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뉴욕 시 보건당국이 2만4천 개의 레스토랑, 음식 노점상, 출장요리업체의 트랜스지방 사용을 금지했을 때 나는 거의 쓰러질 뻔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내게 무엇을 먹거나, 먹지 말라고 얘기할 때마다 겪는 현상이다. 이번에는 완전히 쓰러지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트랜스지방이 실제로 몸에 좋지 않다는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파이는 어떤가? 파이를 떠올리자 정말 화가 났다. 트랜스지방 금지조치는 근본적으로 파이 크러스트와 파이 자체를 금지하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파이는 만족스러운 삶의 필수요소다. 파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다!
나는 하버드 공중위생 대학 영양학과의 월터 윌렛 박사와 그의 동료들이 모든 식품들 중에서 트랜스지방이 우리의 심장과 혈관에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한 첫 논문을 발표했던 90년대 중반부터 대부분의 트랜스지방을 피해 왔다. 트랜스지방은 정말 최악이다. 내 경험상 윌렛 박사팀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면 그런 무시무시한 경고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는 의학 연구실이 아니다. 우리는 육체적 강제력에 대한 독점권을 정부에 부여했다. 대신 정부는 무언가를 퇴출하기 전에 한 편 이상의 논문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그 무언가가 천국에서의 피크닉과 맞먹는 풍요로운 간식거리들-예를 들어 파이와 피자, 프라이드 치킨, 도넛, 프렌치프라이, 엠파나다(저민 고기·야채·과일 따위를 넣은 중남미의 파이), 햄버거 빵, 쿠키와 크래커, 팬케이크와 머핀, 특히 패스트푸드점에서 제공하는 그런 종류의 음식들-일 경우엔 더욱 그렇다.
어느 날 점심 무렵 파트타임으로 나를 도와주고 있는 지니가 파파이스가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그녀의 필라테스 교실 아래층에 파파이스 매장이 있는데, 그녀는 집에 가는 길에 자신과 남편 제이와 아들 오스카를 위해 한 상자 가득 프라이드 치킨을 사가지고 가곤 한다. 그녀의 가족들도 모두 파파이스를 최고로 친다. 그래서 우리는 그날 점심으로 파파이스 한 상자, KFC 오리지널 한 바구니, 그리고 KFC 엑스트라 크리스피 한 바구니를 주문했다. 그렇다. 파파이스는 정말 최고였다. 아주 바삭하면서도 기름기가 없고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바싹 튀긴 맛이었다. 두 가지 스타일의 KFC는 모든 면에서 파파이스보다 한수 아래였지만 맛은 있었다. 세 가지 모두 가장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키운 닭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약을 먹이고, 불구로 만들고, 좁은 공간에 가둬놓고, 배설물이 가득한 환경에서 키운 그런 닭 말이다. 그러나 이 중 어떤 것도 우리의 보건당국을 괴롭히지는 않는 것 같다. 그들이 견딜 수 없는 건 그 닭들을 트랜스지방이 함유된 기름에 튀겼다는 사실뿐이다.
나는 일 년에 겨우 2~3번 정도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치킨을 먹는다. 하지만 정부가 이런 즐거움을 빼앗아가길 원치 않는다. 왜 그들은 내게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스스로 결정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단 말인가? 덴마크에서는 아주 차분하고 친절한 접근 방식으로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낮췄다. 덴마크인들은 2003년 법률이 통과되기 오래전에 이미 거의 제로(맥도날드에서도)에 가까운 트랜스지방을 소비했다. 나는 보건당국 사람들에게 무엇을 먹으라고 얘기할 생각은 꿈에도 없다. 그러므로 그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을 돌려주어야 한다. 정부가 관여할 정도로 내 선택이 너무나 비이성적이고 자기 파괴적이 아닌 한 말이다. 블룸버그 시장과 마찬가지로 나도 매일 미래의 장기적인 건강과 현재의 즐거움을 비교하면서 계산을 하며 살고 있다. 그는 건강중독자라고 한다. 그가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 더 오래 살기 위해 평생 식도락을 포기하기로 했다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나는 보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내 삶의 균형을 맞출 것이다. 삶의 유일한 목표가 장수는 아니지 않나.
