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어느 날...

전나래2007.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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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어느 날...

쉽사리 함께 모이기 힘든 D양, M양과 울 집에 모인 날.

 

D양이 화장실에 들어가 한참을 나오지 않더니 곤란한 표정으로 나와서 한다는 말이 '나래야 미안해. 변기 막혔어' 내 생에 변기가 막히는 일이 없으리라 생각한 우리 집에 뚫어뻥이 있을리 만무하기에 망연자실한 나를 바라보던 M양은 그 유명한 썩소를 날리며 자신감이 한껏 실린 목소리로 '나 그거없이 뚫는 방법 알아' 라고 말했다. D양과 나는 두근두근 설레설레하며 봉지가 필요하다기에 정다운 행운 슈퍼에서 받아온 봉지를 내밀었고 박스 테이프가 필요하다기에 박스 테이프를 내밀었다. 

 

변기를 막기엔 봉지가 작지만 테이프로 꽁꽁 붙이면 될꺼라며 열심히 박스테이프로 변기를 막고 물을 내렸지만 봉지는 좀처럼 부풀어오르지않았고 나중에 부풀어 올랐을 땐 물이 봉지 끝가지 차 플러내렸다. 봉지가 얇아서.. 작아서겠거니 싶어 나는 그동안 아껴두었던 大사이즈의 두꺼운 택배봉투를 꺼내놓았고 그동안 아껴두었던 이마트에서 그이가 슬쩍해온 박스테이프로 정말 꽁꽁 변기를 봉했다. 공기가 들어가지않게 손으로 꼭꼭 누른 뒤 다시 한번 시도했지만 기대했던 물 내려가는 소리대신 우리의 작은 손을 촉촉히 적시는 변기물에 누구보다 가장 가슴이 미어지던건 변기를 막히게 만든 D양도, 자신있게 뚫을 수 있다더니 엿먹은 M양도 아닌 앞으로도 그 곳에서 먹고 싸야할 나였다.

 

슬쩍 나의 눈치를 보던 M양은 어딘가에서 옷걸이를 풀러 변기를 뚫는 걸 보았다고 또 다시 해박한 지식을 내놓았고, D양은 옆에 있던 옷걸이를 풀러 변기를 뚫어보려 노력했지만 결과는 비참했다. 어이가 없어서 난 웃었고 D양과 M양은 그런 나를 따라 웃었지만 너희는 알고 있니? 그 때 난 속으로 울고 있었다는 걸...

 

결국 다음날 아침 D양과 M양은 동네 철물점에서 탄성이 좋지 않은 뚫어뻥을 사다 겨우 뚫었다고 했지만 우리집 변기는 아직까지 휴지를 뱉고있다. 제길슨.. 화장실에 휴지통 사줘..

 

그래도 참 다행인 건 그 때 변기를 막았던게 X가 아니라 휴지였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