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올팍중매사건 [3]

보스꼬2006.07.23
조회220

 

 

오늘은 술을 좀 마셨습니다.
사실 만성 장염이 있어서 .... 한약을 먹는 관계로
술은 절대 금기사항이지만 술을 마실 수 밖에 없었지요........


지난번에 연락을 피했던 정린이에게 메일이 한통 왔습니다.

사실... 너가 그렇게 썩 마음에 든 건 아니었다 하지만 너희
외할머님의 친근한 인상과 인정에 손자도 그럴꺼라 생각했고 더
군다나 남한(?)과 달리 북한은 여전히 집안간의 결혼이 일상시됐
던 관행이 남아 있어 너에게 더 많은 호감과.... 몇가지 맘에 안
드는 것들은 뜯어 고칠 생각을 했었다.. 내가 남한에 와서 느낀
것 중에 가장 절절했던건 내가 먼저 나서고 내가 먼저 챙길껄
챙기지 않으면 항상 잃는 것이더라.. 우리 아버님에게도 남한에
수많은 사기꾼들이 갖은 방법으로 접근했었고 거기에 넘어가서
피해를 본 사람들의 경험담 덕에 다행히도 사기에 넘어가진
않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 가족이 느낀건 정말
엄청난 불신감과 한국에 대한 또다른(?) 형태의 구속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남한에서 살아남아야 하겠기에
많은 노력을 경주해왔다.

..............................[중략]

나는 사실 남한에 정말 마음을 줄 수 있는 친구가 없다..
물론 너희 외할머님의 정확한(?) 사투리 구사와 정말 친척을
대하는 듯한 태도엔 우리 가족 모두가 감동하고는 있지만..
나는 실제로 마음을 털어 놓을 만한 사람이없다......

그 사람이 너가 되어줄 순 없겠느냐?

지난번에 비록 날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성심 성의껏 나의 얘기들에 귀 기울여 준 너의 태도에 감동했다.
정말 내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상관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냥 친오빠 같이 남아 줄 순 없겠느냐?



[이하 중략]



라는 대강의 내용이었지요......

여러가지로 죄책감(?)과 동정심 등이 물밀듯이 밀려옵니다.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묘한 감정 속에 오늘은 술을 다 한잔 하게 되었네요..............

그리 잘난 것도 없는 내가 뭘 그리 튕겼나 싶기도 하고 .........

무엇보다도 중매라는 것에 얽매여서 어쩌면 그냥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라도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들이었음에도 ...

그걸 너무 어렵게 생각해서 어린애에게 이런

고민을 남겼나 싶기두 하구요...........................


여전히 이 젊은 나이에 장가를 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저의 결혼관은 .........

돈 많이 들고 귀챦은 결혼식을 할 바에야 그 결혼식 비용으로

성당에서 간단하게 결혼식 올리구 바로 해외 세계 일주 코스

로 여행을 떠나고 오던가 아니면 살림에 보태

쓰든가.......... 하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혼 원칙에 변함이

없는 터라 그걸 이해할 수 없을만한 보수적인 사람은 아무리

사랑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터입니다.

당연히 정린이네 집은 아주 보수적이면서도

 

더 보수적인 집안이겠지요....

우리 나라 사람이라도 저의 생각에 찬성할 사람이

 

얼마 되지 않는데..... 하물며~!!!!!


입구에 들어서면 쌍으로 인라인이 놓여있고

그 옆에는 스노우 보드가 역시 쌍으로 놓여 있고..

거실에는 플레이 스테이션이 예쁘게 놓여 있고........

그와 함께 꾸며진 DVD 홈 시어터 시스템................

베란다엔 책을 좋아하는 그녀만을 위한 책장과 책들을

완비한 작은 도서관

그리고 커피를 한잔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두고.....................

