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심을 잃은 사회

최호정2007.05.21
조회40

다음의 이야기는 어떤 잡지의 내용이다.

 

1996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중교통국에서는

아주 특별한 퇴직 행사가 열렸다.

주인공은 지난 81년 동안 이 회사에서 일해 온 아서 윈스턴.

그날은 그의 100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100년 전 남부 오클라호마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버스 운전기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인종차별이 심한 1920년대 미국에서 흑인인 그에게

그 꿈은 멀기만 했다.

 

그러다 열여덟살 되던 해에 당시 퍼시픽전철이었던 로스앤젤레스 대중 교통국에 입사할 수 있었다. 버스를 깨끗이 닦고 기름을 치는 단순한 일이었지만  그는 꿈을 이룬 듯 성실하게 일했다.

늘 새벽 6시이면 어김없이 출근했고, 단 하루도 결근하지 않았다.

 

아니, 딱 하루 병가를 낸 적이 있다.

그날은 1988년 어느 월요일, 지난 토요일에 아내 프랜시시를 먼저 떠나보냈기 때문이다. 그에게 직장은 네 아이를 키우고,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삶과 함께 한 평생의 동반자였다.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그를 '세기의 일꾼'으로 표창했다.

 한 사람이 같은 직장에서 몇 십 년 동안 신임을 받으며 나이가 들어서도 열성적으로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에 모두가 놀랐다.

로스앤젤레스 대중교통국은 1997년 그가 담당하던 5구역을 그의 이름을 따서 '아서 윈스턴 구역'이라 이름 붙여 줬다.

 

100세의 나이로 생일날 퇴직하는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범한 버스 수리공인 나에게 이런 특별한 일이 일어나다니,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쉬지 않고 움직일 거예요. 내 나이에 앉아 버렸다가 못 일어서면 큰 일이니 말이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참으로 여러가지다.

버스수리공일일지라도 참 " 오래 " 일 할 수 있는 고용안정과

그런 하찮은 일을 하더라도 거리의 자신의 이름을 명예롭게 남길 수 있는 " 사회적 인식"

그리고 무엇보다 나이듦에도 자신의 "일" 의 가치와 소중함을  아는 정신적 젊음...

기타등등...

물론 아주 극소수의 인물 이야기고 그래서 더욱 빛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우리가 사는 사회는 선진국의 모형을 따라 진화하려고 애쓰고

발전하기 위한 부작용까지도 무릎쓰고 가속을 붙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지고 있는 것을 잃는다면 과연 얻는 것의 가치(?)는 의미가 없어지지 않을까?

 

누가 그랬던가?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 "

 

나는 한 중학교 특활교육에 외부강사로 수업을 진행했었다.

낯설은 선생님과 여러반이 섞여 있어 그런가 분위기는 대체로 싸~~~했다.

물론..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위치보다는 남의 평가를 먼저 하려는 행태가

어린학생들한테까지 전파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학교수업과는 달리 자율적인 수업형태를 유도해야 하는 프로그램을 무시하고

분위기가 분위기인상... 어느정도는 리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몇명의 학생을 지목하고 발표하고... 그중에 조촐한 시상을 함에도

학생들은 흥이 나지 않았던가보다.

상을 받는 학생들은 즐거워 했지만 누구하나 손바닥 몇번 치는 것에도 인색했었다.

그저 우리는 학생들이 지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박수를 쳐주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자기수준(?)으로 남을 평가하는 습성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누구도 일정한 수준(?)으로 남을 평가하기 위한 자신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평가하고

아이들이 어른을 평가하고

국민이 정치가를 평가한다.

 

하지만 그 평가가 옳바르다면 무엇이 문제겠는가? 

서로 뜯고 헐뜯고 깍아내리는 것만이 노력하지 않는 자의 합리화로 만들어낸 평가라면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쇠퇴로 가는 길일 것이다.

 

나는 그 말 한마디에 우리사회가 얼마나 남과의 관계에 대해

맹목적인 경쟁심만 강요당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뭇 선생님의 위치라는게 부끄러워 졌다.

다행히 교육부소속이 아니지만....

 

존경받지 못하는 선생님과 존경할 수 없는 선생님

그리고 존경할 수 없는 어른들에게서

아이들은 존경심을 배우지 못한것 같았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존경심조차 나누지 못하고 있었다.

우정도... 나눌 사랑도 없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 ....

나는 그 학생의 단순한 말로 인한 충격을  가다듬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