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열등감을 극복하는 전략이야말로 의 동력원이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쇼도 아니고 버라이어티 쇼도 아닌 ‘리얼 버라이어티 쇼’라는 희한한 타
이틀처럼 무한도전은 독특한 영역을 점하고 있다. 콩트와 퀴즈, 게임과 미션 수행
으로 이루어진 버라이어티 쇼면서 서열 다툼, 파벌 형성, 주도권 쟁탈에 바쁜 개그
맨들이 좌충우돌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쇼이기도 하고,
‘식신’‘어색형돈’ ‘퀵마우스’ 등 뚜렷한 캐릭터와 관계를 중심으로 갈등구조가 생겨
나는 시트콤 같기도 하다. 연출자인 김태호 PD는 인터뷰를 여러 번 고사했다. 여럿
이 애써 만든 프로그램을 가지고 혼자 주목받는 일이 민망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방
송연예 시상식장에서 보여준 스타일리시한 차림새, 그리고 그보다 먼저 출연자들을
혼내는 재미난 자막으로 유명해진 그는 만나보니 좀 헛갈리는 사람이었다. 1년 반
동안 쉬지 못해 충전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여름까지 준비 중인 내용을 아
주 신나하며 풀어놓았다. 자막으로는 흠잡기 바쁘던 멤버들에 대해서는 애틋할 정
도로 애정을 못 감췄다. 시청률이 20%를 넘는 일이 차라리 두렵고, 10%대에 머물
면서 만년 2등만 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목표야말로 무리한 도전인지도 모른다.
이미 정점에 올라선 은 매주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야 하는 부담에 더해
1등의 위치에서 2등의 낮은 자리로 임해야 하는 정체성의 딜레마까지 안게 되었다.
경쟁 방송국에서는 아예 ‘을 잡겠다’고 공언까지 하며 흡사한 설정의 프
로그램을 편성했다. 웬만큼 해서는 그들을 막기 어려울 거다. 은 매회
특집이긴 하지만, 최근 드라마 ‘로맨스’특집은 참 크게 판을 벌였다. 너무 정색했다
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득과 실이 있을 것 같다. 작년 여름 뉴질랜드 특집을
다녀와서 분위기가 참 좋았다. 무엇보다 한여름에 겨울 산에 가서 고생하면서 멤버
들 사이에 결속이 다져졌다. 에 그때 같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여
겼는데 해외 기획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성사되지 못하던 차에 국내에서 뭔가 벌
여본다면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생각한 게 드라마 특집이었다. 일단 열심히 해
서 후회는 없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오니 너무 좋다, 그 소중함을 깨달았다. 멤버
들이 힘들다고 투덜대면 장난으로 협박한다. 자꾸 그러면 드라마 다시 찍는 수가 있
어, 김수현 드라마로!
얘기는 이렇다. 1) 어느 무고한 사람이 부실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선다. 2) 영험하다 소문난 육덕진 그분께 흉중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3) 그로부터 약 30분 동안 육덕진 그분과 건방진 다른 분과 기타를 멘 어떤 분의 조화에 혼이 쏙 빠진다. 4) ‘자, 그럼 본격적으로!’를 서너 번 부르짖고, 자기들끼리 막걸리 통으로 머리통 한두 대씩 살갑게 난타하나 싶더니, 뜬금없이 고민이 해결됐다며 다 같이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춘다. 그리고 ‘정말로 고민이 해결되었느냐’에 대한 의문은, 이제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할 문제로 남는다. 언젠가 싸이와 아나운서 김성주, 그리고 불그죽죽한 도사 옷을 입은 채 신들린 열연을 펼친 강호동으로 길이길이 기억될 MBC 의 한 콩트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름하여 ‘미신이라 불린 사나이’. 그때 ‘무릎팍이 채 땅에 닿기도 전에 모든 것을 꿰뚫어보신다’고 호언하던 한 수상한 도사 캐릭터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어느 날 문득 8백80마력짜리 입소문에 몸을 싣고 으로 돌아온 무릎팍 도사다. 살 떨리게 직설적이면서도 한없이 너그러운, 명예로운 악명에 빛나는, 이상하고 웃기는 인터뷰어 ‘무릎팍 도사’의 인터뷰 메커니즘에 대해 의 여운혁 PD가 입을 열었다. ‘무릎팍 도사’는 원래 의 콩트 에피소드 중 ‘미신이라 불린 사나이’ 편에 등장한 1회성 캐릭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것이 어쩌다 단독 코너로까지 발전했나? ‘미신이라 불린 사나이’ 콩트를 녹화하던 날, 극 내용과 관련 없는 사적인 애드리브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 그리고 그게 훨씬 더 재미있었다. 