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공을 들여 벽을 덧입혔던 꽃무늬 천조각들이

유순희2007.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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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우내 공을 들여 벽을 덧입혔던 꽃무늬 천조각들이 보이지 않는 길고 긴 눅눅함에 의해 힘없이 주저 앉았다.

나 또한 저런 천조각이지 않았을까?

단단하게 풀칠을 하고 그위를 뜨거운 열기로 다려도 알게 모르게 젖어든 그 어떤 슬픔으로 인해 끝없는 나락으로 내달리는 한낮 네모난 천 조각...둥근 모양이었다면 어디든 붙어 있어도 표나지 않았을텐데...

 원상복귀 시키려고 애써 다림질을 해대도 네 귀퉁이가 어긋나 맞지 않는다. 슬픔이란 그런 것일 거야... 허우적대다 내 모습마저 잃어버리는...어쩌면 다시는 본래의 모습을 찾지 못하는...깊고 깊은 늪.

 짤막해져 귀퉁이가 허옇게 드러나는 벽을 바라보며 내게 달라붙어 있던 벽으로부터의 끈적거림을 소름 털듯 털어 버리려고 난 열심히 마음으로부터 글자를 모은다. 유일한 내 방어의 수단이었던 글자... 하나 하나가 모이면 진심이되고 그 진심은 언제든 통하리라 믿었던 그래도 착한 시절이 내게 있었으니...이제 내 가여운 슬픔은 그만 접어두고 마음으로부터 창을 열어 반가운 햇살을 가득 쏟아부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늘 같은 모습일 필요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