나는 최근에 미국 비만협회에서 발간된 지방에 대한 회보에서 놀라운 문장을 보았다. “부드럽거나 크림 맛이 풍부한 음식은 피하라… 그 안에는 건강에 좋지 않은 지방이 가득할 것이다.” 나는 눈을 비비고 그것을 다시 읽었다. 그들은 분명 이 글을 쓸 때 글쓴이와 편집자가 포도당으로 인한 정신적 혼란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각주를 빼먹었을 것이다. “부드럽고 크림 맛이 풍부한 음식을 피하라….” 머리가 어지럽고 숨쉬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블룸버그 시장은 이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그가 나를 대신해 내 식단을 결정할 자격이 없지 않은가. 그러나 성숙한 태도로 곰곰이 따져 본 후 나는 뉴욕 시의 트랜스지방 금지에 대한 나의 반응이 너무 지나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이처럼 질병을 일으키고 건강에 해로운 트랜스지방이 어떻게 우리가 먹는 식품에 들어가게 되는 것일까? 대부분의 트랜스지방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다. 공장에선 아주 질이 좋은 고도불포화 식물성기름에 수많은 작은 수소 원자를 첨가한다. 이 수소 원자는 지방산 고리의 탄소 중추에 달라붙어 그것을 ‘부분적인 불포화’ 혹은 ‘부분적인 수소화’ 지방산으로 탈바꿈시킨다. 그로 인해 생긴 지방은 실온에서 반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 아주 편리하다. 즉 상하거나 썩을 확률이 낮아져서 그것으로 만든 포장된 쿠키, 크래커, 프레즐 등의 유통기한이 길어지게 된다. 그리고 음식을 튀길 때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돈도 많이 절약된다. 게다가 액체기름보다 음식을 더 바삭하게 튀겨준다. 이런 기름은 냉동할 필요도 없고 반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다양한 온도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과학의 기적처럼 들리지 않는가. 과거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포화동물성기름과 트로피칼오일과 달리 해가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트랜스지방이 함유되고 부분적으로 수소가 첨가된 식물성기름은 2차 대전 당시 부족했던 동물성지방, 특히 버터의 대체품으로 미국인의 식생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마가린이 큰 인기를 끌었고, 70년대와 80년대에 월터 윌렛과 그의 동료 프랭크 색스 같은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버터를 마가린으로 바꾸도록 권장하기도 했다. 가정에서 사용되던 라드(돼지기름)나 소기름 같은, 실온에서 고체 상태인 동물성지방은 크리스코(Crisco)-파이 크러스트를 포함해 튀김과 제빵에 흔하게 사용되는 식물성 기름-같은 쇼트닝으로 대체되었다. 이제 우리는 마가린과 크리스코가 트랜스지방으로 가득 차 있고 그 트랜스지방이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평생 동안 크리스코를 먹어온 것이 돼지기름과 소기름, 닭기름과 오리기름을 먹은 것보다 내 심장과 혈관에 더 해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여전히 힘들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다. 비로소 나는 전통적인 남미 요리의 뛰어남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세상을 떠난 에드나 루이스의 조리법을 통해 라드와 베이컨 향이 나는 버터의 혼합물로 닭을 튀기는 법도 배웠다. 그리고 부드러운 밀가루와 라드로 비스킷을 만들어 그 위에 시럽을 펴바르고, 라드와 버터로 파이를 만들어 그 안에 여름 과일을 채워 넣는 법도 배웠다.
그렇다면 트랜스지방은 어떤 해를 미치는 걸까? 먼저 잠깐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상기해보자. HDL은 고밀도 지단백질(High-density Lipoprotein)의 약자로 좋은 콜레스테롤을 의미한다. 그리고 LDL은 저밀도 지단백질(Low-density Lipoprotein)의 약자로 나쁜 콜레스테롤을 의미한다. 총 콜레스테롤의 수치는 저밀도 지단백질 대 고밀도 지단백질의 비율보다 덜 중요하다. 이 비율은 심장병과 조기 심장마비-70세 이전에 발병하는-의 훌륭한 사전 지표다. 그런데 트랜스지방은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주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춰준다. 이것은 LDL/HDL 비율에 가장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트랜스지방 다음으로 좋지 않은 것이 포화지방-동물성지방과 트로피칼오일-이다. 이것은 HDL 수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LDL 수치는 높인다. 이것이 두 콜레스테롤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트랜스지방만큼 나쁘진 않다.
그 다음으로 올리브오일 같은 단일 불포화 기름과 옥수수기름, 해바라기기름, 콩기름 같은 일반적인 모든 식물성 기름을 의미하는 고도불포화기름이 있다. 이것은 LDL 수치는 낮춰주고 HDL의 수치는 충분히 높여준다. 이 모든 것이 LDL/HDL 비율을 낮추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 말은 고도불포화 식물성기름이 많이 함유된 고지방 식단은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저지방 식단보다 낫다는 걸 의미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주로 기름진 생선에서 발견되는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식단이다. 위의 내용을 암기해두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뉴욕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부분적으로 수소가 첨가된 기름을 중단하고 천연 식물성기름과 생선기름만 먹는다면 수많은 조기 사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이 금지하고 있는 건 레스토랑에서 팔고 있는 음식에 포함된 인공적인 트랜스지방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가 레스토랑, 그 중에서도 튀기고 굽는 것이 전문인 패스트푸드점에서 섭취하는 트랜스지방이 총 트랜스지방 섭취량의 1/3 정도라고 추측하고 있다. 나는 패스트푸드를 거의 먹지 않고, 달콤한 전분 튀김 식품군의 지존이라 할 수 있는 튀긴 도넛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트랜스지방이 고급 레스토랑 주방까지 침투했을 거라고 믿지 않기 때문에 보건 당국이 내게 어떤 친절을 베풀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트랜스지방이 사람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자연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천연’ 혹은 ‘반추동물’ 트랜스지방은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들(예를 들어 소)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들의 위에 살고 있는 혐기성 세균(산소가 없거나 산소 농도가 낮은 곳에서 서식하는)이 여물 속의 지방산을 소화해서 천연 트랜스지방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 우유와 고기 속에도 그것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먹는 트랜스지방의 21%가 어떻게 우리의 식단에 들어가게 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아, 나는 기뻤다. 뉴욕 시 보건당국이 아무리 강압적이라 해도 우리 식단에서 반추동물 트랜스지방을 제거할 수는 없다. 뉴욕 시로 들어오는 모든 유제품을 금지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게 되면 전체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컴퓨터를 통해 이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조사하면서 인공 트랜스지방과 반추동물 트랜스지방이 똑같은 화학 구조를 갖고 있다 해도 반추동물 트랜스지방이 심장마비에 걸리거나 그 과정에서 죽을 확률을 증가시키지는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조사는 여전히 미비하다. 아무도 그 해답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걸까?