가급적 아이는 어느 정도 아이를 유복하게 키울 수 있는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적극적인 피임을 해서 우리 둘만의 사랑스럽고 여유있는

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이런 결혼 생활을 꿈 꾸는 저에게 있어서 .........

정린양과의 앞으로는 정말 너무나도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저런 생활을 유지할만큼의 능력과

재량을 갖추기 위한

저의 준비도 아직은 너무 부족하구요........................

 


어쩌면 꼭 이런 어색한 상황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만났었더라면

수월했었겠다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우좌지간에......저는 무척

속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술을 좀 마셨구요................

 


솔직히 남자들은 비쥬얼에 약한 터라 이쁘고 섹시한 여자를

보면 끌리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두 나이가 나이니 만큼 옆에 있으면 정말 어쩌지

못해 가슴이 두근 거리구 마구

흥분 되는 그런 감정이 사랑이 아니라는 걸 잘 압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절대루

오래 지속되지 않는 다는 것두 잘 알구요..........................

그런 것이 그립다면 업소(?)에 가야 하겠지요... ^^;;



쉽게 사랑을 생각했던 철없던 시절과는 달리 뭔가

사랑에 대한 책임감 혹은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복합적인 현실 감각이 작용하면서부

터는 여자를 만나는 것이

무척 어려워진 지금에 있어................................

어쩌면 정린양과의 중매는

저에겐 또다른 인연일른지 모릅니다.

아직 마음을 열만한 시기는 분명 아닙니다.

그리구 정린양의 스타일 (틱틱대는 말 버릇이나
쏘는 듯한 억양 다소 거칠은 커뮤니케이션) 은 제가 두고
두고 정을 줄 수 없는 스타일이긴
합니다........................... 만 -_-;;


냉정하게 관계를 끊기엔 너무 못된것 같습니다.





* 이제 곧 정린에게 답 메일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 . . . .



[김군나]
매번 느끼는 거지만 글을 참 전달력?있게 잘쓰시네요^^;
정린양의 외롭고 힘든마음도 이해가 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하고 하고픈 님의 맘도 이해가 되고..앞으로 현명하게 잘 대처?하시리라 기대되네요. 만남이 계속된다면 인터넷소설을 연재하셔서 나중에 영화로나..-.-;;; 하여간 두분의 앞날에 축복을^^;/


[주은희]
오늘은 내용이 좀 슬프네요 ㅜ.ㅜ

정린(?)양도 측은하게 느껴지고 ...


다음편, 엽기적인 올팍 중매 [4] 편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팬으로부터 ....

[박예진]
아..글 좋습니다..
그 안에 묻어나오는 생각들도 참 좋습니다.

인라인과 스노보드가 나란히 있고..
예쁜 서재에서 책을.....

아...그럼 바로 난데...넘 늦게 만나부렀네...^^

암튼,
그런 것 함께 할 사람..., 언제나 함께 할 준비가 된 사람..
그리고 함께 계획하고 실천해나갈 사람...이라면..
비주얼...은 큰 문제가 아니겠지요.

비주얼..저 꽃미남 유독 밝히지만..
종국에 가서는...정말 필요없는 것이
비쥬얼임을 새삼 깨닫게 된터라...

^^

암튼 좋은 생각 듣고 감당...


[심헌용]

역시 한글하시네요.

저의 가슴에 쏙쏙 들어오게 글을 쓰시네요.

상황이 정말 고민이 되게 만드는 상황이네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변할 수 있는거니까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거죠.

다음편을 기대하죠.



★ 작가주

 - 다소 심각한 글의 이번 글은 음.. 술에 취해 다소 감성적인 상태에서 쓴 글이었습니다다...

   음주 후 글 작성 자제라는 주의점이 있는 건 알지만 ㅎㅎㅎ 암튼 좀 오바한 경향이 있었죠.

    지금 보니 좀 쑥스럽네요.. ㅠ.ㅠ

정린양과는 현재 가끔 메일을 주고 받는 사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