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즈의 죽음

김정훈2007.05.18
조회446

일요일, 공휴일도 없이 쏘다니다 모처럼 얻은 일요일 오후 시간...

개봉된지 한참된 영화지만 같이 볼 사람이 없었던데다

시간마저 놓치는 바람에 보지 못했던 DVD를 봤습니다.

드디어 봤습니다.

 

재미있더군요...

 

워낙 좋아하는 캐릭터와 씨리즈인데다

브라이언 싱어감독과 악당 렉스 루터로 나온 캐빈 스페이시 역시 무지 좋아하는 관계로, 

상당히 기분 좋게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다 저러다 말이 많은 영화지만 내내 기쁜 마음으로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내용 중에 슈퍼맨이 거의 사망에 이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소위 말하는 '주인공이 저기서 죽겠어?'하는 안이한 생각과

슈퍼 히어로에 대한 뭐랄까 절대적 신뢰같은게 있어서인지 그렇게 긴장이 되진 않았습니다. 

뭐 영화야 그 뒤에 이리저리 해결이 되서 해피엔딩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영화를 보던 중에 문득, 정말로 문득...

얼마 전 만화 속에서 사망한 슈퍼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가 생각이 났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죽음을 피해갈 수 없는 법...

그렇지만 절대 파워, 절대 불명의 슈퍼 히어로들도 죽음이 찾아올까?

가지고 있던 자료들을 이리 저리 찾아보니

의외로 많은 슈퍼 히어로들이 원작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더군요...

 

사진과 그림들은 인터넷 여기저기 돌아 다니는 그림들을 모은 것입니다.

 

1.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1941년 탄생한 마블사의  캡틴 아메리카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큰 인지도가 없지만

미국에서는 슈퍼맨, 배트맨만큼의 인기를 끄는 히어로입니다.

성조기 기반의 디자인과 '아메리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을 상징하는 이미지와 애국주의로 미국에서 특별히 인기를 끄는 것입니다.

이름 때문인지 격투기나 프로 레슬링, 미식 축구 선수 들 중에

이 이름을 쓰는 선수들이 유독 많습니다.

 

그는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특별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인간적인 캐릭터여서 항상 악전 고투하며 악당들을 물리치는데

마블사의 다른 슈퍼 히어로물에 카메오로 가장 많이 출연한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1917년 7월 1일 독립 기념일에 탄생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 캡틴아메리카는

1941년 처음 출간되었는데 히틀러와 나치군을 물리치는 내용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캡틴아메리카는 2007년 3월 7일 발간된 가판에서 죽음을 맞습니다.

미국 내에서 '슈퍼 휴먼 등록법'이라는, 슈퍼 휴먼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등록해야하는

법이 제정되는데 이를 앞장 서서 반대했던 캡틴아메리카가 증언을 위해

맨해턴 연방법원에 출두하다가 반대 입장에 서있던 사람에 의해 저격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향년 89세로 유명을 달리한 것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슈퍼 휴먼 등록법'이란 것이 미국에서 실제로 제정이 추진되었던,

테러 용의점이 있는 외국인의 등록을 목적으로 한 '애국법'을 떠올리게 해서

잠시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은 마블사의 홈페이지에 뉴스 형식으로 생생하게 전해졌으며

뉴욕타임즈, NBC를 포함한 미국의 주요 언론에도 속보 형태로 다루어져

캐릭터의 인기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2. 로빈(Robin)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DC코믹스를 대표하는 배트맨의 영원한 파트너 로빈이

원작 속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1939년 배트맨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등장한 로빈은 범죄자에 의해 가족을 잃고 방황하다

배트맨, 부르스 웨인의 배려로 안정을 찾게 되고

이후 배트맨의 조수겸 파트너로 활동하게 됩니다. 

 

초기의 로빈은 배트맨의 보조적인 역할을 많이 하지만 점차 그 활약이 커져 가면서,

로빈이 납치 당하거나 위험에 처하게돼 배트맨이 구하러 나선다는 설정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러다보니 배트맨의 골수 팬들은 배트맨 특유의 암울한 분위기도 망치고

배트맨을 종종 위험에 빠뜨리고마는 로빈을 좋아할리 없었습니다.

지금 식으로치면 '안티 로빈 까페'까지 생겨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팝아티스트 앤디워홀의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했던 로빈.

로빈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로는 동성애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습니다.

1954년 뉴욕의 정신과 의사 페드릭 워썸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 

만화와 TV씨리즈로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배트맨씨리즈가

'호모들이 함께 살고자 하는 은근한 소망'을 부추기고 있다고 공개적인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어려서 가족을 잃은 부르스웨인이 '남자'인 알프레드 집사에 의해 길러지는 과정에서

그러한 성향이 확립되었으며 로빈이라는 동성애적 상대를 찾아 함께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르스웨인이라는 본질적인 자아와 가면을 쓴 배트맨이라는 히어로 2중의 생활을 하는

배트맨이 그런 성향을 가진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이는 상당히 의도적인 창작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우스운 소리' 정도로 치부해버릴 분석일 수도 있지만

보수적인 분위기에 게이 혐오증이 팽배해 있던 1950년대의 미국 분위기로 봐서는

자칫 씨리즈의 운명을 결정짓는 험악한 공격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씨리즈와 만화에서 로빈이 상당 기간 빠지기도 했고

결론적으로는 실패이지만, '여성'인 배트우먼과 배트걸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배트맨 만화 속에서 로빈이 죽는 상황은 여러번 반복되어 나옵니다.