현장에서의 분위기는 빵빵 터졌는데, 나중에 보니 방송분은 그냥 평범하게 나간 거다. (W: 평범하다니! 그날 방송을 본 에디터는 강호동에게 진짜 신 내린 줄 알았다.) 음, 실제보다 훨씬 재미없었던 게 그 정도였다. 나는 ‘무릎팍 도사’라는 틀이 참 마음에 들었다. 콩트의 형식을 빌린 이 틀이 새로운 토크쇼의 좋은 장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거다. 누구나 궁금해하지만 차마 묻지 못하는 질문을 거침없이 날리는 ‘무릎팍 도사’는, 어쩌면 모든 인터뷰어의 로망일지도 모른다. 우리도 나름대로의 기준은 있다. 개인의 아픔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것. 얼마 전 방송된 이승철 편을 예로 들자면, 그에게 대마초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은 개인사를 캐내겠다는 의도와는 무관했다. 그건 이혼에 대한 질문과는 다른 거다. 대마초 흡연은 우리나라에서 위법 행위고, 이승철에게 그런 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한 이승철 본인의 생각을 물어볼 수 있는 거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가 그 일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그리고 이승철이라는, 20년이 넘도록 활동을 하고 있는 이 가수에게는 그 문제에 대한 뚜렷한 주관이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만약 그가 아니라 스물세 살의 누군가였다면 우리가 어떻게 그런 걸 물어볼 수 있겠나. 그래서 더더욱 어떤 분야건 10년 정도 활동한 사람들을 위주로 섭외하려고 한다. 10년 이상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니까. 그렇다면 ‘10년 정도의 경력’이라는 것이 게스트 선정의 중요한 기준이라는 얘기인가? 10 년이라는 숫자에 딱히 연연하진 않지만, 그렇다. 그러나 이효리 같은 경우는 나이는 어리지만 섭외하고 싶다. 나이에 비해 경험도 많고, 생각도 깊다.
Action!
등생들은 모른다는 말을 못한다. 뒤에서 혼자 책을 찾아보는 한이 있어도, 자존
심 때문에 아는 척하느라 앞에선 늘 피곤하다. 하지만 공부 못하는 애들은 늘
당당하다. 뭐든 까놓고 물어봐도 흉이 안 되기 때문에. 지금 연예 오락프로그램
시청률 1등인 이 성공한 건 이들이 대놓고 2류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여섯 남자들’은 ‘네, 우린 이렇게 엉망진창입니다’ 하면서
쫄쫄이 타이츠를 입고 카메라 앞에서 놀다 보니, 어느새 뭐든지 할 수 있는 슈퍼
맨들로 변신했다. 시청자들은 다소 모자라고 많이 걱정되는 그들을 느슨하게 바
라봐주었다. 김태희를 둘러싸고 찌질한 남자애들처럼 달뜨며, 동시간대 경쟁 프
로그램 도 얼마든지 패러디한다. 이제 그들은 패션쇼 런웨이에 서고 캐
럴 앨범을 내는 걸로 모자라, 이효리를 여자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드라마까지 찍
었다. 주류의 물에서 논다는 얘기다. 하지만 양지에서 일하며 음지를 지향하듯, 1
등이 되어서도 표방하는 건 여전히 2류 정신이다. 열등감을 드러내고 확인하면서
오히려 열등감을 극복하는 전략이야말로 의 동력원이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쇼도 아니고 버라이어티 쇼도 아닌 ‘리얼 버라이어티 쇼’라는 희한한 타
이틀처럼 무한도전은 독특한 영역을 점하고 있다. 콩트와 퀴즈, 게임과 미션 수행
으로 이루어진 버라이어티 쇼면서 서열 다툼, 파벌 형성, 주도권 쟁탈에 바쁜 개그
맨들이 좌충우돌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쇼이기도 하고,
‘식신’‘어색형돈’ ‘퀵마우스’ 등 뚜렷한 캐릭터와 관계를 중심으로 갈등구조가 생겨
나는 시트콤 같기도 하다. 연출자인 김태호 PD는 인터뷰를 여러 번 고사했다. 여럿
이 애써 만든 프로그램을 가지고 혼자 주목받는 일이 민망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방
송연예 시상식장에서 보여준 스타일리시한 차림새, 그리고 그보다 먼저 출연자들을
혼내는 재미난 자막으로 유명해진 그는 만나보니 좀 헛갈리는 사람이었다. 1년 반
동안 쉬지 못해 충전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여름까지 준비 중인 내용을 아
주 신나하며 풀어놓았다. 자막으로는 흠잡기 바쁘던 멤버들에 대해서는 애틋할 정
도로 애정을 못 감췄다. 시청률이 20%를 넘는 일이 차라리 두렵고, 10%대에 머물
면서 만년 2등만 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목표야말로 무리한 도전인지도 모른다.