10년 전에 내 유전적 구조와 포화지방산에 대한 습관적인 무관심 때문에 내 콜레스테롤 수치는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는 채식주의자가 되었고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았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는 변하지 않았다. 리피터(Lipitor: 고지혈증 치료제)를 알게 된 것도 그때였다. 복용량의 두 배를 먹자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범위로 낮아졌고, LDL/HDL 비율에도 기적이 일어났다. 더 이상 걱정할 것도 신경 쓸 것도 없었다. 내가 무엇을 먹든 트랜스지방도 동물성지방도 내 LDL과 HDL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하지만 윌렛의 심층 연구는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의 연구팀은 트랜스지방으로 인한 콜레스테롤 수치의 변화가 트랜스지방 섭취와 연관된 조기 심장병 증가의 모든 원인은 아니라는 걸 밝혀냈다. 그렇다면 트랜스지방은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심장과 혈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혈압을 높이거나 혈전 증세를 악화시키거나 혈관 염증을 일으키거나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들거나 인슐린 저항을 증가시키는 식으로 말이다. 현재 분명한 것은 트랜스지방이 혈관 감염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 단계가 지나면 결국 혈관이 막히게 된다.
좋다. 나는 포기했다. 약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트랜스지방이 풍부한, 부분적으로 수소가 첨가된 기름을 내 삶에서 제거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지지할 것이다. 트랜스지방이 몸에 치명적이라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FDA가 관료주의적인 태도로 질질 끌고 있는 것이 의아할 정도다. 현재 미국 행정부는 트랜스지방 문제를 지구 온난화와 허황된 위협들과 같은 범주에 넣고 있는 건 아닐까?
뉴욕 시 보건당국은 두 가지 데드라인-튀김기름의 경우 2007년 7월 1일, 대체가 좀더 까다로운 제과용지방은 2008년 7월 1일-을 정했다. 미국의 대형 패스트푸드점들은 트랜스지방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예감하고 이미 그 대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경이로운 파파이스 점심식사 후에 나는 방금 먹은 내용물들을 체크해 보았다. 트랜스지방으로 가득한 KFC와 달리 파파이스 4조각엔 트랜스지방이 겨우 1g 함유되어 있다. KFC는 4월까지 튀김기름에서 트랜스지방을 없애기로 약속했다. 미국 심장학회는 트랜스지방 섭취를 일일 총 칼로리의 1% 이하로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보통 여성들에게 권장되는 하루 2천 칼로리 중 최대 20칼로리는 트랜스지방으로 섭취해도 되는 것이다. 이것은 하루 약 2g 정도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24시간마다 8조각의 파파이스를 먹을 수 있다. 남자들은 여기에 2개를 더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안 좋은 소식도 있다. 전화 인터뷰에서 파파이스는 절대 트랜스지방을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동물성 지방과 고도불포화기름을 사용해왔다고 했다. 동물성기름이라고! 파파이스 치킨이 그렇게 맛있고 바삭한 것도, 그리고 똑같은 4조각의 치킨인데도 포화지방이 21g(우리가 하룻 동안 섭취해야 하는 것보다 많은 양으로 일부는 기름에서 나온 것이고 일부는 닭에서 나온 것이다)이나 함유되어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몇몇 영양학자들과 미국 심장협회는 식품회사들이 트랜스지방 금지 조치 때문에 기름을 포화동물지방으로 바꿀까 봐 걱정하고 있다. 80년대 중반에 소콜로프라고 하는 은퇴한 사업가가 쿠키 같은 포장 식품에 트로피칼오일의 사용을 반대하는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런 캠페인에 대해 몇몇 회사들은 트로피칼오일을 트랜스지방으로 대체하는 식으로 대처했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결과였다. 맥도날드의 트랜스지방과의 싸움은 더욱 고통스러웠다. 몇십 년 동안 맥도날드는 감자를 소기름으로 튀겨왔다. 맥도날드 감자튀김이 그렇게 맛있고 바삭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80년대 중반 이런 동물성지방 사용 문제에 대해 맥도날드는 처음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불포화 식물성기름으로 바꾼 다음 다시 트랜스지방으로 바꾸었다. 2002년에 이 회사는 부분적으로 수소가 첨가된 식물성 기름의 대체품을 개발했다면서 트랜스지방의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몇 달 후 감자튀김이 더 이상 맥도날드 같은 맛이 나지 않는다는 걸 발견할 때까지는 말이다. 올 1월에 맥도날드는 다시 기름 개발에 성공했고 이 기사를 쓰고 있는 현재 미국 내 1만3천7백여 개의 매장 중 1천2백 곳에서 맛있는 새 기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2008년 초에는 나머지 매장들도 그 뒤를 따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필라델피아, 스타벅스, 그리고 크루즈 선박 한 곳도 반트랜스지방 운동에 동참했다.
