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체질 별 스타일을 찾는 게 순서. 요즘 쉽게 들을 수 있는 사상의학을 참고해 보자. 사상의학은 아시다시피 100여 년 전 이제마 선생이 창안한 전통 이론으로 사람의 체질을 네 가지로 분류해 치료와 건강관리의 지표로 삼았다. 여기엔 체질에 따라 더위를 느끼는 정도와 생리적 반응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 섭생(식생활습관)과 생활에 참고하라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다.
골격이 튼실하고 체격이 커 평상시 의젓한 모습의 태음인은 겨울에 식사할 때도 땀을 흘릴 정도지만 이러한 현상이 오히려 건강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문제는 비만인데 지방 축적이 잘돼 지방간과 복부 비만이 많다.
이들에게는 이열치열 방식의 운동이 좋아 덥더라도 조깅이나 테니스 등 힘든 운동을 하면 오히려 체내 피로가 발산돼 상쾌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식생활 습관
단백질이 풍부한 쇠고기나 콩류 등이 좋고, 채소와 여름 과일로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한다. 피부 습진·땀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샤워를 자주 하는 게 좋다. 차가운 물을 많이 마셔도 좋은데 열을 많이 내는 보신탕·삼계탕은 역효과를 낸다.
격한 운동은 피해야 하는 이들은 몸의 선이 가늘고 생식·배설기관은 튼튼하지만 소화기계통이 약하다.
식생활 습관
소화기가 약해 쉽게 배탈이 나는 이들은, 생선회나 돼지고기·맥주 등 찬 음식보다 보신탕이나 삼계탕·인삼 같이 열성(몸을 뜨겁게 해주는) 식품이 좋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리면 진액이 빠져나가 어지럼증, 무기력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운동은 가벼운 산책 정도가 좋다. 잠을 잘 때도 배를 내놓지 말아야 하며, 샤워도 미지근한 물에 하는 것이 좋다.
성질이 급한 열정파인 이들은 가슴이 넓게 발달한 반면 하체가 다소 부실하다.
배꼽 이상(상·중초)의 소화기계에 열이 많은 반면 생식기계(하초)가 허약해 짜증을 많이 낼 정도로 여름에 약하다.
식생활 습관
심폐·비위에 열이 많아 돼지고기 등 냉성(몸을 차갑게 해 주는) 식품이 어울리며 수분 많은 과일과 빙과류가 좋다. 보리 미숫가루·결명자차·구기자차 등을 차게 해서 마시면 좋은데 더위에 빨리 지치는 체질이므로 야외운동보다 수영 같은 물놀이가 제격이다.
운동을 삼가야 하는 이들은 상체가 발달하고 목덜미가 굵으며 머리가 큰 신체적 특징을 지닌다. 땀이 많고 허리가 약해 몸을 많이 쓰는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식생활 습관
냉면 등 냉성 식품과 신맛 나는 과일이 제격이며 땀이 많지 않고 허리가 약하기 때문에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통계적인 내용이며 사람의 체질은 대부분 부분적으로 섞여 있기 때문에 네 가지 체질에 따른 건강 처방을 지나치게 철저히 구분해 시행할 경우 자칫 편식 등의 실수를 범하기 쉽다.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되 개인마다 지니고 있는 체질을 파악, 여름철 체력 소모를 위한 보양식 선택에 참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가 가정에서 소비하는 전력은 요금도 요금이려니와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방출되는 가전제품들의 열기가 만만치 않다. 이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더위요소. 꼭 필요한 것이라면 더워도 사용해야 하겠지만 줄일 수 있다면 줄여 더위를 지치게 해보자.
일반적으로 수면에 적정한 온도는 18~20도지만, 사람마다 잠을 잘 수 있는 온도가 다 다르다. 그러므로 "모두, 절대적으로 잠을 못 이루는 열대야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 유태우 서울대 가정의학교실 주임교수는 "잠을 못 이루는 근본적인 이유는 온도 때문이 아니고 더워서 못 자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외부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체내의 온도조절 중추가 흥분돼 각성상태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체는 더우면 덥고 추우면 추운 대로 적응하며 살게 되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말 많은 사람들이 "더워서 잠을 잘 수 없다"고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성격이 급한 사람, 몸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인 사람이 더위에 따르는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조그만 변화에 민감해 잠을 못 이룰 정도라면 지금 자신의 몸 상태가 건강치 못하다는 반증이다.
더울수록 옷을 벗고 자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덥다고 벗고 자면 우리 몸은 표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열을 내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얇은 면 이불을 덮고 옷을 벗고 잔 사람과 입고 잔 사람의 이불 속 온도를 실험한 결과, 벗고 잔 사람은 실험 15분 후부터 오르기 시작하여 한 시간 후에는 36℃까지 상승했고, 옷을 입은 사람의 이불 속 온도는 34℃로 일정했다. 옷을 벗고 자면 몸의 땀이 이불에 그대로 흡수되어 축축한 열이 발산되면서 이불의 온도가 올라간다. 결국, 더울수록 잠옷을 입고 자야 시원한 여름밤을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백열등은 빛과 열을 발산해 실내 온도를 높인다. 특히 형광등의 경우 열도 열이지만, 밝은 빛은 각성효과를 주며 수면과는 상극이므로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좋다. 예민한 사람일수록 집안의 불만 끄는 게 아니라 커튼을 쳐서 집 바깥의 불빛이 들어오는 걸 차단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알코올이나 스포츠 음료는 탈수현상을 일으킨다.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졸린 듯하지만, 수면의 질이 나쁘며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개운치 않다. 또한 무엇이든 먹고 나서 이를 닦으면 몸을 자극해 각성 상태가 된다. 늦은 밤에 덥다고 시원한 수박이나 음료수를 찾으면 화장실에 가느라 자주 깰 수도 있다. 잠이 잘 온다는 우유 역시 마시고 나서 이를 닦으면 잠이 달아나므로 큰 도움이 안 된다.
찬물 샤워는 몸의 온도를 급격히 낮추기 때문에 우리 몸이 일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열을 생성한다. 요즘 인기 있는 반신욕이나 족욕은 휴식의 의미는 있지만, 잠과는 별 관련이 없다. 수건에 물을 적셔 꼭 짜서 돌돌 말아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때때로 사용하는 것도 좋다. 자기 전에 물수건으로 얼굴과 목만 닦아도 개운하다.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은 직접 닿지 말아야 한다는 건 기본 상식.
더워서 땀을 흘리면 이불이 몸에 달라붙어 잠을 못 이룬다. 모시나 마 소재의 침구는 몸에 붙지 않고 땀에 젖어 눅눅해지지 않으므로 한결 시원하다. 대나무로 만든 돗자리는 밤새 서늘한 감촉이 그만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특징. 여름이라 다소 짜증도 나고 지치겠지만 지난겨울을 생각해 보자. 지난겨울 혹독한 추위 속에서 올해 여름을 기다리지 않았던가? 각각 사계절의 특성을 즐길 수 있는 우리의 환경에 감사하며 여기서 알아 본 여러 노하우로 여름을 지혜롭게 지내보자. 올 여름이 힘들고 더울수록 가을의 단풍과 산들바람이 감사하게 느껴질 것이다.
체질별 여름나기노하우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되 개인마다 지니고 있는 체질을 파악, 여름철 체력 소모를 위한 보양식 선택에 참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꼭 필요한 것이라면 더워도 사용해야 하겠지만 줄일 수 있다면 줄여 더위를 지치게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