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의 기도

신명재200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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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의 기도

펜의 기도

 

몸을 최대한 낮게 엎드려

사람들을 바라 보았을때

내가 느끼는 감정이란 무엇인가

 

내 비록 세상 누구보다 천하디 천하되

슬픔을 모르리오, 절망을 모르리오,

한 떨기의 눈물오리를 모르리오.

 

아아!

고달프다

내 어찌 이렇게 천한 존재로 태어났길래

왜 이 여린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길래

이리도 울고만 있단 말인가!

 

이런 나에게 유일한 낙이 있다면

글을 쓰는 것 일뿐

내 슬픔을 잠재우는 방법 또한

글을 쓰는 것 일뿐

내 자신의 미약한 존재나마 깨닫게 해주는 것 역시

글을 쓰는 것 일뿐

 

그 어느 누군가가 나를 깔보아도

난 글을 쓸때면

세상 어느 누구 보다 행복한 시 한편.

 

때로는 감정도 버리고

때로는 심장을 도려 버리고

때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쫓아가고 싶었던 내 어렸을 적

순수했던 시 한편의 자취들…

 

그 때는 세상 모두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줄 알았건만

뒤늦게서야 지금이

유명시 한편조차도 주목받지 못하는,

더더욱이 나의 솔직하다 못해

예술성 없는 내 시 한편은

독백으로 그치는 것임을 깨닫고야 말았네.

 

이제는 종이와 잉크마저

다 떨어져만 가는 구나

먼지 쌓인 종이 위에는

잉크 번진 자욱만이 묻어나고

나는 어느새

기절한 채로,

실눈을 뜬채로,

하얀나비를 보았건만

그 하얀 나비 역시 내 글속에

담겨 있던 허상이었을 뿐

모든 것은 없다.

 

이런 나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글을 쓰는 것 일뿐

이런 나의 통증을 멈추어 줄 수 있는 것 역시

오직 글을 쓰는 것 일뿐

세상아 나에게 다시 잃어버린 펜과 잉크를 쥐어다오.

아직도 차가워진 펜촉이 우는 듯 하다.

 

 

 

글쓰기는 나의 유일한 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