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휴학생이라 시간이 널널하다는 점을 악용, 고작 밥한끼를 미끼로 사용하여 수업좀 대출해달라고 부탁한 J(21)씨가 검거되었습니다.
과목명은 [신의 문제]
그냥 자면 아까울 거 같아서 열심히 들었는데, 오늘의 수업내용은 지질생태학적으로 접근한 신의 존재 증명.
근데 이게 말만 증명이지 -_- 수학과인 내 입장에서는 증명이랍시고 늘어놓는 말들이 실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추상적인 용어들의 정의와 그 비유가 전부인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순간 내 정신은 4차원으로...
신이 존재하고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가정하자. 신이 생명 창조 '행위'를 했다는 것은 신의 입장에서는 생명 창조 '행위'를 용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생명과학기술 발전도 신의 입장에서 충분히 용인될 수 있다.
단, 이 경우 문제가 되는 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행위'의 주체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신의 입장에서 볼 때 주체가 인간으로 바뀐 이 생명 창조 '행위'는
과연 용납될 수 있을 것인가?
"감히 이것들이 간뎅이가 부어서 나(신)에게 이르려 하려 하느냐!!"
라고 신이 노호성을 터뜨릴까?
신은 신만이 펼칠 수 있는 권능을 침해함으로써 신과 동등해지려 하는 인간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주체가 인간으로 바뀐 생명 창조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라는 주장.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신만이 펼칠 수 있는 권능'의 정확한 범위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 인간이 발명하고 향유하고 있는 모든 기술들 중에 생명과학부분만 저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주장 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우주로 떠나려 하는 과학기술은?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내는 의학기술은? 거리를 무시해버리는 통신기술은?
생명들을 컨트롤하는 축산,농사기술은? 인간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안경, 보청기, 의족 같은 것들은? 무수한 생명을 날려버리는 군사과학기술은?
이 외의 여러 기술들이 그 범위 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기는 한가?
이러한 질문들은 신과 인터뷰해보지 않는 이상 대답 불가능한 것들이므로 위와 같은 주장은 불가능하다. 생명과학기술도 허용 가능한 범위 안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면 그만이므로.
누군가가 그러더라. 신의 가장 큰 바람은 그의 창조물들이 그 창조주에 걸맞게 성장해주는 것이라고. 따라서 생명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인간의 창조주를 기쁘게 해 줄 것이라고.
위에서 말했듯이 신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신하고 인터뷰 해봐야만 알 수 있으므로(자신이 신과 직접 대화했다는 광언들은 무시하자.) 이와 같은 주장도 어불성설이다.
여기까지 생명과학기술에 대한 신의 의중에 대해서 신나게 떠들어봤다. 결론은 '신에게 물어보기 전까진 모른다.'
자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조치는? 신과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할까? 그건 가능할것 같지도 않으며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생명과학기술과 마찬가지로 종교인들이 그건 안된다고 ㄹㄹㄹ를 할 것이다.
신과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신의 입장에서 정당한지 그렇지 않은지 따지려 하면.. 아뿔싸! 위에서 주구장창 지껄였던 것과 같은 결론이 나와버리네!
신에게 물어보기 전까진 모른다.
신에게 물어봐도 되는지 신에게 물어보기 전까진 모른다.
오 이런 개떡같은 상황이 있나. 이러면 방법이 없다. 논쟁에서 신을 제외시켜 버리자. 신에 입장에선 그 어떤 주장도 그 근거를 마련할 수 없으므로 논쟁할 의미도 없으며 논쟁을 할 수도 없다.
자 신을 무시해버렸다. 신은 없다. 어? 끝났네.
너무 성급한가? 그러면 뒤로 한발짝 물러나서 이런 결론을 내려볼까.
"생명과학기술 논쟁에서 신이 어쩌고 하는 주장은 무시해도 무방하다. 그것이 찬성이든, 반대이든."
또 다른 생각.
