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냄비

윤석란200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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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주 잠깐 사이에

압력솥에 팥 삶아서 설탕에 졸인다고 하다가

밑에 눓어 붙어서 탔다.

다행히도 그 위는 탄내도 안나고 괜찮아서

얼른 통에 담고

탄 것 닦을 생각을 하니

다시 아픈 팔이 아파오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몇년 전 비슷한 일을 겪었던 것이 생각 났다.

스텐 냄비 밑을 닦느라

너무 힘들었는데도

아직도 탄 부분은 잔뜩 남아 있었고

나는 지쳐서

에라, 모르겠다 하며

두고 잠을 잤다.

다음날 말라버린 숯부분을

무심코 쇠숟가락으로 슬슬 문지르니

너무도 쉽게 벗겨졌다.

아주 미세한 부분은

쇠수세미로 문지르니 끝~~~

 

사람 사는 일도 대단한 일인양,

펄펄 뛰고 씩씩 대던 일도

잠시 뒤로 물러나 기다리면

시간의 흐름 속에

문드러지기도 하고

저절로 아무르는 것도 있더라.

그저 조금 기다리기만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