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던 차에 내 손에 걸려든 귀여운 새끼 고양이 한마리... 한참을 장난감 다루듯 요리조리 괴롭히다 등줄기를 훅훅 볶는 싸늘한 기운에 조용히 뒤를 돌아봤다. 호랑인지 고양인지 구분이 안가는 커다한 도둑 괭이 한마리가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 놈의 어미인 모양이었다. 짠한 마음에 녀석을 슬며시 놓아주었더니 축쳐져 있던 놈이 금새 어미에게로 달려간다. 그런데 이게 무슨 변고인가? 제 어미라고 신이나서 달려온 새끼의 목덜미를 사정없이 물어버리는 어미... 땅바닥에 널부러진 새끼의 숨이 끊어진 것을 몇번이나 확인하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하수구 안으로 내팽개쳐버린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내 앞을 다른 새끼들과 함꼐 유유히 지나치는 어미의 냉정한 발걸음... 도둑 고양이의 본능이다. 낯선 냄새가 나는 새끼를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는 무서운 본능... 사람 냄새는 특히나 치명적이다. 그녀도 그랬다. 잠깐의 방황을 뒤로하고 다시 그녀의 품에 안기려던 내게 날카로운 침묵을 칼날을 곧추세웠던 바로 그 사람... 하얀 눈서리가 몰아치던 그녀의 눈 속에서 오들오들 떨고있던 내 모습을 꿈엔들 잊을까... 용서란 그녀의 사전에 없는 나만의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혹, 내게 짙게 베어버린 타인의 향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아무리 지워내고 털어내도 예민한 그녀의 코 끝을 쉼없이 맴도는 그것 때문에 그녀는 내게 싫다는 대답조차 주저했던 것일까... 그렇담, 차라리 나도 죽여나주지... 더이상 지나간 사랑으로 하여금 상처받지 않도록... 요동치는 심장 따위야 가뿐히 떼어낼 수 있도록... 070613 PM06:40 Written by. JKY
[#118] 거부
심심하던 차에 내 손에 걸려든 귀여운 새끼 고양이 한마리...
한참을 장난감 다루듯 요리조리 괴롭히다
등줄기를 훅훅 볶는 싸늘한 기운에 조용히 뒤를 돌아봤다.
호랑인지 고양인지 구분이 안가는 커다한 도둑 괭이 한마리가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 놈의 어미인 모양이었다.
짠한 마음에 녀석을 슬며시 놓아주었더니
축쳐져 있던 놈이 금새 어미에게로 달려간다.
그런데 이게 무슨 변고인가?
제 어미라고 신이나서 달려온 새끼의 목덜미를 사정없이 물어버리는 어미...
땅바닥에 널부러진 새끼의 숨이 끊어진 것을 몇번이나 확인하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하수구 안으로 내팽개쳐버린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내 앞을
다른 새끼들과 함꼐 유유히 지나치는 어미의 냉정한 발걸음...
도둑 고양이의 본능이다.
낯선 냄새가 나는 새끼를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는 무서운 본능...
사람 냄새는 특히나 치명적이다.
그녀도 그랬다.
잠깐의 방황을 뒤로하고 다시 그녀의 품에 안기려던 내게
날카로운 침묵을 칼날을 곧추세웠던 바로 그 사람...
하얀 눈서리가 몰아치던 그녀의 눈 속에서
오들오들 떨고있던 내 모습을 꿈엔들 잊을까...
용서란 그녀의 사전에 없는 나만의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혹, 내게 짙게 베어버린 타인의 향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아무리 지워내고 털어내도
예민한 그녀의 코 끝을 쉼없이 맴도는 그것 때문에
그녀는 내게 싫다는 대답조차 주저했던 것일까...
그렇담, 차라리 나도 죽여나주지...
더이상 지나간 사랑으로 하여금 상처받지 않도록...
요동치는 심장 따위야 가뿐히 떼어낼 수 있도록...
070613 PM06:40
Written by. J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