항상 본의 아닌 실수를 하게 되어 종종 배트맨을 위험하게 만드니

그를 미워하는 팬들이 차라리 없어져 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1989년 DC 코믹스는

로빈이 배트맨 최고의 악당 죠커에게 납치당할 것이라고 예고를 하고

설문 조사를 했는데 상당수의 독자들이 로빈을 죽일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만화의 내용에서

죠커는 로빈에게 AIDS 병균이 든 주사를 놓고 잔인하게 살해하게 됩니다.

 

원작 만화 속에서 로빈은 3번이 바뀝니다.

딕 그레이슨(Dick Grayson)과 제이슨 토드(Jason Todd), 팀 드레이크(Tim Drake)

3명인데 2번째 로빈 제이슨 토드가 죠커에게 살해 당했다는 설정입니다.

원조 로빈 딕 그레이슨은 '나이트윙(Nightwing)'이라는 가면을 쓰고 배트맨을 돕습니다.

 

3. 슈퍼맨(Superman)

 

감히 슈퍼 히어로 중의 슈퍼 히어로라 말할 수 있는 슈퍼맨도

원작 만화 속에서 사망하고 장레식까지 치른 적이 있습니다.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쫄쫄이 바지 위에 팬티를 덧입은 우스꽝스러운 패션의 슈퍼맨은

그 센스 없는 의상 외에는 나무랄데 없는 능력을 갖춘 슈퍼 히어로입니다.

1938년, 죠슈스터와 제리시걸이라는 10대 만화가들에 의해 창작된 슈퍼맨 캐릭터는

단돈 500달라에 그 판권이 팔렸다고 합니다.

그 인기가 이렇게까지 커질줄을 몰랐던 '어린' 만화가들은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며

소송까지 걸었지만 권리를 되찾아 오는데 실패하고 맙니다.

많은 미국의 경영학자들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해 저지른 금세기 가장 큰 실수 중에

하나로 항상 언급을 하고 있는데 당사자들의 속은 어떻겠습니까?

 

슈퍼맨은 클립톤 행성이라는 먼 별에서 온 외계인이지만 인간과 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고 품성 또한 그 어느 히어로 못지 않게 착합니다.

평소에는 클라크라는 이름으로 데일리 플래닛사의 기자로 활동하지만

'사건'이 터지면 슈퍼맨으로 날아 오릅니다.

예전에는 공중전화 박스를 주로 이용했는데 휴대전화가 일반화되면서

박스가 줄어들어서 걱정일듯 싶습니다.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만화에 등장한 슈퍼맨의 장례식 장면입니다.

슈퍼맨을 죽음에 이르게한 적은 '둠스데이(Doomsday)'라는 외계 생명체입니다.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1992년 발간된 슈퍼맨 : 강철의 사나이에 등장한 둠스데이는

지구 시간으로 수천년전 클립톤 행성의 과학자 버튼의 유전자 배양으로 만들어졌는데

몸의 상당 부분이 슈퍼맨에게 치명적인 클립토나이트로 구성되어 있다는 설정입니다.

 

포악한 성격에 상대방을 파괴시킴으로써 희열을 느끼도록 키워진 둠스데이는

자신의 창조자마저 살해하고 전 우주를 돌아다니며 악행을 일삼다

지구로 온 후 파괴를 일삼다 이를 저지하는 수많은 슈퍼 히어로들을 무력화시킵니다.

 

마지막에는 메트로폴리스를 배경으로 슈퍼맨과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도시 전체가 초토화가 됩니다.

 

연인 로이스 레인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던 슈퍼맨은

이 자리에서 둠스데이를 처치하고 세상을 구하지만 자신도 숨을 거두게 됩니다.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슈퍼히어로즈의 죽음

 

비오는 날, 슈퍼 히어로들이 관을 이끌며 영웅의 장례식을 치루어 주지만

세상은 큰 슬픔에 빠지고 맙니다.

 

이 외에도 몇몇 슈퍼 히어로들이 원작 속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만화라는 창작물 속에 등장하는 죽음이다보니 본질적인 상황이라기보다는

작품의 흐름에 따른 작의적 의도가 없지는 않습니다.

억지 설정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도 있고

인기를 끌기 위한 충격 요법이란 전술적 측면도 엿보입니다.

 

그런 문제를 떠나서 이들 슈퍼 히어로들조차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이라는  

명제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가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이

글을 쓰는 내내 가슴 속에 남음을 느낍니다.

 

-네이버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