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홍 문학관을 찾아서

부산광역시동래교육청200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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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홍 문학관 안내 표지판

  요산 김정한과 더불어 부산문학의 터전을 다진 작가, 시ּ소설ּ 동화ּ동시ּ희곡 등 문학의 전 분야에 걸친 작품 활동으로 부산 소설문학과 아동문학 그리고 희곡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부산문단의 거목 향파 이주홍. 그는 외세 침략과 해방기의 좌우익 대립, 근대화와 군사독재라는 고난의 한국 근대사와 마주한 삶을 살면서, 작품 세계에서 모순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갈등과 화해와 포용으로 해소시키고 있다. 시집간 누나에 대한 돌이의 아련한 그리움으로 기억되는 ‘메아리’를 비롯하여, 그의 문학 활동 50여 년 동안 남긴 작품집만 100여 권이 된다고 한다.

  지난 2002년 1월, 이주홍이 살았던 고택을 개축하여 이주홍문학관을 개관하였으나, 이 지역의 개발공사로 인하여 2005년 5월 20일 금정산 자락 차밭골 현 위치로 이전 개관하였다.


 

 이주홍 문학관

 

                    

                          ▲ 이주홍 문학관

 

  온천동 부산전자공고 들어가는 입구, ‘이주홍 문학관’이란 자그마한 팻말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도시의 빡빡한 골목 안쪽에서 아담하게 가꾼 정원으로 넉넉하게 맞아주는 2층 건물이 있다. 자그마한 나무문을 열고 마당 안으로 들어서면 야트막한 나무와 꽃들이 먼저 반긴다.

  이주홍 문학관은 1층 문학홀과 2층 전시실을 포함해 110평 규모이다. 1층 60평 규모의 문학홀은 이주홍 문학제 행사를 비롯하여 문학 세미나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1층 계단참에서 ‘해같이 달같이만’이란 시를 읽으며 2층으로 올라서면 쏟아지는 자연채광에 눈이 확 트인다. 그 빛 속에 놓인 60여 평의 홀에는 이주홍 흉상이 빛을 받고 서 있으며, ‘문학은 살벌한 세정의 인식, 아무리 순수를 지향해도 중인, 의견의 대변자, 항거의 전위무대’란 그의 강의노트 인용구절을 통해 이주홍의 문학세계를 느낄 수 있다.

  2층 전시실에는 이주홍 문학과 예술세계를 모두 11개의 주제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일대기’, ‘문학 활동’, ‘예술 활동’, ‘지역문학사의 위상’, ‘사회활동과 연구문헌’, ‘향파와 애장품’, ‘재현된 서재’, ‘이주홍 문학지도’, ‘향파의 글벗’, ‘소장 편지글과 희귀 진수본 자료’가 그것이다. 여기에서 이주홍의 저서는 물론 친필서화, 도자기, 전각작품, 친필원고, 일기 등을 관람할 수 있으며, 특히 1920년~30년대의 아동 문예지 ‘별나라’, ‘신소년’ 등과 ‘천로역정’과 같은 희귀 단행본을 직접 볼 수 있다. 2층 돌출 휴게코너에 나서면 금정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아담한 마당이 내려다 보인다. 그리고 잠시 고개를 들어 이주홍 시비가 있는 금강공원의 ‘이주홍 문학의 길’을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주홍의 작품 세계

 

          

  향파가 살다간 80여 년은 외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 해방직후 좌우익의 사상적 대립과 한국 전쟁, 근대화와 군사독재라는 고난의 한국 근대사와 마주한 삶이었다.

  그는 작품 속에서 서민들의 소외된 삶과 타락한 현실 세태를 드러내고, 왜곡된 현실과 역사에 대해 비판하고,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들에 대해 냉철하게 비판하는 건강한 역사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즉 부산의 대표적인 원로문인인 향파 이주홍이 세상을 향하여 토해내는 발언은 부조리와 모순으로 가득 찬 이 세계 속에서, 사회 현실을 바로잡고 역사의 왜곡된 흐름을 바로잡아 인간을 구원하고 역사의 참다운 진보를 가져다 주는 것이었다.