미국인이 섭취하는 트랜스지방의 1/3은 레스토랑의 책임이다. 나머지 2/3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식품들에서 섭취하게 된다. 직접 튀기고 굽는 것은 가장 세련된 가정의 전유물이다. 그러므로 2/3의 대부분은 싸구려 제과점에서 구입한 크루아상과 핫 크로스 번을 비롯해 오레오와 비엔나 핑거 같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포장 쿠키 등에서 섭취하게 된다. 보건당국은 슈퍼마켓과 일반 가정의 부엌에 대해선 어떤 권한도 갖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대중의 압력을 예상한 대기업들은 트랜스지방을 다른 것으로 교체할 것이다. 3가지 오레오 제품에선 이미 트랜스지방이 퇴출되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쿠키들은 아직 계몽이 덜 된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파이다. 여러 겹의 얇은 층으로 이뤄진,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전통 미국식 파이크러스트는 제과업계의 진정한 기적이다. 파이를 만들려면 실온이나 실온 이하에서 녹지 않는 지방이 필요하다. 그것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보자. 먼저 손가락으로 차가운 쇼트닝이나 라드나 버터를 호두나 커다란 올리브 크기로 떠낸 다음 그것을 밀가루가 담긴 보울에 넣는다. 그런 다음 양손으로 밀가루와 지방을 들고 지방 조각을 엄지와 검지로 얇게 문지른 다음 다시 밀가루와 섞는다. 이렇게 8~10번 정도 반복하고 차가운 물을 약간 섞어 반죽해 준 다음 볼 모양으로 뭉쳐준다. 이것을 밀대로 밀 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얇고 납작한 지방들이 반죽 사이사이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야 파이를 굽는 동안 지방이 녹아서 여러 겹의 얇은 패스트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굽기 전에 지방이 녹으면 패스트리가 딱딱해지고 만다. 그러므로 훌륭한 미국식 파이의 핵심 재료는 차갑게 응고된 지방이다. 보통은 실온에서 고체 상태인 라드나 버터 같은 포화동물성지방이나 크리스코 같은 인공 쇼트닝, 혹은 트로피칼오일을 사용한다.
지난해 말 크리스코는 자사의 쇼트닝 성분을 바꾸었으며 곧 트랜스지방이 전혀 함유되지 않은 신제품이 나올 거라고 발표했다. 새로운 크리스코가 옛날 크리스코만큼 효과가 있을까? 2월 말 우리가 파이 실험을 하기로 했을 때? 새로 나온 크리스코는 찾기 힘들었다. 상표가 별로 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집 창고에는 집에서 만든 라드와 옛날 크리스코 깡통 5~6개, 오리기름, 거위간기름, 버터 등으로 이미 가득 차 있었다. 보통 가정에서 사용하는 고체 형태의 요리용 기름들도 대충 비슷할 것이다. 홀 푸드(Whole Foods)에서 우리는 트랜스지방이 없는 100% 식물성 쇼트닝 깡통을 샀다. 여기엔 100% 팜유가 함유되어 있으며 실온에선 크리스코처럼 보인다. 팜유가 포화지방이 가득하다 해도 팜핵유보다는 포화지방이 39% 덜 함유되어 있다.
내 비서 마리사가 외출을 하더니 유기농 매장에서 사과 4킬로그램과 7인치짜리 파이틀 6개를 사왔다. 그래서 우리는 곧 작업을 시작했다. 씨를 빼고 껍질을 벗기는 건 그녀의 몫이었고, 조리는 내가 책임졌다. 파이 패스트리는 철저하게 손으로 만들어진다. 가장 다루기 쉬웠던 기름은 트랜스지방이 가득한 옛날 크리스코와 트랜스지방이 전혀 없는 새로운 크리스코였다. 둘 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했다. 홀 푸드에서 구입한 크리스코와 비슷한 쇼트닝은 냉장고 안에서 돌처럼 딱딱해졌고 손이 닿자 흐물흐물해졌다. 수분이 적은 버터는 그 정도로 나쁘진 않았고 집에서 만든 라드는 버터와 크리스코의 중간 정도였다. 모든 파이를 굽는 데 걸리는 시간은 똑같았다. 그리고 우리가 포크를 집어 들고 애플파이 조각을 잘라 입으로 가져갔을 때 모두 거의 비슷해 보였다.
크리스코는 얇고 부드러운 파이 크러스트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다만 트랜스지방이 없는 새로운 크리스코로 만든 것이 더 얇은 것 같았다. 크리스코 만세! 버터와 라드 크러스트도 거의 비슷하게 얇았다. 약간 덜 부드럽긴 했지만 크리스코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팜유로 만든 크러스트는 좀더 거칠었고 입안에 기름기가 남았다.
정말 안심이다. 이제 나는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않고 트랜스지방이 없는 미래로 행진할 준비가 되었다. 나는 누구도 내 크리스코를 빼앗아가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다. 그러나 패턴이 보이지 않는가? 뉴욕 시의 금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분명 다음 목표는 인간의 심장에 두 번째로 나빴지만 인간의 영혼에는 가장 좋았던 지방, 순수하고 달콤한 황금색 버터가 될 것이다.
