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 "성" 담론, 스스로의 틀을 깨라!

김오달200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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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 '성' 담론, 스스로의 틀을 깨라!

[피플 인 인디포럼] 이옥선 감독, 김영란 감독


지난 주말 '인디포럼 2007'이 열리고 있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섹션10에 함께 초대되어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오는 의 이옥선 감독과 의 김영란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우연찮게 소수자의 성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에 담아 함께 같은 섹션에 초대받은 두 감독은 각각 장애여성의 민감한 성에 관한 이야기와 해외입양아이자 트랜스젠더이며 성노동자이기도 한 '혜진'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들이다.


조금은 은밀하고, 조금은 민감할 수 있는 이 두가지 화두로 인디포럼을 찾은 두 감독을 만나 솔직담백하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고민을 던져줄 수 있는 인터뷰를 해보았다.

소수자 "성" 담론, 스스로의 틀을 깨라!


이옥선 감독(왼)과 김영란 감독 ⓒ Project Filmoa


아래는 인터뷰 전문


Poject Filmoa(이하 필) : 각 영화의 제목을 지은 이유가 궁금하다.


이옥선 감독(이하 이) : 내가 처음에 여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영화 만들 때 원래 영화 자체가 굉장히 그 뭐라 그러나, 화면이 멋있는 그런 이미지가 많은데 장애인들의 사랑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는 이미지를 담아내고 싶었다.

장애인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작업한 사람들과 여러 가지 제목을 생각했었는데 이런 것도 생각했지만 는 또 다른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해 가 평범하면서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는 장애인들의 사랑 이야기, 그것에 의미를 두고 시작하였다.


김영란 감독(이하 김) : 이라는 제목이, 마지막 엔딩에 이라는 시가 나오는데 그 친구(혜진)가 예전에 쓴, 자기의 마음을 표현한 시다.


그것을 보고 여행을 닮아있다고 해야 하나, 그 시가 상당히 여행에 있어서 조심이라고 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아, 이걸 어떻게 설명해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그 친구에게 ‘Home'이라는 것이 이주자로서 자기의 의사와 관계없이 된 것이고 자기에게 있어서 유럽에 있으니 그 문화에서 자라고 그 문화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외부인 취급을 받은 경험, 그리고 한국에 와서 편하게 느끼니까


처음에 왔을 때는 ’아, 나는 여기에 속해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문화적인 차이나 이런 것들을 경험하고 그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없는,그렇게 어디를 가도 그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없고 어디를 가도 불편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그런 상황으로, 그리고 자기의 몸의 이야기로 돌아오면은 남성의 몸으로 태어났구나,
여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자기의 몸에 대해서도 치료 등으로 그런 것들을 고치고 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가느냐 마냐 가느냐 마냐 이런 의미로 제목을 ’Un/'을 앞에 붙여서 하게 되었다.


필 : 두 작품이 서로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여성 장애인과 트랜스젠더, 이주자 이야기인데 어떻게 해서 이 작품을 하게 되었는지?


김 : 6개월 정도 외국에서 생활했던 기회가 있었다. 지금도 외국에 있는데, 나가 있으면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때 나가있던 곳이 호주였다. 백인들 중심의 나라잖나? 그런데 내가 거기에서 어떤 환경이나 다른 것의 변화를 느끼면서 이민 2세대, 1.5세대의 아시아계들을 만나기도 쉽고 친해지기도 쉬운 그런 게 있더라.


그 친구들을 통해서 이주의 경험 같은 것을 많이 느끼게 됐는데 예를 들어 제가 알던 한 친구가 부모님이 홍콩에서 살았던 사람이고 다섯 살까지만 (홍콩에서) 살았는데 그 친구가 호주로 이민을 왔다. 자기가 자라면서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거다.


근데 그게 굉장히 문제가 된 게 호주라는 나라가 진보적인 사회지만 부모님을 비롯한 홍콩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 등 가족 전체가 문제가 되면서 이 친구가 굉장히 괴로워했다.


그래서 중국 문화와 자기에 대해서 계속 거리를 두고 거부감을 두는 것을 보면서 어떤 개인에게 있어서 방향에 속해있고 방향이 그렇다고 여겨지는 지점들에 아닌 곳에 위치되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의 세상은 어떤 걸까 하는 이런 것에 대해서 그걸 계기로 관심을 많이 가진 것 같다.