  여당국회의원이었다가 낙선된 아버지 윤의원의 아들인 ‘형규’를 통해 정치인들의 허황된 욕심과 표리부동한 모습을 비판하고, 권력과 돈보다는 인간적인 삶이 더 중요함을 드러내는 소설 ‘해변’(1971), 충청도 명학소 망이, 망소이 형제가 탐관오리의 부정부패와 폭정에 항거하여 ‘인간 아닌 인간에서 인간 같은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권력에 대항하는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민중의 힘을 확인한 역사소설 ‘어머니’(1979) 등에서 그의 발언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1906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다. 1925년 ‘뱀새끼의 무도’가 「신소년」지에 당선된 이래 부산에서 1987년 작고할 때까지 아동문학, 소설, 시, 희곡, 시나리오, 수필, 번역, 만화 등 문학의 전 분야에 걸쳐 엄청난 분량의 작품을 발표한 작가이다. 또한 그는 작품 창작뿐만 아니라 연극 연출, 잡지 편집, 잡지 표지화, 컷, 작곡, 만화, 회화, 서예 등에도 상당히 조예가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예술가로서, 또한 배재중학교, 동래중학교, 부산수산대학교(현, 부경대학교)에서 재직하면서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대표적인 작품집으로 소설집 「탈선 춘향선」, 「아버지」, 「어머니」, 「깃발이 가는 곳을 향하여」, 아동문학집으로 「피리부는 소년」, 「톡톡 할아버지」, 「못나도 울엄마」, 「청개구리 요술통」 외에도 많은 소설집과 아동문학집, 수필집, 번역문학집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문학사에서는 현대의 대표적인 아동문학가로 기술하고 있어 소설가로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 향파의 작품들이 여러 학자들에 의해 학술적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으므로 그의 진면목이 제대로 평가되리라 생각한다.

 

 


                  이주홍의 아동문학



 한국 현대 아동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대표적인 아동문학가로 일컬어지는 이주홍은 철저한 동심주의적 작가로 낙천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의 소설이 뚜렷한 역사의식을 보이면서 현실사의 복잡다단한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아동문학은 언제나 밝고 희망찬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이주홍의 동화는 재미있다. 그 동안의 동화가 지나치게 교훈성이나 예술성에 집착하여 아이들과 멀어진데 비해 이주홍의 동화는 현실감과 재미, 문학의 양면성을 두루 갖추어 아이들이 즐겁게 읽는 작품이 되었다. 아동문학에서 ‘재미성’이란 만담식으로 억지로 짜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서 진실이 어떤 것이란 것을 얼마만큼 잘 알려주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그는 아동문학사에 ‘재미성’이라는 하나의 대표적 경향을 제시하였다(‘못나도 울엄마’, ‘사랑하는 악마’, ‘서울 손님 오신 날’, ‘못난 돼지’ 등).

  그의 동시에 나타난 주된 의식은 맑은 동심을 표현하는 일이었다. 그의 동심 세계는 먼저 향수로 나타난다. 그의 고향은 자연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어머님의 사랑 같은 포근함 서려있는 정서적 공간이다(‘마실’, ‘구가환상’, ‘감꽃’). 그의 동심세계의  또 하나의 원동력은 사랑이다. 어머니, 아버지의 애정을 상호 교감함으로써 진실된 자아를 발견하고 공동체적인 삶에 눈 뜨게 하고 있다(‘해같이 달같이만’, ‘엄마의 품’). 그리고 이주홍의 동시에는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준다(‘톡톡 할아버지의 노래’, ‘꿩’). 또한 서민적 어린이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을 바탕으로 한 서정의 세계이기도 하다(‘빗속’, ‘육성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