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떨어진 피아노 - 1

안병희2007.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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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진 피아노 - 1

 

1987년... 어느 날...얼굴은 오래도록 씻지 않은 듯 때가 꼬질꼬질하고, 옷도 누더기 옷 아니, 그 보다 더 거지같은 차림의 한 이름 모를 꼬마 아이가 있다. 꼬마 아이가 말했다.

“엄마! 엄마! 난 왜 아빠가 없어?”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아줌마가...”

꼬마는 금세 표정이 어두워 졌다.

“아줌마는 니 엄마가 아니야...”

“다른 할머니들이 그랬어... 엄마가... 나를 낳아서 키웠다고... 낳아서 키운 사람이 엄마랬어!”

“아니야... 넌 나와 피가 하나도 섞이지 않았어... 피가 달라서 엄마라고 할 수 없어...”

“엄마가 나 낳았는데? 근데, 피가 다르다구? 내가 아무리 어려두 그런 건 알아요. 그런 건 있을 수 없다는 걸...”

“꼬마 아이는 울먹이며 방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좁은 골목을 향해서 뛰어 내려간다. 아이의 눈엔 8살짜리 꼬마가 흘릴 눈물이 아닌... 8살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눈물이 내렸다.

“수아야!!!”

그 아이의 이름은 수아. 예쁜 아줌마의 눈에서도 눈물이 난다. 그대로 주저앉아서 큰 소리로 운다. 그 때 동네 할머니 한 분이 우는 예쁜 아줌마를 보고 다가와서 말했다.

“아...아니? 수아 엄마? 와 우노?”

“수..수아가 집을 나갔어요...”

“아이고! 이를 우짜노.”

“찾으러 가야겠네요.”

“그 몸으로 어델 댕길라고! 앞도 몬 보는 사람이...”

예쁜 아줌마는 아무 말도 못한 채로 흐느낀다.

“수아는... 좀 있음 올끼다^^ 한번 두번 있는 일도 아이고...”

“... ...”

“니 시방 또 그 일 때문에 싸운기가?”

“예...예...”

“하이고...고마...엄마라 부르게 나또라. 안즉 알라인데 우째 그런 고통을 주노.”

“그...그래도...”

“내가 엄마라캐도 댄다꼬 캐따 마!”

“아주머니!”

“와! 지 배로 낳아가 젖 믹이고 키았으면 엄마지 머고?”

“그...그래도 제 아들이 아닌걸요?”

“또! 또! 피 때문에 카나? 그 놈의 피타령 그만해라 마! 요새 입양해서도 많이 키우는 시상인데... 니는 우째 그라노 참말로 답답데이...”

“... ...”

할머니는 화난 모습으로 말을 잇는다.

“이제... 수아 아바이... 어마이... 죽은지도 8년이고... 니 자식이라캐서 욕 할 사람 음따.”

“제가...제가 걱정하는 건...저 같은 여자가 수아 엄마라고하면 수아 미래가... 수아가 부끄러울까봐...”

“아이고... 니가 어때서? 니 만한 어마이도 드문기라.”

“아...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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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한 여자와 남자... 그리고 흰 까운을 입은 아마도 의사인 듯한 사람이 앉아 있다.

남자가 말했다.

“저기... 의사 선생님... 무슨 문제가 있길래...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겁니까?”

의사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부인께서 문제가 있으십니다... 뭐라고 위로를 해드려야...”

“아..아니! 제가 뭐가 문제인가요? 네? 선생님!”

“사실대로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남편 분과 부인의 정자, 난자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그런데 부인의 자궁이 아이가 자랄 수 있는 조건이 아닙니다. 비정상적이지요...”

남자가 말했다.

“선생님... 저... 정말로 방법이 없습니까?”

“딱히... 현대 의술로는...”

의사는 미안해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때 아내 되는 여자가 의사선생님의 다리를 붙잡고 통곡하며 말했다.

“선..서..선생님... 제..제발 부탁드려요... 어떤 방법이라도 좋으니 제발 아이만 가지게 해주세요.”

“여보! 왜... 왜 그래... 방법이 없으시다 잖아. 이러지 말고 일어나! 아이는 입양해도 되잖아...”

그 때 의사가 말했다.

“바... 방법이...”

두 사람은 의사에게 시선이 가고...

“바... 방법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네? 바..방법이 있다구요? 가르쳐주세요! 뭐..뭐든 다 하겠습니다.”

아내는 기쁜 듯이 소리 쳤다.

“그..그런데... 그건 법적으로도 위반이고... 돈도 많이 필요로 합니다...”

“사...상관없어요! 뭐..뭐든 다 할께요! 제발요...”

“대.대리모라는 겁니다....”

“대...대리모요?”

“네... 대리모... 두 분은 정자와 난자는 이상이 없기 때문에 두 분의 정자와 난자를 인공 수정시켜 대신 아이를 낳아 주는 자궁이 건강한 여성의 자궁에 착상 시키는 거죠. 저희... 병원에 적합한 처녀가 있긴 하지만 응해 줄지는...”