*프리옴므 Tip*
지난 12월 뉴욕 시 보건당국이 2만4천 개의 레스토랑, 음식 노점상, 출장요리업체의 트랜스지방 사용을 금지했을 때 나는 거의 쓰러질 뻔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내게 무엇을 먹거나, 먹지 말라고 얘기할 때마다 겪는 현상이다. 이번에는 완전히 쓰러지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트랜스지방이 실제로 몸에 좋지 않다는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파이는 어떤가? 파이를 떠올리자 정말 화가 났다. 트랜스지방 금지조치는 근본적으로 파이 크러스트와 파이 자체를 금지하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파이는 만족스러운 삶의 필수요소다. 파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다!
나는 하버드 공중위생 대학 영양학과의 월터 윌렛 박사와 그의 동료들이 모든 식품들 중에서 트랜스지방이 우리의 심장과 혈관에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한 첫 논문을 발표했던 90년대 중반부터 대부분의 트랜스지방을 피해 왔다. 트랜스지방은 정말 최악이다. 내 경험상 윌렛 박사팀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면 그런 무시무시한 경고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는 의학 연구실이 아니다. 우리는 육체적 강제력에 대한 독점권을 정부에 부여했다. 대신 정부는 무언가를 퇴출하기 전에 한 편 이상의 논문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그 무언가가 천국에서의 피크닉과 맞먹는 풍요로운 간식거리들-예를 들어 파이와 피자, 프라이드 치킨, 도넛, 프렌치프라이, 엠파나다(저민 고기·야채·과일 따위를 넣은 중남미의 파이), 햄버거 빵, 쿠키와 크래커, 팬케이크와 머핀, 특히 패스트푸드점에서 제공하는 그런 종류의 음식들-일 경우엔 더욱 그렇다.
어느 날 점심 무렵 파트타임으로 나를 도와주고 있는 지니가 파파이스가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그녀의 필라테스 교실 아래층에 파파이스 매장이 있는데, 그녀는 집에 가는 길에 자신과 남편 제이와 아들 오스카를 위해 한 상자 가득 프라이드 치킨을 사가지고 가곤 한다. 그녀의 가족들도 모두 파파이스를 최고로 친다. 그래서 우리는 그날 점심으로 파파이스 한 상자, KFC 오리지널 한 바구니, 그리고 KFC 엑스트라 크리스피 한 바구니를 주문했다. 그렇다. 파파이스는 정말 최고였다. 아주 바삭하면서도 기름기가 없고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바싹 튀긴 맛이었다. 두 가지 스타일의 KFC는 모든 면에서 파파이스보다 한수 아래였지만 맛은 있었다. 세 가지 모두 가장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키운 닭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약을 먹이고, 불구로 만들고, 좁은 공간에 가둬놓고, 배설물이 가득한 환경에서 키운 그런 닭 말이다. 그러나 이 중 어떤 것도 우리의 보건당국을 괴롭히지는 않는 것 같다. 그들이 견딜 수 없는 건 그 닭들을 트랜스지방이 함유된 기름에 튀겼다는 사실뿐이다.
나는 일 년에 겨우 2~3번 정도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치킨을 먹는다. 하지만 정부가 이런 즐거움을 빼앗아가길 원치 않는다. 왜 그들은 내게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스스로 결정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단 말인가? 덴마크에서는 아주 차분하고 친절한 접근 방식으로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낮췄다. 덴마크인들은 2003년 법률이 통과되기 오래전에 이미 거의 제로(맥도날드에서도)에 가까운 트랜스지방을 소비했다. 나는 보건당국 사람들에게 무엇을 먹으라고 얘기할 생각은 꿈에도 없다. 그러므로 그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을 돌려주어야 한다. 정부가 관여할 정도로 내 선택이 너무나 비이성적이고 자기 파괴적이 아닌 한 말이다. 블룸버그 시장과 마찬가지로 나도 매일 미래의 장기적인 건강과 현재의 즐거움을 비교하면서 계산을 하며 살고 있다. 그는 건강중독자라고 한다. 그가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 더 오래 살기 위해 평생 식도락을 포기하기로 했다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나는 보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내 삶의 균형을 맞출 것이다. 삶의 유일한 목표가 장수는 아니지 않나.