인종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고 이야기 되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그리고 입양된 친구들이 한국에 돌아와서 내가 태어난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경험을 해 보고 싫어져서 떠나거나 엄마 아빠를 찾아서 만나고 엄마가 좋다고 사는 친구도 있고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자각을 하고 느낌이 다르더라. 내 주변에도 그런 친구들이 많이 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관심을 키워온 것 같다.


나이가 20대다보니 다들 정체성을 가지고 고민하는 부분이고 혜진 같은 경우 트랜스젠더이면서 레즈비언이라고 이야기를 하잖나. 이걸 처음 하겠다 했을 때 지도하시던 교수님이 하시던 말씀이 “그럼 그 친구 일반 남자 아니냐?”라고 하시더라.


남자의 면을 가진 사람이 여자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 똑같은 것 아니냐 하시는데 그 말을 듣고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까?’하고 깜짝 놀랐는데 그러면서 이 작업을 하면은 더 의미 있는 코드들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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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ject Filmoa


이 :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안 나왔고 섹스 자원봉사에 관련해서는 사실 성매매 관련해서 우려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좀 논란이 많이 나타난다. 그런 여성들에 대해서 단체를 하나 만들었다.


이번 영화에서 섹스 자원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었는데 왜냐하면 어떤 면에서 성인인 사람에 있어서도 비장애인이나 장애인이냐는 편견을 가지고 있듯이 장애인들 사이에서도 장애의 정도에 따라 편견을 가지고 있다.


중증장애인과 경증장애인 간의 굉장히 많은 차이가 나타나는 게 영화 속에서도 ‘몸도 불편한게..’라는 내용이 나오잖나. 그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많이 받았는데 뇌성마비 장애인이나 전신마비 장애인들과 인터뷰를 했을 때와 막상 중도장애를 가진 이런 분들과 이야기했을 때 많은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이 사회에 있어서도 이런 사람들은 꼭 그렇게 해야 하나 내가 감당하고 내가 하면 소통만 잘 되면 쉽게 말해서 성관계도 할 수 있고 다른 것도 할 수 있지 않냐 굳이 그렇게까지 자원봉사나 이런 형태로 그런 일을 해야 하냐 장애인인 것도 사실 그런데, 그런데 중증장애인들은 그렇게 하려면 이동권의 문제도 해결 되어야 하고 소통이 되어야 그런 관계가 형성이 되지 사회적으로 어떠한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단절이 되어 있으면서 어떤 게 가능하냐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지.


이 문제가 장애인 내에서도 가지고 있고 중증장애인에 대한 조금 회의적인 분위기가 있어 분위기를 만들어보자고 이야기를 한 거고 어떻게 되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절대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시급하게 어떻게 사회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만큼 공용화가 된다면 그게 십 년이 걸릴 수도 이십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뭔가의 조치는 있어야 하지 않느냐 그게 자원봉사일수도 있고 아니면 애인 대행이라고 하나? 그런 단기적으로 고칠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으로 그런 계기로 한 것이다.


성노동자에 대한 의식 수준이 함부로 얘기되거나 이렇지는 않았잖나? 근데 그런 일들이 우리 나라에서 사실 영화계에서도 성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크게 이렇게 꺼내거나 하지는 않았고 어쩌면 여성 단체에서 보면 정말 지탄을 받아야 마땅한 그런 면이 있는데 몇 년 전부터 여성 성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많은 분들이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굉장히 무서운 게 내가 성매매 관련해서 작품을 제작해서 시사회를 했는데 시사회에서 분위기를 어떻게 몰고 갔냐면 ‘성매매는 불법이다’, 그래서 ‘성매매하는 여성들은 다 피해자다’, 이런 분위기로 몰고 가는 것이다. 거기 있던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아, 그렇구나’해서 다 그렇게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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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ject Filmoa


이번에 에 나왔던 여성들이 MBC 스페셜에 나왔잖나.  거기서 성함이 뭔지는 기억이 안 나는 데 여성장애인이 누드 사진을 찍어서 자기 몸을 드러내면서 이야기하는 게 있었다.

이름이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그분들이 에 나왔던 여성들이었거든. 그 당시에는 여성의 몸이라든가 그런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할 수 있고 그런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방송에서는 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을 봤다.