그 처녀는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 이였고, 눈 수술을 할 돈이 없었다. 그녀는 부부의 대리모 출산에 동의하고, 수술비를 받았다. 하지만 출산을 얼마 남기지 않고, 교통사고로 부부는 죽게 되고, 그 처녀는 아이를 자기가 대신 키우겠다며 아이를 낳았다.



1980년 12월 17일... 그렇게 수아는 태어났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그 날에 수아는 태어났다. 수아는 미쳐 다음 해를 준비하지 못한 채로 태어났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수아는 이겨 낼 수 있을까?


며칠 뒤 한 남자가 그 처녀의 병실로 들어왔다.


“누구세요?”

“나...나야...”

“오.오빠? 오빠구나? 오빠야?”

“그.그.그래그래... 힘들었지?”

“으응^^”

“병원에서 보름정도 지나서 눈 수술하겠데... 좋지?”

“... ...”

그 처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왜...왜 그래? 지인아?”

“오빠... 나 수술 안할까봐...”

“... ...”

“미..미안해...오빠...”

“왜.왜!”

“나... 저 아이... 불쌍한 아이... 내가 키우고 싶어...”

“걔.걔를 왜.왜! 니가 키워?”

“불쌍해... 불쌍하잖아? 그럼 누가 키우는데?”

“아.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그게 수술이랑 무슨 상관인데?”

“돈이 없잖아. 수술비로 키워야지... 앞도 못 보는 내가 어떻게 돈을 벌어...”

“내.내가 벌어 키울께! 넌 희망이 있다 잖아. 수술하면... 수술하면... 다시 볼 수 있다구!”

“오...오빠가? 오빠가? 오빠도 앞도 못 보는 바본데! 바보.바보잖아! 근...데... 어떻게?”

“미...미안해... 지인아... 우리 지인이... 수술하면 멋진 남자한테 시집가야 되는데...헤...”

“괜찮아... 오빠... 고.고마워어...정말루...”



두 남매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러나 두 남매는 서로 우는지 알 수가 없다. 볼 수가 없어서, 그렇게 소리 없는 고통이... 한 참을 흘렀다...


“가만? 오빠^^ 우리 아기 이름을 뭐로 하지?”

“이름...이라구?”

“오빠! 내가 생각해둔 게 있어!”

"뭔데?“

“수.아.^-^ 이수아!”

“수아? 여자 이름 같은데...?”

“아.아냐! 내가 얼마나 생각해서 지은 건데... 뜻은 말야^^ 守지킬(수)에 娥예쁠(아)야^^”

“음... 예쁜 것을 지킨다? 뭐 그런 뜻인가?”

“으응! 그거야^^ 우리 수아는 나중에 꼭 커서 이 세상에 꼭 필요한 것들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을 지키는 그런 사람이 되라고 지어주는 이름이야^^ 자기가 사랑하는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을 하나도 잃지 않고 지켜내는 수아가 되라고...”

“후훗... 그래! 이.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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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달린 지도 얼마나 지났을까? 아무 생각 없이 달린 수아는 동네 어느 초등학교까지 왔다. 수아는 이 곳에서 혼자 종종 놀기도 한다. 수아에겐 친구가 없다. 또래 아이들은 그저 수아를 더러운 거지정도로 취급한다. 수아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았다. 같이 놀고 싶다는 수아의 표정... 하지만 그 애들은 매일같이 수아를 때리고 괴롭히는 아이들이다. 수아는 때리는 방법을 모른다...


“야! 저기 거지 또 왔어!”

“으헤헤~ 그래 거지다. 거지! 거지야~”


그 악동들이 수아를 향해 점 점 다가 왔다. 수아는 두려웠다. 또 맞을까봐. 두려웠다. 하지

만 같이 놀 수도 있다는 생각에 또 한편으로는 기뻤다. 수아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안녕?^^”

“안녕? 너 지금 안녕이라고 했어?”

악동들 중 한 꼬마가 수아에게 인상을 쓰며 말했다.


“너! 거지지? 일로 와봐~ 먹을꺼줄게^^”


그 때 멋진 옷을 입고 머리에도 윤기가 나는 한 눈에 봐도 부잣집 아들인 듯한

한 아이가 학교로 급히 뛰어갔다.

“누나! 연이누나! 어딨어!”


막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나왔다. 아이들은 저마다 웃으면서 집으로 갔다.

“어~ 주효야! 누나 마중 왔어?”

“아. 아니-_- 내가 왜?”

“그럼 왜 왔는데!”

“히*^^* 연이누나 데리러~♡"

"참... 누가 친누난지... 너희들끼리 잘 먹고 잘 살아! 흥~“


주효의 누나란 아이는 친구들과 훌쩍 가버리고, 주효는 연이누나란 아이를 기다리는지 혼자서 교문에 서 있었다. 주효는 악동들에게 맞고 있는 수아를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