나는 최근에 미국 비만협회에서 발간된 지방에 대한 회보에서 놀라운 문장을 보았다. “부드럽거나 크림 맛이 풍부한 음식은 피하라… 그 안에는 건강에 좋지 않은 지방이 가득할 것이다.” 나는 눈을 비비고 그것을 다시 읽었다. 그들은 분명 이 글을 쓸 때 글쓴이와 편집자가 포도당으로 인한 정신적 혼란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각주를 빼먹었을 것이다. “부드럽고 크림 맛이 풍부한 음식을 피하라….” 머리가 어지럽고 숨쉬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블룸버그 시장은 이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그가 나를 대신해 내 식단을 결정할 자격이 없지 않은가. 그러나 성숙한 태도로 곰곰이 따져 본 후 나는 뉴욕 시의 트랜스지방 금지에 대한 나의 반응이 너무 지나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이처럼 질병을 일으키고 건강에 해로운 트랜스지방이 어떻게 우리가 먹는 식품에 들어가게 되는 것일까? 대부분의 트랜스지방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다. 공장에선 아주 질이 좋은 고도불포화 식물성기름에 수많은 작은 수소 원자를 첨가한다. 이 수소 원자는 지방산 고리의 탄소 중추에 달라붙어 그것을 ‘부분적인 불포화’ 혹은 ‘부분적인 수소화’ 지방산으로 탈바꿈시킨다. 그로 인해 생긴 지방은 실온에서 반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 아주 편리하다. 즉 상하거나 썩을 확률이 낮아져서 그것으로 만든 포장된 쿠키, 크래커, 프레즐 등의 유통기한이 길어지게 된다. 그리고 음식을 튀길 때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돈도 많이 절약된다. 게다가 액체기름보다 음식을 더 바삭하게 튀겨준다. 이런 기름은 냉동할 필요도 없고 반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다양한 온도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과학의 기적처럼 들리지 않는가. 과거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포화동물성기름과 트로피칼오일과 달리 해가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트랜스지방이 함유되고 부분적으로 수소가 첨가된 식물성기름은 2차 대전 당시 부족했던 동물성지방, 특히 버터의 대체품으로 미국인의 식생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마가린이 큰 인기를 끌었고, 70년대와 80년대에 월터 윌렛과 그의 동료 프랭크 색스 같은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버터를 마가린으로 바꾸도록 권장하기도 했다. 가정에서 사용되던 라드(돼지기름)나 소기름 같은, 실온에서 고체 상태인 동물성지방은 크리스코(Crisco)-파이 크러스트를 포함해 튀김과 제빵에 흔하게 사용되는 식물성 기름-같은 쇼트닝으로 대체되었다. 이제 우리는 마가린과 크리스코가 트랜스지방으로 가득 차 있고 그 트랜스지방이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평생 동안 크리스코를 먹어온 것이 돼지기름과 소기름, 닭기름과 오리기름을 먹은 것보다 내 심장과 혈관에 더 해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여전히 힘들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다. 비로소 나는 전통적인 남미 요리의 뛰어남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세상을 떠난 에드나 루이스의 조리법을 통해 라드와 베이컨 향이 나는 버터의 혼합물로 닭을 튀기는 법도 배웠다. 그리고 부드러운 밀가루와 라드로 비스킷을 만들어 그 위에 시럽을 펴바르고, 라드와 버터로 파이를 만들어 그 안에 여름 과일을 채워 넣는 법도 배웠다.
그렇다면 트랜스지방은 어떤 해를 미치는 걸까? 먼저 잠깐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상기해보자. HDL은 고밀도 지단백질(High-density Lipoprotein)의 약자로 좋은 콜레스테롤을 의미한다. 그리고 LDL은 저밀도 지단백질(Low-density Lipoprotein)의 약자로 나쁜 콜레스테롤을 의미한다. 총 콜레스테롤의 수치는 저밀도 지단백질 대 고밀도 지단백질의 비율보다 덜 중요하다. 이 비율은 심장병과 조기 심장마비-70세 이전에 발병하는-의 훌륭한 사전 지표다. 그런데 트랜스지방은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주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춰준다. 이것은 LDL/HDL 비율에 가장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트랜스지방 다음으로 좋지 않은 것이 포화지방-동물성지방과 트로피칼오일-이다. 이것은 HDL 수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LDL 수치는 높인다. 이것이 두 콜레스테롤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트랜스지방만큼 나쁘진 않다.
그 다음으로 올리브오일 같은 단일 불포화 기름과 옥수수기름, 해바라기기름, 콩기름 같은 일반적인 모든 식물성 기름을 의미하는 고도불포화기름이 있다. 이것은 LDL 수치는 낮춰주고 HDL의 수치는 충분히 높여준다. 이 모든 것이 LDL/HDL 비율을 낮추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 말은 고도불포화 식물성기름이 많이 함유된 고지방 식단은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저지방 식단보다 낫다는 걸 의미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주로 기름진 생선에서 발견되는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식단이다. 위의 내용을 암기해두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뉴욕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부분적으로 수소가 첨가된 기름을 중단하고 천연 식물성기름과 생선기름만 먹는다면 수많은 조기 사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이 금지하고 있는 건 레스토랑에서 팔고 있는 음식에 포함된 인공적인 트랜스지방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가 레스토랑, 그 중에서도 튀기고 굽는 것이 전문인 패스트푸드점에서 섭취하는 트랜스지방이 총 트랜스지방 섭취량의 1/3 정도라고 추측하고 있다. 나는 패스트푸드를 거의 먹지 않고, 달콤한 전분 튀김 식품군의 지존이라 할 수 있는 튀긴 도넛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트랜스지방이 고급 레스토랑 주방까지 침투했을 거라고 믿지 않기 때문에 보건 당국이 내게 어떤 친절을 베풀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트랜스지방이 사람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자연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천연’ 혹은 ‘반추동물’ 트랜스지방은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들(예를 들어 소)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들의 위에 살고 있는 혐기성 세균(산소가 없거나 산소 농도가 낮은 곳에서 서식하는)이 여물 속의 지방산을 소화해서 천연 트랜스지방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 우유와 고기 속에도 그것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먹는 트랜스지방의 21%가 어떻게 우리의 식단에 들어가게 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아, 나는 기뻤다. 뉴욕 시 보건당국이 아무리 강압적이라 해도 우리 식단에서 반추동물 트랜스지방을 제거할 수는 없다. 뉴욕 시로 들어오는 모든 유제품을 금지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게 되면 전체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컴퓨터를 통해 이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조사하면서 인공 트랜스지방과 반추동물 트랜스지방이 똑같은 화학 구조를 갖고 있다 해도 반추동물 트랜스지방이 심장마비에 걸리거나 그 과정에서 죽을 확률을 증가시키지는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조사는 여전히 미비하다. 아무도 그 해답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걸까?