신이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신이 존재하는 시공간과 인간이 존재하는 시공간을 동시에 포함하는 set S가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set S는 물리학 법칙에 대해 닫혀있다.
set S는 우주 전체가 될 수도 있고, 우주보다 넓은 그 무언가가 될 수도 있다.
set S는 물리학 법칙에 대해 닫혀있으므로, 신 역시 인간과 같이 동일한 물리학 법칙에 영향을 받게 된다.
물리학 법칙 중에 상대론이 있다. 내가 물리학을 깊게 공부하지 않아서, 물체가 빛의 속도에 무한히 가까워지면 그 주위의 시간도 무한히 느려진다는 대략적인 개념밖에 알지 못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대략적인 개념만
신에게 적용해 보도록 하겠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신이 영원불멸하다고 가정하자. 여기서 이 영원불멸이라는 것은, 인간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즉, 상대적이다. 유한한 인간의 입장에서 신이 무한히 영원하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신이 무한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래서야 신이 나타난다고 해도 인간들은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나타나자마자 신은 안드로메다 저 넘어에 있을 테니까. 신이 메시아를 만든 이유는 이것 때문이란 말인가? 오 왠지 설득력이 있다. 메시아가 유한한 삶을 산다는 것은 이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만약에 인간이 생명체를 창조해서 영원불멸인 척 행세하고 싶다면, 우리가 무한히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창조물들의 세계를 무한히 느리게 해야한다.
무한히 느리다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어 그럼 인간이 한달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더 빨리 늙는건가? 아쉽게도 인간은 지구 위에 딛고 살아가는 존재이다. 지표 입장에서 봤을 때 움직이지 않는다고 쳐도, 우주 입장에서 보면 지구 위에 붙어서 자전하고,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우리 은하의 중심을 공전하고... 그보다 더 큰 무엇을 중심으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는 중일 것이다.
아, 그러면 새로운 창조물들을 무한히 느리게 만들기 위해선 지구 위에다가 새로운 세계를 놓아둬서는 안된다. 그 어떤 은하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암흑의 우주로 끌고 나오자. (실제로 우주의 70%는 관측이 되지 않는 암흑이다.)
엇 잠깐만. 우리는 대단히 빠르게 움직이는 지구 위에서 살고 있으므로 가만히 있어도 상대적 시간의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가 만약에 공전속도와 자전속도가 지구와 현저히 다른 별에서 생활한다면 우리의 상대적 시간 또한 지구와 다를 것이다. 더 빨리 늙을수도, 더 늦게 늙을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위에서 말한 어떤 은하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움직이지 않는 암흑의 우주에 존재한다면? 그곳의 상대적인 시간은 무한대로 빨라지는가?
시간이 무한대로 빠르다면 그 암흑의 공간은 엔트로피의 무한한 증가로 인해 시공간이 이미 붕괴되어 있는 상태가 아닐까?
오 우리의 창조물들을 그런곳에 데려다 놓을 수는 없다.
존재하지 않는 시공간 위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만약에 존재할 수 있다고 해도(엔트로피는 무한히 증가할 수 없으며, 일정한 상수로 수렴된다고 가정할 시. 사실 이러한 가정도 나의 무지함에서 파생된 것이다. 나는 엔트로피에 대해 엄밀하게 알지는 못한다 -_-) 무한한 속도로 창조물들의 역사가 펼쳐지기 때문에 창조주인 우리는 그들을 관찰하기 매우 어려워진다.
이래선 곤란하다. 설정을 약간 바꿔보자. 암흑의 공간에서 시간이 무한히 빨라지지 않고, 절대영도 -273도씨처럼 일정한 상수값에 수렴하여 빨라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엇 그러면 우리는 절대시간이라는 개념을 떠올릴수 있지 않을까? 상대성이론을 아주아주아주 깊게 공부하다 보면 이러한 것들을 나타내는 수식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시간의 상대성은 무한한 것인가, 아니면 경계값을 갖는가? 아 근데 물리공부하긴 싫다.
