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조동완2007.05.20
조회21
권정생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최병수作


 

선생님 좋으세요?
전우익 선생님과 이오덕 선생님을 만나셨잖아요.

그런데 선생님, 왜 그렇게 가난하게 사셨어요?
전에 선생님의 '몽실언니'가 테레비에 나오면서 받은 돈도
고스란이 어린이 문학협의회에 내놓으셨드랬잖아요.
왜 그렇게 남김없이 주려고만 하셨어요?

선생님의 책이 <느낌표>에 방영되면 베스트 셀러가 될텐데도
아이들이 책방에서 스스로 책을 고르는 행복을 빼앗는다고
테레비에 나오는 것을 나무라기도 하셨죠.

선생님은 늘 돈보다 생명을 먼저 생각하셨어요.
그리고 세상에 천하고 버림받는 편에 늘 그렇게 힘겹게 서계셨죠.
'강아지똥' 이야기도, 선생님 방에 생쥐들을 그냥 냅두신 것도,
미물들이라도 그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야한다고 하신 것도
생명의 가치를 아셨던 선생님 삶의 실존이었습니다.

조탑동 마을 교회 종지기를 하시면서 쓰신 글들은
세상 어두운 곳에 희망을 쏘아올리신 선생님의 분신입니다.
오래전, 이현주 목사님이 쓰셨던 글이 생각납니다.
'강아지똥'이 월간 기독교교육의 제1회 아동문학상을 받았을 때였어요.

"그 상을 받으러 상경했을 때였다.
틀림없이 장터 행상에서 샀을 허름한 코트를 목이 긴 털 셔츠 위에 걸치고
무릎이 벌쭉하니 나와 종아리가 다 드러난 검정 바지에 검은 고무신을 신고 있었다.
그것은 빳빳한 와이셔츠 깃 아래 어지러운 무늬의 넥타이를 매고
윤이 나도록 손질한 가죽구두를 신은 서울 놈들에게 통괘한 일격이었다."

선생님의 동화는 고스란히 당신의 삶에서 나온 것이고
얼빠진 어린이 문학에 우리들의 삶과 정신을 되살려 놓은 것이었어요.
이오덕 선생님도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가 생명의 소중함과
폭력에 대한 저항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셨었죠.

"한번은 찾아갔더니 교회를 둘러쌌던 탱자나무 울타리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시멘트 벽돌담이 높이 둘러쳐 있고 커다란 철대문이 잠겨 있어 몹시 서운했다.
교회 앞 마당에 서 있던 몇 그루 커다란 참나무들도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교회에서 새마을 운동을 한다고 그리한 것이란다.
권 선생이 나무를 베지 말라고 아무리 호소해도 소용이 없었다.
마지막에 어린 대추 나무 하나가 남아있는 것마저 톱으로 베고 있는 것을
권 선생이 그 대추나무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바람에
할 수 없이 톱질을 그만 두더라는 것이다.
그 대추나무를 살펴보니 밑둥치에 정말 톱으로 반쯤 베다만 흔적이 보였다."

선생님은 생명에 대한 사랑을 말로만 한것이 아니라
마음과 몸으로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문학으로 실천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니 선생님은 어떤 종교인 보다 신앙인 보다 예수의 삶을 실천하신 거죠.
이제 선생님은 이 땅을 떠나 갔어도 선생님이 남긴 동화속에
생명을 위해 남김없이 주셨던 선생님의 정신이 부활하여 전파될 거에요.

왜 그렇게 남김없이 주려고만 하셨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