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방크

코리아보드게임즈2007.06.11
조회55
Vabanque  - 카지노판의 치열한 승부

 올인의 인기를 보드게임으로

 

얼마전에 인기 드라마 '올인'이 끝났다고 합니다. 저는 뭐, 드라마는 자주 안보는 편이라서 (그렇지만, '눈사람'은 재밋게 봤습니다 ^^) 잘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더군요. 요즘 가만히 보면, 나라가 도박으로 술렁이고 있습니다. 경마, 경륜, 경정, 정선 카지노, 로또, 개달리기, 소싸움 등등 전국에 도박장이 가득하더군요. 도박은 참 마약처럼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도박의 재미를 3가지로 생각합니다. 먼저, 자신의 소중한 돈을 걸고 내기를 하는 짜릿함이 있고, 두번째로 돈을 따는 재미, 세번째로 상대와 수많은 수싸움을 하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중에서 가장 큰 재미는 돈을 따는 재미이겠지만, 세번째 재미인 상대와 두뇌싸움과 블러핑이 도박을 뗄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마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번째 부분만 보드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있어서 소개할까 합니다.

 

바방크

 마치 카지노 장에 와있듯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진 구성물

인상적인 카지노 칩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시타델] 을 만들었던 Bruno Faidutti 와 [카를로스 마그너스] 를 만든 Leo Colovini 두 분입니다. 바방크 메뉴얼 뒷부분에 이 게임의 제작동기가 나와있는데, 거기에 의하면 Bruno 씨가 먼저 [Macao] 라는 게임을 만들어서 친구들과 돌려서 해보다가, Leo Colovini 씨가 너무 쉽다고 해서 같이 다시 만든게 이 게임이라고 합니다. 이 게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Bruno 씨 특유의 블러핑과 Leo 씨의 눈치보기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성물을 살펴보면 테마와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Winning Moves 역시 구성물에 신경을 많이 쓰는 회사인데, 대표적으로 [Inkognito] 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특히 눈에 뜨는 점은 바로 카지노 칩입니다. 흔히 볼수 있는 동그랗고 까칠까칠한 카지노 칩이 아니라, 반질 반질하고 약간은 반투명에 어떤건 또 둥근 사각형 모양도 있습니다. 그래도 촉감이 좋아서 게임을 하다보면 마치 진짜로 카지노 칩을 놓는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종이로 만든 게임머니가 좀 허접한 느낌이지만, 나머지는 카지노를 잘 느낄수 있도록 훌륭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구성의 치열한 경쟁

 

바방크의 게임 방식은 대단히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바방크 그러나, 처음 게임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메뉴얼만 봤을 때는 어떤 게임인지 감이 안오더군요. 바방크의 박스만 보고, 처음에는 게임방식도 카지노나 포커랑 비슷하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는데, 메뉴얼을 보니, 전혀 다른 방식이라서 실제 게임을 해보기 전까지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보드게임은 한번 해봐야 감이 오는 것 같습니다. 이 게임 역시 한번 플레이를 해보니, 정말 쉽고 간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게임 테마는 카지노 이지만, 카지노와는 많이 다릅니다. 대신, 도박이 주는 재미의 원천인 블러핑과 눈치 싸움은 대단히 치열하게 벌어집니다. 게임을 해보고 난 후 느낌은 블러핑의 정수를 뽑아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사람 수에 맞게 카지노 테이블을 펼쳐 놓습니다. 그리고, 칩을 일정량씩 나눠 가집니다. 이 게임에서는 카지노와 마찬가지로 실제 돈을 사용하는게 아니라, 칩을 사용합니다. 대신 따갈 때는 돈으로 먹죠. 즉 돈은 곧 점수가 됩니다. 게임은 총 5개의 단계로 구성됩니다. 첫번째는 칩을 까는 단계입니다. 시작 플레이어 부터 돌아가면서 칩을 놓습니다. 칩은 그 테이블의 판돈을 의미합니다. 많은 칩을 까는건 그만큼 판돈이 큰 테이블이란 뜻이죠. 두번째는 카드를 사용하는 단계입니다. 카드는 총 3가지가 있습니다. [라이즈], [치트], [블러프] 입니다. [라이즈] 는 판돈을 2배로 올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치트] 는 남이 먹을 돈을 가로채 버립니다. [블러프]는 아무런 역할도 안하는 카드이죠.

