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캔 쇠고기 서울 식당가 대공습
2003~2007년까지 3000여 만kg 수입 … 갈비찜, 갈비탕, 꼬리곰탕용으로 팔려나가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5월20일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한우를 구입했다. 육수용 양지머리, 구이용 안심을 각각 500g씩 샀는데 금전출납기에 찍힌 가격이 8만원을 훌쩍 넘었다.
서울에서 팔리는 한우 등심 최상품(1㎏)은 10만원 안팎인 반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인점에 진열된 쇠고기 등심 최상급(1kg)은 24달러(2만2000원). 한우 값은 월급쟁이 처지에선 지나치게 비싸다. “쇠고기보다 훨씬 맛있다”면서 아내가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을 단백질 공급원으로 고집해온 까닭을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가격으로 쇠고기 요리를 내놓는 식당들이 많다.
‘쇠갈빗살 1인분 6000원’ ‘매운갈비찜 1인분 5000원’.
쇠갈비찜 5~6인분에 쇠갈비탕을 얹어주는 패키지는 인터넷에서 2만원대에 거래된다. 쇠고기의 ‘원산지’는 ‘수입산’이라고만 밝혀져 있다.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이 쇠고기의 고향은 도대체 어디일까? 호기심이 동했으나 정체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송형, 나는 통조림 안 먹어. 다른 집으로 갑시다.”
3월 초 인천세관에서 일하는 취재원 A씨를 만났다. “단백질 좀 보충하죠”라며 한 식당을 가리키자 그가 손사래를 쳤다.
그랬다. 값싼 쇠고기는 중국에서 수입된 통조림이었다. 호기심이 꼬리를 물었다. 중국은 구제역 발생 국가인데, 중국에서의 쇠고기 수입이 금지돼 있을 텐데….
국회 박재완 의원실에서 일하는 또 다른 취재원 B씨도 비슷한 말을 했다. 중국산 꼬리곰탕 갈비탕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저가 식당들
조사팀이 촬영한 중국의 한 쇠고기 캔 공장. 붉은빛의 고기는 냄새가 나는 등 신선도가 떨어졌다(아래).
취재에 나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중국산 진공캔 상태 쇠고기 수입 현황’ 자료를 입수했다. 2003~2007년(3월 현재)에 들어온 중국산 캔 쇠고기는 3064만6276kg. 4500만 달러에 이르는 규모다(표1 참조).
쇠고기 캔을 수입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식품’ ‘통상’ ‘상사’ 등의 이름이 붙은 군소업체였는데, 눈에 익은 대기업이 한 곳 포함돼 있었다. 식자재 유통과 위탁급식 사업을 벌이는 C업체.
C업체에 전화를 걸어 쇠고기 캔이 어떻게 유통되는지를 물었다. C업체가 식자재를 납품하는 한 회사 구내식당에서 가끔 끼니를 때우는 터라 궁금한 점이 많았다.
“학교 식당엔 절대로 납품 안 한다. 확실하다. 다만 우리가 도매상에 납품한 쇠고기 캔이 학교 식당으로 갈 수는 있다. 산업체(기업)급식당에 주로 들어간다. 일반 식당엔 도매상에서 납품하는 것으로 안다. 중국 쪽 공장의 공정을 단계별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위생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완제품을 랜덤해 조사하는 등 만전을 기한다. 우리가 관리하는 공장은 다른 공장과는 다르다.”(C업체 관계자)
과연 믿어도 될까. 구제역은 소 돼지 사슴 양 등 우제류(偶蹄類)에 전염돼 생기는 악성 가축전염병이다. 한국은 구제역 발생국에서의 육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은 처럼 구제역이 똬리를 튼 나라다. 그러므로 가축전염예방법 32조 및 농림부 고시(2007-28호)에 의해 중국산 쇠고기 돼지고기의 수입이 봉쇄돼 있다. 그렇다면 쇠고기 캔은 어떻게 들어온 것일까.
쇠고기 캔 수입은 불법이 아니다. 멸균처리하지 않은 중국산 햄, 소시지 반입은 금지돼 있지만 끓는 물에서 삶은 쇠고기, 돼지고기는 세관을 통과할 수 있다. 끓인 뒤 밀봉했다면 구제역이 문제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쇠고기 캔 3kg들이의 거래 가격은 5달러(4700원, 같은 양의 최상급 한우 값은 30만원 안팎이다). 한국의 식당엔 캔 하나가 1만5000원에 납품된다.
