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가 죽었다.

이희철200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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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결이었다.

창가에서 여느때처럼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다 피운 후 꽁초를 버렸을뿐이다.

 

내가 허공이라 생각한 그곳에.

 

거미가 열심히 만들어 놓은 사냥 그물이 있었다.

 

나의 꽁초는 잠시 허공을 날다 그물에 걸려들었고,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듯이.. 놀랄만큼 빠르게..

새벽의 한기를 고스란히 견뎌냈을 거미는 언제 움츠렸냐는듯

불붙은 담배꽁초를 향해 달려들었다.

굶주렸을태지...

 

말릴 틈도. 말릴 방법도 없었다.

 

생존을 위한 정당한 행위인데, 그걸 어쩔 수는 없는것 아니겠나.

 

결국에..

 

뜨거운 담배의 불에 놀라서였는지. 타죽은건지.

거미는 죽고 말았다.

 

나 때문에.

나 하나 때문에.

 

아무것도 아닐 수 있겠지만

가벼이 흘릴 수가 없는 지금의 내심정.

 

나는 지금껏 얼마나 많은 거미들을 내 담배로 죽이며 살았나.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부주의한 처신으로 상처를 주며 살았나.

 

뿌린대로 거두는 법이고,

되는 말로 받는다 했거늘.

 

황당해 하기만 할것이 아니라 곰곰이 되새길 부분이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