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그랬던 걸까

최효연2007.06.12
조회51
내가 왜 그랬던 걸까

-그 남자-

 

 

무심코

다리를 떨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면

깜짝 놀라 두 손으로 다리를 꽉 잡아 봅니다.

 

 

막 잠들었을 때 걸려 온 친구의 전화,

나중에 전화하라며 끊어 버리려다

애써 몸을 일으켜서 전호를 받습니다.

혹시 내가 아주 필요한 상황일지도 모르니까요.

 

 

친구들과 밥을 먹으러 갔는데

늘 그런 식일 한 친구가

또 잘난 척하기 시작합니다.

나도 모르게 이마가 찡그려지고

한마디 뒤어박고 싶은 것을

애써 참고 그냥 웃어 줍니다.

 

잘난 척하고 싶은 사람은

그냥 그렇게 살게 내버려둬야 하니까요.

 

다리를 떠는 것

전화를 함부로 끊어 버리는 것

잘난 척하는 사람을 못 봐주는 것,

다 그녀가 그렇게 싫어하던 일들입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 때 난 그녀가 싫어하는 내색을 하면

괜히 더 그러곤 했죠.

점점 더 삐딱하게

그래서 결국 그녀가 나한테 질려 버릴만큼

 

이젠 지켜보는 사람도 없는데

이제야 그 행동들을 고치고 있습니다.

 

나는 아무래도

비 오는 날이면 목놓아 운다던

동화 속의 그 어리석은 청개구리인가 봅니다.

 

 

- 그 여자-

 

 

지하철 안 힉숙한 느낌에 옆을 돌아보면

한 남자가 열심히 다리를 떨고 있습니다.

 

 

무심히 다시 고개를 돌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지금 남자 친구와 영화를 보고 있는 중이라며

전화를 빨리 끊으랍니다.

 

지금 막 이별한 사람 앞에서

남자 친구 있다고 잘난 척하는 거냐고

농담 반 진담반

기어이 서운한 소리 한마디 내 뱉고는

전화를 끊습니다.

 

지하철에서 다리 떠는 사람

바쁘니까 전화 끊으라는 사람

잘난 척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

 

그런 사람 세상엔 참 많고 많은데

다른 사람들의 같은 행동엔

아무렇지도 않는 내가

왜 그 사람에게만큼은 너그럽지 못했을까요?

 

얼굴 찡그리고

짜증내고

그러지 말라고 화내고..

어쩌면 그렇게라고

먼저 식어 버린 내 마음을

변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헤어질 이유를 찾기 위해서..

 

이젠 잔소리 하는 사람도

짜증내는 사람도 없으니

그 사람도 조금은 편안하겠죠?

잘 지내고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