街鬪에, 여름은 매운 기침을 하며 빨리 시들었다. 기침이 깊은 우물을 파고 두레박을 내린다. 엄마, 하얀 물고기가 엄마 뱃속에서 뛰어놀고 잇길래 거기로 뛰어들어갔더니 글쎄 나 아닌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어. 사랑스런 적들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두레박이 깊게 내려간다. 공장 굴뚝이 아련하게 내 스물의 머리칼을 잡아끈다. 여름 북방 별자리가 그 안에 떠 있고, 옥상엔 읽다버린 맑시즘이 갈피마다 오줌에 젖고 있었다.
가만히 심지 끝에 불을 올려두고 촛불이 병약한 날을 다 채우기를 기다린다. 맑은 날 옥상에서 바라보던 텅 빈 물탱크와 피비린내에 지쳐 덮어버린 열왕기 上.下엔 올해도 그늘이 봉오리를 맺는다. 붉게 핀 페츄니아가 오목렌즈 속에 들어가 평화롭게 굴절하는 여름날, 물거품이 길을 잃지 않도록 6월 강가가 물고기들을 풀어놓는다. 머물 수 없는, 희망 없는 곳으로부터 머물수없고희망없는곳으로 내가 편도표를 끊었다. 물달팽이들이 풀줄기 끝으로 올라가 튀밥처럼 말라간다. 세상은 싱거운 敵, 밋밋한 여닫이문이었다. 터가 좋은 공한지에 뿌리를 박고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자란다. 이 별은 작은 엄마의 딸년들처럼 버릇없고 아름답게 늙어갈 것이다.
열왕기 上.下 ; 敵, 밋밋한 여닫이문/조연호
敵, 밋밋한 여닫이문 / 조연호
街鬪에, 여름은 매운 기침을 하며 빨리 시들었다. 기침이 깊은 우물을 파고 두레박을 내린다. 엄마, 하얀 물고기가 엄마 뱃속에서 뛰어놀고 잇길래 거기로 뛰어들어갔더니 글쎄 나 아닌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어. 사랑스런 적들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두레박이 깊게 내려간다. 공장 굴뚝이 아련하게 내 스물의 머리칼을 잡아끈다. 여름 북방 별자리가 그 안에 떠 있고, 옥상엔 읽다버린 맑시즘이 갈피마다 오줌에 젖고 있었다.
가만히 심지 끝에 불을 올려두고 촛불이 병약한 날을 다 채우기를 기다린다. 맑은 날 옥상에서 바라보던 텅 빈 물탱크와 피비린내에 지쳐 덮어버린 열왕기 上.下엔 올해도 그늘이 봉오리를 맺는다. 붉게 핀 페츄니아가 오목렌즈 속에 들어가 평화롭게 굴절하는 여름날, 물거품이 길을 잃지 않도록 6월 강가가 물고기들을 풀어놓는다. 머물 수 없는, 희망 없는 곳으로부터 머물수없고희망없는곳으로 내가 편도표를 끊었다. 물달팽이들이 풀줄기 끝으로 올라가 튀밥처럼 말라간다. 세상은 싱거운 敵, 밋밋한 여닫이문이었다. 터가 좋은 공한지에 뿌리를 박고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자란다. 이 별은 작은 엄마의 딸년들처럼 버릇없고 아름답게 늙어갈 것이다.
- , 천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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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의 뒤편, 그늘이 조각나 반짝인다.
그의 시는 음습하다.
그늘과 습기, 그 속에서 석류알처럼, 눈물의 증류수처럼
부서진 결정들이 빛나는 사구를 만든다.
통독하던 작은 습관에 병이 났다.
한 달 정도 밀려있어, 열왕기상을 읽던 중이었다.
(우연은 없다!)
새로 나온 을 주문했다.
주문한 지 일주일이 넘어도 오지 않는 책.
기다리지 않아도 오겠지.
한동안 내 눈밑에서 시집은 닳아갈 것이다.
즐거운 숙제인 책.
과 함께 묶어 써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