10년 전에 내 유전적 구조와 포화지방산에 대한 습관적인 무관심 때문에 내 콜레스테롤 수치는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는 채식주의자가 되었고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았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는 변하지 않았다. 리피터(Lipitor: 고지혈증 치료제)를 알게 된 것도 그때였다. 복용량의 두 배를 먹자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범위로 낮아졌고, LDL/HDL 비율에도 기적이 일어났다. 더 이상 걱정할 것도 신경 쓸 것도 없었다. 내가 무엇을 먹든 트랜스지방도 동물성지방도 내 LDL과 HDL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하지만 윌렛의 심층 연구는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의 연구팀은 트랜스지방으로 인한 콜레스테롤 수치의 변화가 트랜스지방 섭취와 연관된 조기 심장병 증가의 모든 원인은 아니라는 걸 밝혀냈다. 그렇다면 트랜스지방은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심장과 혈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혈압을 높이거나 혈전 증세를 악화시키거나 혈관 염증을 일으키거나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들거나 인슐린 저항을 증가시키는 식으로 말이다. 현재 분명한 것은 트랜스지방이 혈관 감염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 단계가 지나면 결국 혈관이 막히게 된다.
좋다. 나는 포기했다. 약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트랜스지방이 풍부한, 부분적으로 수소가 첨가된 기름을 내 삶에서 제거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지지할 것이다. 트랜스지방이 몸에 치명적이라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FDA가 관료주의적인 태도로 질질 끌고 있는 것이 의아할 정도다. 현재 미국 행정부는 트랜스지방 문제를 지구 온난화와 허황된 위협들과 같은 범주에 넣고 있는 건 아닐까?
뉴욕 시 보건당국은 두 가지 데드라인-튀김기름의 경우 2007년 7월 1일, 대체가 좀더 까다로운 제과용지방은 2008년 7월 1일-을 정했다. 미국의 대형 패스트푸드점들은 트랜스지방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예감하고 이미 그 대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경이로운 파파이스 점심식사 후에 나는 방금 먹은 내용물들을 체크해 보았다. 트랜스지방으로 가득한 KFC와 달리 파파이스 4조각엔 트랜스지방이 겨우 1g 함유되어 있다. KFC는 4월까지 튀김기름에서 트랜스지방을 없애기로 약속했다. 미국 심장학회는 트랜스지방 섭취를 일일 총 칼로리의 1% 이하로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보통 여성들에게 권장되는 하루 2천 칼로리 중 최대 20칼로리는 트랜스지방으로 섭취해도 되는 것이다. 이것은 하루 약 2g 정도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24시간마다 8조각의 파파이스를 먹을 수 있다. 남자들은 여기에 2개를 더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안 좋은 소식도 있다. 전화 인터뷰에서 파파이스는 절대 트랜스지방을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동물성 지방과 고도불포화기름을 사용해왔다고 했다. 동물성기름이라고! 파파이스 치킨이 그렇게 맛있고 바삭한 것도, 그리고 똑같은 4조각의 치킨인데도 포화지방이 21g(우리가 하룻 동안 섭취해야 하는 것보다 많은 양으로 일부는 기름에서 나온 것이고 일부는 닭에서 나온 것이다)이나 함유되어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몇몇 영양학자들과 미국 심장협회는 식품회사들이 트랜스지방 금지 조치 때문에 기름을 포화동물지방으로 바꿀까 봐 걱정하고 있다. 80년대 중반에 소콜로프라고 하는 은퇴한 사업가가 쿠키 같은 포장 식품에 트로피칼오일의 사용을 반대하는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런 캠페인에 대해 몇몇 회사들은 트로피칼오일을 트랜스지방으로 대체하는 식으로 대처했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결과였다. 맥도날드의 트랜스지방과의 싸움은 더욱 고통스러웠다. 몇십 년 동안 맥도날드는 감자를 소기름으로 튀겨왔다. 맥도날드 감자튀김이 그렇게 맛있고 바삭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80년대 중반 이런 동물성지방 사용 문제에 대해 맥도날드는 처음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불포화 식물성기름으로 바꾼 다음 다시 트랜스지방으로 바꾸었다. 2002년에 이 회사는 부분적으로 수소가 첨가된 식물성 기름의 대체품을 개발했다면서 트랜스지방의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몇 달 후 감자튀김이 더 이상 맥도날드 같은 맛이 나지 않는다는 걸 발견할 때까지는 말이다. 올 1월에 맥도날드는 다시 기름 개발에 성공했고 이 기사를 쓰고 있는 현재 미국 내 1만3천7백여 개의 매장 중 1천2백 곳에서 맛있는 새 기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2008년 초에는 나머지 매장들도 그 뒤를 따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필라델피아, 스타벅스, 그리고 크루즈 선박 한 곳도 반트랜스지방 운동에 동참했다.
