중히 여겨야 할 대통령 후보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의심하게 만드는 발언”,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의 천박함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니 “서울시를 하느님께 바쳤던 이명박 장로가 왜 하필 '장애우'일 경우에 한해서는 살인(낙태)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했을까? 왜 하필 교회장로님께서... ” 등의 살풍경을 느끼게 하는 비난은 노인에 대한 폄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의 경우를 연상케 한다.


당사자인 장애인들이야 의당 분노하고 피가 거꾸로 솟겠지만 정치인들이나 지지자들이 나서는 것은 사태를 순리적으로 풀어가자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저의가 있어 보인다. 장애인들의 타오르는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이런 일들이 지금 장애인 보호라는 미명하에 자행되고 있는 이면에는 대선가도에 장애가 되는 적을 거꾸러뜨리겠다는 비열한 음모가 수반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인터뷰로 돌아가보자. 과연 낙태에 반대하는 입장을 말하면서 장애인은 낙태시켜도 괜찮다고 할 수 있었겠는가? 아마 이 전 시장께서도 낙태는 반대하지만 치료 불가능한 불치병에 걸린 경우 등 불가피할 때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 부모와 태어날 아이의 행복 추구권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것이 아무 생각없이 장애인으로 묘사되고 보니 장애인 차별처럼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것이 사실일 거 같다.


그래도 교회 장로라는 인간이, 그리고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인간이 그럴 수가 있는가 하는 생각에 미래가 암울할 것이라는 장애인들의 입장에 공감하며,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니 울다 지쳐서 이젠 분기가 탱천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한번 더 깊이 생각해보면 그런 순간적인 분노와 절규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될 수 없음도 또한 알 것이다.


이 전 시장이 결코 잘 했다는 것이 아니며, 합리적인 비판을 양비론으로 난국을 빠져나오겠다는 술수는 더더욱 아니다. 분명 이 전 시장이 치명적인 실수를 한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 그 실수에 편승하여 의도적으로 이를 음해함으로써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려는 집단이 분명히 있다는 것도 잘 아는 장애인들이 선동하고 자극하는 정치인을 따라 움직여서 무슨 도움이 되는지 더 잘 알 것으로 믿기에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리라 믿는다.


어차피 물은 엎질러졌으니 어떻게든 치워야 한다. 그리고 결자해지라고 당사자가 만나 해결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이 기회에 장애인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대권주자에게 직접 말하고 대권주자로서 이 전 시장도 그들의 처지를 직법 헤아린다면, 그래서 오해와 앙금을 푼다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지금 무슨 대단한 찬스나 만난 것처럼 사태를 침소봉대하여 서로의 가슴에 응어리를 만들려는 인간들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장애인의 분노에 편승하여 분노의 불길을 거세게 만드는 것이 장애인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인가를...


그리고 이런 기회를 빌어 이 전 시장과 그 캠프에 단단히 일러둘 게 있다. 최근 이 전 시장이 "서울시 오케스트라가 금속노조에 가입돼 있더라, 현악기 줄이 금속이라서 그랬나보다", “요즘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70년대 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다”, “일해공원 문제? 내용을 잘 몰라 대답하지 못하겠다, 일해는 횟집 이름 아니냐”, “경직성 예산 한 쪽 눈 감고도 20조원은 줄일 수 있다”, “충청표가 가는 곳이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곳에 충청표가 따라가는 것 아니냐” 등등 말이 말을 낳고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중에는 물론 시시비비를 가리면 반드시 잘못된 것이라고만 할 수도 없는 발언도 있다. 노동운동에 대한 이해부족과 철학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비난을 받았던 오케스트라 노조 얘기는 그때 같이 언급한 대학교수 노조 문제와 함께 지식인, 예술가 노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는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예산의 경직성을 줄이겠다는 언급은 오히려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는 면도 있다. 반면 충청도 문제는 말실수였고 일해공원 문제는 껄끄러운 문제를 교묘히 비켜가려다 말려든 것이었다.


어느 경우든 지켜보는 사람은, 특히 제3자가 아니라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람은 살 떨릴 말들이 많다. ‘얼마나 더 많은 말실수를 해서 어렵게 모은 표를 갉아 먹을 것인지, 군자는 행동으로 말하고 소인은 입으로 행동한다고 했는데...’하는 우려를 불식시켜 주길 다시 한 번 당부한다.


어떤 언론은 이 전 시장이 일일교사로 강연 중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고 말하면서 칠판에  'Boys, a MBbitious! !'라고 적는 장면을 소개하고 있다. 엠비(a MB) 밑에 소문자로 다시 'ambi'를 적어 놓음으로써 학생들이 대문자 'MB'가 이명박 전 시장 자신을 가리키는 것임을 알아채고 웃음을 터뜨리도록 한 것이 이명박 전 시장으로서는 모처럼 깔끔한 히트작을 내놓은 셈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마저도 논란거리가 됐다. 박빠 논객들은 무슨 영어실력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그 자리에 관사 a를 쓸 게 아니라 an을 써야되니 관사를 쓰면 안되느니 잘도 씨부러댔다. amabitious를 a+MBtious라고 쓴 것 뿐인데 말이다.


이 신문은 “잘하면 대선 끝나고 실언, 망언만 모아도 얄팍한 책 한 권은 나올 정도이니 '보이즈 비 엠비셔스'는 그야말로 대박 히트작인 셈”이라고 비아냥거리기 까지 한다. 또 다른 신문은 엠비가 쓴 메모의 맞춤법이 틀렸다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말 하나하나, 심지어는 낙서 하나까지 세인의 관심사로 떠오른 엠비는 그렇게 박정한 세상을 탓하기 앞서 스스로 조신하게 마치 떨어지는 낙엽 하나에도 조심하는 자세로 정진해야 할 것이다. 이제 마치 연예인처럼 조그만 말실수에도 꼬투리 잡히는 신세가 됐고 스토커를 조심해야 하는 연예인보다 더 한 유리관 속에 들어간 셈이니 본인 뿐 아니라 이제는 보좌하는 사람들도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낙태 발언 속에 장애인에 대한 폄하성 발언을 한 것이 어찌됐건 사실이니 의도적인 것이든 아니든, 오해든 아니든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에 유념할 것은 물론 이 기회에 장애인 대책을 대선주자로서 마련할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