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ren of Men

이나현2007.05.30
조회5

2027.

인류는 멸망의 길을 걷는다.

 

모든 나라는 악과 증오로 가득차

분열해버리고,

 

군대를 가지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나라는 오직 하나.

영국.

 

영국은 다른 나라의 이민자들을

탄압하고 죽이기 시작한다.

 

17년째 새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지 못한 인류...

 

이민자 캠프에서 그들은 새로운 생명을 목격하게 된다.

 

기본 플롯은 뻔한 에스에프 같았으나,

이 영화는 내게 굉장히 특별했다.

 

클라이브 오웬의 캐릭터가 그랬고,

장면들이 그랬고,

결말이 그랬다.

(스포일러란 말이다)

 

클라이브 오웬은 이 영화의 주인공,

즉 영웅 역할이다.

 

그는 아이 엄마를 지킨다.

 

하지만 그는 영화 역사상 가장 어설프고

어색한 영웅일 것이다.

 

그는 총알을 피해 뛰어다니다 총알을 맞고

다리를 절뚝거리고,

 

총소리에 몸을 움추리고 뛰어가며

몸을 날리다가 다른 사람들과 부딫혀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플립플랍을 신고 전쟁터를 뛰어다닌다.

 

그는 정치적으로 깨어있지도 않고,

신체적으로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지도 않은

40대 중년 알콜중독자이다.

 

그의 이 어설픔과 완벽하지 않음은,

뭔가 새로웠달까.

 

그리고 장면들.

 

전쟁터의 장면들은 대체로 스케일 위주라기 보다는

롤플레이 게임처럼 찍혀져있다.

 

스케일 위주로 찍지 않은 만큼,

우와- 소리 날 정도로 대단히 드라마틱한 장면은 없지만,

 

그만큼 총알이 실감나서 몸을 저절로 움추리게 된다.

 

그리고 배경자체가 2027. 멀지 않은 미래인 만큼,

런던의 거리는 지금의 런던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민자들이나 해오던 청소나 쓰레기 수거 같은

일을 할 사람이 없는 만큼, 거리는 굉장히 지저분하다.

 

캠프에도 마찬가지이다.

더럽고, 부서져있고, 낙서로 가득한

건물들과 거리는, 지금 현재 어딘가에서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결론적으로 이런 배경에서

펼쳐지는 전쟁씬은,

이 영화를 액션 영화라기 보단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로 만든다.

 

분명 지금 지구 어느구석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것만 같은

총격신들을 볼 수 있는 거다.

 

그 리얼함이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아기를 발견한 사람들의 반응.

총질을 멈추라고 소리치는 군인들.

기도와 눈물.

 

그 감정이 또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가장 드라마틱한 그 장면이 끝나고

마침내 바다로 나간 세 사람.

 

하지만 우리의 영웅은 과다 출혈.

배가 보이는 곳 앞에서,

결국 의식을 잃는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엄마는

이미 이 영웅의 죽음에 대해

별 감정이 없다.

 

그저 살았다는 거,

아이가 무사하다는 거에 대해 기뻐한다.

 

이 결말 또한 뭔가 너무 건조하지만

이해가 간다.

 

내 목숨이 위험에 처했고,

내 아이의 생존이 중요한 와중에

나를 도와주던 사람이 덜 중요해지는 건,

왠지 이해가 된다.

 

게다가 어쨌거나 영웅적으로

인류의 미래를 지켜낸 영웅의 억지스러움도

 

어려운 상황에서

가끔 사람들은 초인적인 능력을 보이니까,

라는 생각이 들고 만다.

 

어쨌거나 이 무겁고

철학적인 액션 영화는,

실제같은 영상과

실제같은 캐릭터들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