미국인이 섭취하는 트랜스지방의 1/3은 레스토랑의 책임이다. 나머지 2/3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식품들에서 섭취하게 된다. 직접 튀기고 굽는 것은 가장 세련된 가정의 전유물이다. 그러므로 2/3의 대부분은 싸구려 제과점에서 구입한 크루아상과 핫 크로스 번을 비롯해 오레오와 비엔나 핑거 같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포장 쿠키 등에서 섭취하게 된다. 보건당국은 슈퍼마켓과 일반 가정의 부엌에 대해선 어떤 권한도 갖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대중의 압력을 예상한 대기업들은 트랜스지방을 다른 것으로 교체할 것이다. 3가지 오레오 제품에선 이미 트랜스지방이 퇴출되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쿠키들은 아직 계몽이 덜 된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파이다. 여러 겹의 얇은 층으로 이뤄진,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전통 미국식 파이크러스트는 제과업계의 진정한 기적이다. 파이를 만들려면 실온이나 실온 이하에서 녹지 않는 지방이 필요하다. 그것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보자. 먼저 손가락으로 차가운 쇼트닝이나 라드나 버터를 호두나 커다란 올리브 크기로 떠낸 다음 그것을 밀가루가 담긴 보울에 넣는다. 그런 다음 양손으로 밀가루와 지방을 들고 지방 조각을 엄지와 검지로 얇게 문지른 다음 다시 밀가루와 섞는다. 이렇게 8~10번 정도 반복하고 차가운 물을 약간 섞어 반죽해 준 다음 볼 모양으로 뭉쳐준다. 이것을 밀대로 밀 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얇고 납작한 지방들이 반죽 사이사이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야 파이를 굽는 동안 지방이 녹아서 여러 겹의 얇은 패스트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굽기 전에 지방이 녹으면 패스트리가 딱딱해지고 만다. 그러므로 훌륭한 미국식 파이의 핵심 재료는 차갑게 응고된 지방이다. 보통은 실온에서 고체 상태인 라드나 버터 같은 포화동물성지방이나 크리스코 같은 인공 쇼트닝, 혹은 트로피칼오일을 사용한다.
지난해 말 크리스코는 자사의 쇼트닝 성분을 바꾸었으며 곧 트랜스지방이 전혀 함유되지 않은 신제품이 나올 거라고 발표했다. 새로운 크리스코가 옛날 크리스코만큼 효과가 있을까? 2월 말 우리가 파이 실험을 하기로 했을 때? 새로 나온 크리스코는 찾기 힘들었다. 상표가 별로 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집 창고에는 집에서 만든 라드와 옛날 크리스코 깡통 5~6개, 오리기름, 거위간기름, 버터 등으로 이미 가득 차 있었다. 보통 가정에서 사용하는 고체 형태의 요리용 기름들도 대충 비슷할 것이다. 홀 푸드(Whole Foods)에서 우리는 트랜스지방이 없는 100% 식물성 쇼트닝 깡통을 샀다. 여기엔 100% 팜유가 함유되어 있으며 실온에선 크리스코처럼 보인다. 팜유가 포화지방이 가득하다 해도 팜핵유보다는 포화지방이 39% 덜 함유되어 있다.
내 비서 마리사가 외출을 하더니 유기농 매장에서 사과 4킬로그램과 7인치짜리 파이틀 6개를 사왔다. 그래서 우리는 곧 작업을 시작했다. 씨를 빼고 껍질을 벗기는 건 그녀의 몫이었고, 조리는 내가 책임졌다. 파이 패스트리는 철저하게 손으로 만들어진다. 가장 다루기 쉬웠던 기름은 트랜스지방이 가득한 옛날 크리스코와 트랜스지방이 전혀 없는 새로운 크리스코였다. 둘 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했다. 홀 푸드에서 구입한 크리스코와 비슷한 쇼트닝은 냉장고 안에서 돌처럼 딱딱해졌고 손이 닿자 흐물흐물해졌다. 수분이 적은 버터는 그 정도로 나쁘진 않았고 집에서 만든 라드는 버터와 크리스코의 중간 정도였다. 모든 파이를 굽는 데 걸리는 시간은 똑같았다. 그리고 우리가 포크를 집어 들고 애플파이 조각을 잘라 입으로 가져갔을 때 모두 거의 비슷해 보였다.
크리스코는 얇고 부드러운 파이 크러스트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다만 트랜스지방이 없는 새로운 크리스코로 만든 것이 더 얇은 것 같았다. 크리스코 만세! 버터와 라드 크러스트도 거의 비슷하게 얇았다. 약간 덜 부드럽긴 했지만 크리스코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팜유로 만든 크러스트는 좀더 거칠었고 입안에 기름기가 남았다.
정말 안심이다. 이제 나는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않고 트랜스지방이 없는 미래로 행진할 준비가 되었다. 나는 누구도 내 크리스코를 빼앗아가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다. 그러나 패턴이 보이지 않는가? 뉴욕 시의 금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분명 다음 목표는 인간의 심장에 두 번째로 나빴지만 인간의 영혼에는 가장 좋았던 지방, 순수하고 달콤한 황금색 버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