 

바방크

왼쪽부터 [라이즈], [블러프], [치트] 카드들

역시 시작플레이어부터 이 카드를 원하는 테이블 옆에 뒤집어 놓습니다. 상대는 무슨 카드를 썼는지 모르는 거죠. 세번째는 자신의 말을 이동합니다. 말이 하는 역할은 타짜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자신의 말이 있는 테이블은 무조건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어느 테이블에서 판돈을 따갈지 결정하는 것이죠. 이때 중요한 점은 [치트] 와 [라이즈] 입니다. [라이즈] 가 있는 테이블에 자신의 말이 있다면 판돈을 2배로 걷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치트]가 있다면 자신이 따야될 돈을 [치트]를 사용한 플레이어에게 넘어갑니다.


게임에서 이 두번째와 세번째 단계에서 대단히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집니다. 판돈이 높은 테이블에 카드가 뒤집어져 있으면, 이 카드가 [치트] 인지 [라이즈] 인지, 혹은 뻥카인지 대단히 헷갈립니다. 3개의 카드가 뒤집어져 있어서, "분명 [치트] 가 있을꺼야" 하는 생각에 다들 그 테이블은 피했는데, 나중에 까보니 전부 [블러프] 더라.. 뭐 그런 것입니다. 정말, 단 3종류의 카드만으로 이렇게 치열한 눈치싸움과 블러핑이 일어나도록 만든 디자이너에게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네번째는 모든 카드를 까고, 판돈을 걷어가게 됩니다. 한가지 예로 아래 사진을 보겠습니다.

 

바방크

 예제 1번: 빨간색 플레이어만 대박났다

이 상태에서 계산을 하게 되면, 우선 테이블의 판돈은 15 입니다. 거기에, [라이즈] 카드 1장이면 2배, 2장이면 3배 이기때문에, 테이블의 판돈은 45가 됩니다. 그 다음 테이블 위에 말이, 파란색과 빨간색이 올라가 있어서, 파란색과 빨간색 플레이어가 $45,000 (판돈 * 1000) 씩 가져가게 됩니다. 그러나, 빨간색 플레이어의 [치트] 가 사용되었으므로, 파란색 플레이어가 가져가야 될 $45,000 를 빨간색 플레이어가 빼앗아 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파란색 $0, 빨간색 $9,000 가 됩니다. 녹색의 [블러프] 카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또다른 예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바방크

 에제 2번, 이경우 파란색은 돈을 못받는다.

 

판돈은 마찬가지로 15이고, 카드는 파란색 [치터] 와 녹색 [치터] 카드가 사용되었습니다.테이블위에 말이 파란색 말 한개 이므로, 정상적으로는 파란색 플레이어가 $15,000 을 먹게 됩니다. 그러나, 녹색 [치터] 카드가 사용되었으므로 파란색 플레이어가 가져갈 $15,000 를 가져가 버립니다. 파란색 [치터] 카드는 상대 플레이어 말이 없으므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매 순간 마다 불타오르는 치열한 경쟁

 

게임은 총 4라운드로 진행됩니다. 라운드가 진행될 수록 테이블의 판돈이 늘어나기 때문에, 게임이 끝나갈 때 일수록 더욱 치열해 집니다. 바방크 판돈이 높은 테이블에는 그만큼 상대방의 견제도 치열하고 '과연 저게 뻥카인가 아닌가, 저게 치트라면, 어떤 카드가 뻥카일까?' 하는 수싸움이 머릿속에서 매우 복잡하게 일어납니다. 게임도 30분 이내에 끝나는 편이라서, 가볍게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시타델]의 Bruno Faidutti 씨와 [카를로스 마그너스] 의 디자이너인 Leo Colovini 씨가 공동 제작했는데, 게임의 전체적인 느낌은 Bruno 씨보다는 Leo Colovini 씨의 냄새가 많이 납니다. Bruno 씨 게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캐릭터나 특수 카드, 협상의 요소가 적고, 대신에 [카를로스 마그너스] 에서 맛볼 수 있는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정말 간만에 재밋게 해본 파티 게임이었고, 도박을 좋아하시지만 돈 잃을까바 못하시는 분이시나, 치열한 블러핑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

이 게임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어디까지나 '보드게임' 이지 '겜블'이 아닙니다. 그러니 제발 이 게임을 그냥 보드게임 으로써 즐겨 주셨으면 하는게 제 바램입니다. (^^)


마지막으로, 도박은 어디까지나 딸수 없는 확률의 게임입니다. 재미이상의 도박은 폐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