개소리의 진수
내가 휴학생이라 시간이 널널하다는 점을 악용,
고작 밥한끼를 미끼로 사용하여 수업좀 대출해달라고
부탁한 J(21)씨가 검거되었습니다.
과목명은 [신의 문제]
그냥 자면 아까울 거 같아서 열심히 들었는데,
오늘의 수업내용은 지질생태학적으로 접근한 신의 존재 증명.
근데 이게 말만 증명이지 -_-
수학과인 내 입장에서는 증명이랍시고 늘어놓는 말들이
실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추상적인 용어들의 정의와
그 비유가 전부인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순간 내 정신은 4차원으로...
신이 존재하고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가정하자.
신이 생명 창조 '행위'를 했다는 것은 신의 입장에서는 생명 창조 '행위'를 용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생명과학기술 발전도 신의 입장에서 충분히 용인될 수 있다.
단, 이 경우 문제가 되는 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행위'의 주체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신의 입장에서 볼 때
주체가 인간으로 바뀐 이 생명 창조 '행위'는
과연 용납될 수 있을 것인가?
"감히 이것들이 간뎅이가 부어서 나(신)에게 이르려 하려 하느냐!!"
라고 신이 노호성을 터뜨릴까?
신은 신만이 펼칠 수 있는 권능을 침해함으로써 신과 동등해지려
하는 인간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주체가 인간으로 바뀐
생명 창조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라는 주장.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신만이 펼칠 수 있는 권능'의
정확한 범위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 인간이 발명하고 향유하고 있는 모든 기술들 중에 생명과학부분만 저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주장 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우주로 떠나려 하는 과학기술은?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내는 의학기술은?
거리를 무시해버리는 통신기술은?
생명들을 컨트롤하는 축산,농사기술은?
인간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안경, 보청기, 의족 같은 것들은?
무수한 생명을 날려버리는 군사과학기술은?
이 외의 여러 기술들이 그 범위 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기는 한가?
이러한 질문들은 신과 인터뷰해보지 않는 이상 대답 불가능한 것들이므로 위와 같은 주장은 불가능하다. 생명과학기술도 허용 가능한 범위 안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면 그만이므로.
누군가가 그러더라. 신의 가장 큰 바람은 그의 창조물들이 그 창조주에 걸맞게 성장해주는 것이라고. 따라서 생명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인간의 창조주를 기쁘게 해 줄 것이라고.
위에서 말했듯이 신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신하고 인터뷰 해봐야만
알 수 있으므로(자신이 신과 직접 대화했다는 광언들은 무시하자.)
이와 같은 주장도 어불성설이다.
여기까지 생명과학기술에 대한 신의 의중에 대해서 신나게 떠들어봤다. 결론은 '신에게 물어보기 전까진 모른다.'
자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조치는? 신과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할까? 그건 가능할것 같지도 않으며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생명과학기술과 마찬가지로 종교인들이 그건 안된다고 ㄹㄹㄹ를 할 것이다.
신과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신의 입장에서 정당한지
그렇지 않은지 따지려 하면.. 아뿔싸! 위에서 주구장창 지껄였던
것과 같은 결론이 나와버리네!
신에게 물어보기 전까진 모른다.
신에게 물어봐도 되는지 신에게 물어보기 전까진 모른다.
오 이런 개떡같은 상황이 있나.
이러면 방법이 없다.
논쟁에서 신을 제외시켜 버리자. 신에 입장에선 그 어떤 주장도
그 근거를 마련할 수 없으므로 논쟁할 의미도 없으며 논쟁을 할 수도 없다.
자 신을 무시해버렸다.
신은 없다.
어? 끝났네.
너무 성급한가?
그러면 뒤로 한발짝 물러나서 이런 결론을 내려볼까.
"생명과학기술 논쟁에서 신이 어쩌고 하는 주장은 무시해도 무방하다. 그것이 찬성이든, 반대이든."
또 다른 생각.
