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버스 왼쪽, 남자는 버스 오른쪽으로!

응디기사200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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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흔하게 보는 대 머시기 관광버스를 운전하며 먹고삽니다.

 

자식들이 돈 모아서 부모님들 보내드리는 효도관광을 떠났는데

전라북도 부안에서 채석강을 둘러보고

바닷가 횟집에서 싱싱한 생선에

소주박스 꽤나 비우신 부모님들

 

돌아오는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저녁까지는 한참 남은 햇발을 가리키며

김제 만경포구에 들렀다 가자 하시네

 

만경 심포포구에서 백합조개회에

다시 소주를 거나하신 부모님들

 

버스에 오르기전 남은거 가져가면 안된다며

굳이 말리는 나를 밀쳐내고

수박을 쩌억 깨뜨려 일곱통을 거뜬히 해치우셨다.

 

버스를 출발하기전

중간에 휴게소 만나기 어려우니

볼일을 충분히 보시라는 말씀은 귓등으로 들으시고

얼렁얼렁 떠나라고 호통을 치시네.

 

김제만경 너른 들판  한적한 도로를

널널하게 달리는데 뒷좌석에서 야단이 났습니다.

거시기가 터지기 직전이라나....헐

 

휴게소까지는 한참을 달려야하고

벼가 한참 자라는 널디넓은 들판 한가운데서

볼일을 어떻게 하실려고 하는지

 

수박은 출발하고 중간 휴게소에서

드시라는 내 말은 한방에 날려버리더니

이제와서 버스를 세우라니

은근히 속이 부글거립디다.

 

그래도 어쩝니까

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우고 마이크를 들었지요

"여자는 버스 왼쪽으로, 남자분은 버스 오른쪽으로 가십시요"

 

잠시후 사이드밀러에  

아주머니들은 버스 왼쪽에서 버스를 등지며 쭈구려 앉고

아저씨들은 버스 오른쪽에서  타이어에 뿌리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이자

나는 버스를 부웅하고 빼버렸지요..........

 

그날 서울까지 오는길에

모두들 말 한마디 없이 조용하기만 했지만

 

지금은

관광 떠날때마다 불러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