필 : 몇 년 전부터는 성 자체가 이슈였다면 지금은 정체성으로 이슈가 옮겨갔다

이 : 아는 소설가 분이 영화를 보더니 “아, 저거는 영화로 만들 것이 아니라 소설로 써야 한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 여성의 성이나 몸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은밀한 건 아니지만 드러내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기에는 ‘나를 어떻게 볼까?’ 이런 시선들이 있기 때문에 그걸 또 만든다는 자체가 편치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만약 누군가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했을 때 나도 말을 잘 못할 것이다. 거짓말이 섞인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분들 같은 경우에도 다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시선을 맞추면서 이야기를 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을 했었다.


자기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현실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있잖나. 견제하고 있다는 것을 인터뷰 동안 느끼고 있고 영화가 상영된 후에도 지금도 마찬가지로, 엊그제도 만났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상영이 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처음 시작했을 때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더라.


필 : 는 보았는가? 여성장애인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있었는데?


이 : 나는 두 가지 정도가 그랬는데 찍은 회원들하고 를 보면서 거기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이더라. 근데 나는 두 가지 정도 불편한 것은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첫 번째는 설경구가 여자에게 성추행 같은 것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상황에서 먼저 접근하고 하는 것이 성폭행으로 보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소통이 원활한 상태에서 그런 일이 있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을텐데, 그런 것 전혀 없이 강간형태가 된 것이 그게 여성장애인들게는 불편함을 주었을테고…


그리고 두 번째는 문소리가 비장애인의 모습으로 설경구와 친해지는 환상인데 꼭 그렇게 해야지만, 비장애인으로서 사랑을 해야지만 사랑이고 정상이냐 이런 문제인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장애 그대로를 받아들였을 때가 오히려 사람들의 공감을 사지 않았을까,  오히려 장애를 입은 상태에서 비장애인의 모습으로 등장을 하니까 너무너무 불편하더라.


장애인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장애인들도 깨져야 할 점이 분명히 많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깨지 않은 부분들이 있는데 그것이 비장애인들이 무조건 이해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하면 절대 안 된다는 뜻이다.


비장애인들도 분명 깨져야 할 것이 있지만 장애인들 스스로도 깨질 수 있고 이런 것들이 함께 가야지만 되는데 서로 인정을 안 하는게 아닌가 하는, 무조건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한다.


여성장애인으로서 가진 세심한 부분들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고 몇 명을 찍었지만 그분들도 척추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이 사람 다르고 이 사람 다르고 여성의 몸이기 때문에 굉장히 반응이 민감하고 전부 다 다를 것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상처를 받은 부분도 각지 있을 것이고 이제 이 안에 들어있는 여성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단정화시키는 이런 것은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렇게 안 됐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 : 처음에 여성장애인연대와 계획을 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활동가들인데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 이분들이 결국은 너무 힘들어하고 거부했다. 거부해서 안 되겠다 싶어 그러면 이 사람들이 왜 그렇게 불편해하는지 카메라를 왜 두려워하는지를 먼저 촬영을 해야겠다 생각해서 분위기부터 먼저 파악을 했다.


그래서 무엇 때문에 이야기하기 힘드냐를 말했다. 만약에 몸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못한다면 이 주제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야겠다 이 정도로 이 부분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부분을 나타내려 했다.


그런데 결국 선영씨 같은 경우도 눈물을 쏟아내고 나서 이야기를 했거든.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성욕이 없고 할 말이 없다, 전신마비가 되신 한 분은 나는 성욕이 없기 때문에 난 성욕이 없다 그렇게 말할 수 있잖나,


그리고 (러브 스토리 속) 혜진 씨 같은 경우 ‘예쁘게 생겼는데...쯧쯧쯧’이라고 말했던 그 친구는 남자친구가 없는데, 그런 경험도 전혀 없는데 성관계는 절대 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를 전혀 모르고 있고 그런 부분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얘기할 수 없다, 얘기 못 하겠다 해서 거의 거부를 한 거지.


그래서 부탁을 하면 사람이 경험이 있든 없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이건 누구나 다 똑같다, 그래서 처음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막 그런 것을 시켰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거지. 여성장애인들이 그만큼의 소통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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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ject Filmoa


필 : 스스로 성에 대해 닫아놓고 자신을 성에 대해 무지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

이 : 그럴 기회도 없었고 몇 사람을 뺀 대부분이 스무 살 넘어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다. 그 때부터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도 많고. 그 때까지 자신이 받아들인 정보는 TV나 인터넷을 통해 하는데 그것 자체가 얼마나 주입식인가.


필 : 혜진이 실제로 여성이라고 느꼈을 때는?
               