중국의 쇠고기 캔 제조업자는 “한국 쪽 마진이 쏠쏠해서인지 수출 물량이 늘고 있다. 매월 5000~6000t의 쇠고기 캔이 한국으로 수출된다. 우리 공장도 휴일 없이 쇠고기 캔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캔 쇠고기 서울 식당가 공습
중국산 캔 쇠고기 서울 식당가 대공습 2003~2007년까지 3000여 만kg 수입 … 갈비찜, 갈비탕, 꼬리곰탕용으로 팔려나가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5월20일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한우를 구입했다. 육수용 양지머리, 구이용 안심을 각각 500g씩 샀는데 금전출납기에 찍힌 가격이 8만원을 훌쩍 넘었다.
서울에서 팔리는 한우 등심 최상품(1㎏)은 10만원 안팎인 반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인점에 진열된 쇠고기 등심 최상급(1kg)은 24달러(2만2000원). 한우 값은 월급쟁이 처지에선 지나치게 비싸다. “쇠고기보다 훨씬 맛있다”면서 아내가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을 단백질 공급원으로 고집해온 까닭을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가격으로 쇠고기 요리를 내놓는 식당들이 많다.
‘쇠갈빗살 1인분 6000원’ ‘매운갈비찜 1인분 5000원’.
쇠갈비찜 5~6인분에 쇠갈비탕을 얹어주는 패키지는 인터넷에서 2만원대에 거래된다. 쇠고기의 ‘원산지’는 ‘수입산’이라고만 밝혀져 있다.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이 쇠고기의 고향은 도대체 어디일까? 호기심이 동했으나 정체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송형, 나는 통조림 안 먹어. 다른 집으로 갑시다.”
3월 초 인천세관에서 일하는 취재원 A씨를 만났다. “단백질 좀 보충하죠”라며 한 식당을 가리키자 그가 손사래를 쳤다.
그랬다. 값싼 쇠고기는 중국에서 수입된 통조림이었다. 호기심이 꼬리를 물었다. 중국은 구제역 발생 국가인데, 중국에서의 쇠고기 수입이 금지돼 있을 텐데….
국회 박재완 의원실에서 일하는 또 다른 취재원 B씨도 비슷한 말을 했다. 중국산 꼬리곰탕 갈비탕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저가 식당들
취재에 나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중국산 진공캔 상태 쇠고기 수입 현황’ 자료를 입수했다. 2003~2007년(3월 현재)에 들어온 중국산 캔 쇠고기는 3064만6276kg. 4500만 달러에 이르는 규모다(표1 참조).
쇠고기 캔을 수입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식품’ ‘통상’ ‘상사’ 등의 이름이 붙은 군소업체였는데, 눈에 익은 대기업이 한 곳 포함돼 있었다. 식자재 유통과 위탁급식 사업을 벌이는 C업체.
C업체에 전화를 걸어 쇠고기 캔이 어떻게 유통되는지를 물었다. C업체가 식자재를 납품하는 한 회사 구내식당에서 가끔 끼니를 때우는 터라 궁금한 점이 많았다.
“학교 식당엔 절대로 납품 안 한다. 확실하다. 다만 우리가 도매상에 납품한 쇠고기 캔이 학교 식당으로 갈 수는 있다. 산업체(기업)급식당에 주로 들어간다. 일반 식당엔 도매상에서 납품하는 것으로 안다. 중국 쪽 공장의 공정을 단계별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위생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완제품을 랜덤해 조사하는 등 만전을 기한다. 우리가 관리하는 공장은 다른 공장과는 다르다.”(C업체 관계자)
과연 믿어도 될까. 구제역은 소 돼지 사슴 양 등 우제류(偶蹄類)에 전염돼 생기는 악성 가축전염병이다. 한국은 구제역 발생국에서의 육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은 처럼 구제역이 똬리를 튼 나라다. 그러므로 가축전염예방법 32조 및 농림부 고시(2007-28호)에 의해 중국산 쇠고기 돼지고기의 수입이 봉쇄돼 있다. 그렇다면 쇠고기 캔은 어떻게 들어온 것일까.
쇠고기 캔 수입은 불법이 아니다. 멸균처리하지 않은 중국산 햄, 소시지 반입은 금지돼 있지만 끓는 물에서 삶은 쇠고기, 돼지고기는 세관을 통과할 수 있다. 끓인 뒤 밀봉했다면 구제역이 문제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쇠고기 캔 3kg들이의 거래 가격은 5달러(4700원, 같은 양의 최상급 한우 값은 30만원 안팎이다). 한국의 식당엔 캔 하나가 1만5000원에 납품된다.
중국의 쇠고기 캔 제조업자는 “한국 쪽 마진이 쏠쏠해서인지 수출 물량이 늘고 있다. 매월 5000~6000t의 쇠고기 캔이 한국으로 수출된다. 우리 공장도 휴일 없이 쇠고기 캔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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