신이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신이 존재하는 시공간과 인간이 존재하는 시공간을
동시에 포함하는 set S가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set S는 물리학 법칙에 대해 닫혀있다.
set S는 우주 전체가 될 수도 있고,
우주보다 넓은 그 무언가가 될 수도 있다.
set S는 물리학 법칙에 대해 닫혀있으므로,
신 역시 인간과 같이 동일한 물리학 법칙에 영향을 받게 된다.
물리학 법칙 중에 상대론이 있다.
내가 물리학을 깊게 공부하지 않아서,
물체가 빛의 속도에 무한히 가까워지면 그 주위의 시간도 무한히
느려진다는 대략적인 개념밖에 알지 못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대략적인 개념만
신에게 적용해 보도록 하겠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신이 영원불멸하다고 가정하자.
여기서 이 영원불멸이라는 것은, 인간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즉, 상대적이다. 유한한 인간의 입장에서 신이 무한히 영원하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신이 무한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래서야 신이 나타난다고 해도 인간들은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나타나자마자 신은 안드로메다 저 넘어에 있을 테니까.
신이 메시아를 만든 이유는 이것 때문이란 말인가? 오 왠지 설득력이 있다. 메시아가 유한한 삶을 산다는 것은 이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만약에 인간이 생명체를 창조해서 영원불멸인 척 행세하고 싶다면,
우리가 무한히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창조물들의 세계를 무한히 느리게 해야한다.
무한히 느리다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어 그럼 인간이 한달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더 빨리 늙는건가?
아쉽게도 인간은 지구 위에 딛고 살아가는 존재이다.
지표 입장에서 봤을 때 움직이지 않는다고 쳐도, 우주 입장에서 보면 지구 위에 붙어서 자전하고,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우리 은하의 중심을 공전하고...
그보다 더 큰 무엇을 중심으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는 중일 것이다.
아, 그러면 새로운 창조물들을 무한히 느리게 만들기 위해선
지구 위에다가 새로운 세계를 놓아둬서는 안된다.
그 어떤 은하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암흑의 우주로 끌고 나오자.
(실제로 우주의 70%는 관측이 되지 않는 암흑이다.)
엇 잠깐만. 우리는 대단히 빠르게 움직이는 지구 위에서 살고 있으므로 가만히 있어도 상대적 시간의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가 만약에 공전속도와 자전속도가 지구와 현저히 다른 별에서
생활한다면 우리의 상대적 시간 또한 지구와 다를 것이다.
더 빨리 늙을수도, 더 늦게 늙을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위에서 말한 어떤 은하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움직이지 않는 암흑의 우주에 존재한다면?
그곳의 상대적인 시간은 무한대로 빨라지는가?
시간이 무한대로 빠르다면 그 암흑의 공간은 엔트로피의 무한한
증가로 인해 시공간이 이미 붕괴되어 있는 상태가 아닐까?
오 우리의 창조물들을 그런곳에 데려다 놓을 수는 없다.
존재하지 않는 시공간 위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만약에 존재할 수 있다고 해도(엔트로피는 무한히 증가할 수 없으며, 일정한 상수로 수렴된다고 가정할 시. 사실 이러한 가정도
나의 무지함에서 파생된 것이다. 나는 엔트로피에 대해 엄밀하게
알지는 못한다 -_-) 무한한 속도로 창조물들의 역사가 펼쳐지기 때문에 창조주인 우리는 그들을 관찰하기 매우 어려워진다.
이래선 곤란하다. 설정을 약간 바꿔보자.
암흑의 공간에서 시간이 무한히 빨라지지 않고, 절대영도 -273도씨처럼 일정한 상수값에 수렴하여 빨라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엇 그러면 우리는 절대시간이라는 개념을 떠올릴수 있지 않을까?
상대성이론을 아주아주아주 깊게 공부하다 보면 이러한 것들을
나타내는 수식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시간의 상대성은
무한한 것인가, 아니면 경계값을 갖는가?
아 근데 물리공부하긴 싫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수업이 끝났다 -_-
그리고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