김 : 사실 그 부분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업을 시작했다라고 볼 수가 있지 여자냐 남자냐에 대해서는 별 의미가 없다(웃음). 사실 그 친구를 만나면 ‘천상 여자네’라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다(웃음).


남자라고 생각한 적은 없고 그냥 ‘혜진이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내 자신을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남자 같구나’라고 많이 들었는데 사실 여자가 남자 같다고 하는 말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게 상당히 많거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구별하려는 생각은 안 한다.


남자에게도 여성성이 있고 여성에게도 남성성이 있는데 남자이면서 여성성이 특별히 강한 경우가 있고 그 반대로 여성이면서 남성성이 특별히 강한 경우가 있고. 혜진을 만나고 같이 성전환인권연대 분들과 만나기도 했는데, 촬영이 불가능해서 영화에는 안 나왔지만.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남자라고 느끼고 여자라고 느끼면서 그것을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데 근데 그게 다 뭐냐라는 고민들을 많이 하시는데 공식적으로 ‘너는 여자구나’라는 인정을 받기 위해 많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세상이 가볍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여성영화제에서 한국의 레즈비언 영화가 나왔는데 한 명이 머리가 굉장히 짧고 남성형인 사람이 배우로 나온 거다. 그런데 그 영화 다 본 관객이 ‘남학생 아니냐?’ ‘그냥 남자, 여자 얘기 아니냐’하는 말을 감독 인터뷰에서 들어서 ‘아,그렇지’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든 게 제가 최근에 머리를 짧게 잘랐는데 화장실에서 나이 드신 분들이, 특히 지방에서는 남자라고 생각하는 일도 있어서(웃음),


솔직히 말해서 내가 남자같이 생겼냐, 골격으로 보나 뭘로 보나 얼굴이 여자같이 생겼는데 그런 장점들보다는, 키도 보통 여자 키보다 작은 편인데 남자로 보이는, 그런 단순하게 나누어져 있는 그런 습관이 있는 것 같다.


필 : 영화에서 다루어진 것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핵심을 꼽으라면?


김 : 입장에 따라서 다르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성 정체성에 대해서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성노동자에 대해서 반응을 보일 수 있고 이주자들의 이야기로 받을 수 있고 굉장히 다양하게 자기들의 생각으로 볼 수가 있겠지.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여주려 한 거는 아까 질의 때도 말했지만 이 친구가 어떤 사회 소수자라는 입장이 어쨌든 그 사람도 한 사람의 사람이지 않나. 그 사람이 불쌍한 사람이든, 아니면 진짜 나쁜 사람이든 아니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든 그런 식의 시선 자체를 나는 반대한다,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사실 이 친구는 치료받는 게 힘들어서 부담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기분이 다운되면 잘 안 돌아오는데 본인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소수자라고 배어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정신적인 데미지를 갖게 된다고 생각하거든.


여성으로서 상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더 힘들어하는 것이 있지만 그 사람의 삶을 밝은 부분만을 보여주고 싶었다. 힘든 상황을 맞아도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그런 모습. 예를 들어 퍼포먼스를 못해서 우울해할 때 그러다가도 농담으로 기분을 풀어버리려 하는 모습처럼 말이다.


필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이 : 잠시 쉴 거다(웃음). 무슨 뜻이냐면 ‘고함’이라고 여성영상제작소모임을 했는데 재정이 안 되니까 다 떠난 거다. 그래서 힘들었다. 부담도 되고. 혼자 하면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어떤 단계라던가 이런 부분들이 잘 안 되어서 고민을 한 게 현장으로 한 번 돌아가보자. 그래서 당분간은 재충전을 하자는 의미로 다른 일을 해봐야겠다.


그래서 원래 관심있어 했던 것이 여성 노동이었거든. 일하는 여성들 속에 3년 정도 들어가서 한 번 내면을 알아보자, 경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관심이 있다면 일하는 여성들의 빈곤문제 등에 대해서 공부할 생각이다. 당분간 작품활동은 쉴 계획이다.


김: 일단 작품은 아직  안 했고 근데 사실 혜진에게 관심사가 굉장히 많다. 이거다 하는 게 있으면 계속 작업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럼 혹시 속편이 나올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럼 좋지(웃음).


인터뷰 내내 두 감독은 통하는 데가 많은지 기자의 질문에 서로 대화를 풀어나가며 자연스럽게 인터뷰에 임해주었다. 두 감독 모두 당장 계획된 차기 작품이 없다고 말했지만 머지 않아 또 다른 작품으로 인디포럼을 찾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 Project Fil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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