이미 정점에 올라선 은 매주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야 하는 부담에 더해
1등의 위치에서 2등의 낮은 자리로 임해야 하는 정체성의 딜레마까지 안게 되었다.
경쟁 방송국에서는 아예 ‘을 잡겠다’고 공언까지 하며 흡사한 설정의 프
로그램을 편성했다. 웬만큼 해서는 그들을 막기 어려울 거다. 은 매회
특집이긴 하지만, 최근 드라마 ‘로맨스’특집은 참 크게 판을 벌였다. 너무 정색했다
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득과 실이 있을 것 같다. 작년 여름 뉴질랜드 특집을
다녀와서 분위기가 참 좋았다. 무엇보다 한여름에 겨울 산에 가서 고생하면서 멤버
들 사이에 결속이 다져졌다. 에 그때 같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여
겼는데 해외 기획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성사되지 못하던 차에 국내에서 뭔가 벌
여본다면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생각한 게 드라마 특집이었다. 일단 열심히 해
서 후회는 없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오니 너무 좋다, 그 소중함을 깨달았다. 멤버
들이 힘들다고 투덜대면 장난으로 협박한다. 자꾸 그러면 드라마 다시 찍는 수가 있
어, 김수현 드라마로!
얘기는 이렇다. 1) 어느 무고한 사람이 부실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선다. 2) 영험하다 소문난 육덕진 그분께 흉중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3) 그로부터 약 30분 동안 육덕진 그분과 건방진 다른 분과 기타를 멘 어떤 분의 조화에 혼이 쏙 빠진다. 4) ‘자, 그럼 본격적으로!’를 서너 번 부르짖고, 자기들끼리 막걸리 통으로 머리통 한두 대씩 살갑게 난타하나 싶더니, 뜬금없이 고민이 해결됐다며 다 같이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춘다. 그리고 ‘정말로 고민이 해결되었느냐’에 대한 의문은, 이제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할 문제로 남는다.
- 자세한 내용은 5월호에서 확인하세요!언젠가 싸이와 아나운서 김성주, 그리고 불그죽죽한 도사 옷을 입은 채 신들린 열연을 펼친 강호동으로 길이길이 기억될 MBC 의 한 콩트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름하여 ‘미신이라 불린 사나이’. 그때 ‘무릎팍이 채 땅에 닿기도 전에 모든 것을 꿰뚫어보신다’고 호언하던 한 수상한 도사 캐릭터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어느 날 문득 8백80마력짜리 입소문에 몸을 싣고 으로 돌아온 무릎팍 도사다. 살 떨리게 직설적이면서도 한없이 너그러운, 명예로운 악명에 빛나는, 이상하고 웃기는 인터뷰어 ‘무릎팍 도사’의 인터뷰 메커니즘에 대해 의 여운혁 PD가 입을 열었다.
‘무릎팍 도사’는 원래 의 콩트 에피소드 중 ‘미신이라 불린 사나이’ 편에 등장한 1회성 캐릭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것이 어쩌다 단독 코너로까지 발전했나? ‘미신이라 불린 사나이’ 콩트를 녹화하던 날, 극 내용과 관련 없는 사적인 애드리브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 그리고 그게 훨씬 더 재미있었다. 현장에서의 분위기는 빵빵 터졌는데, 나중에 보니 방송분은 그냥 평범하게 나간 거다. (W: 평범하다니! 그날 방송을 본 에디터는 강호동에게 진짜 신 내린 줄 알았다.) 음, 실제보다 훨씬 재미없었던 게 그 정도였다. 나는 ‘무릎팍 도사’라는 틀이 참 마음에 들었다. 콩트의 형식을 빌린 이 틀이 새로운 토크쇼의 좋은 장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거다.
누구나 궁금해하지만 차마 묻지 못하는 질문을 거침없이 날리는 ‘무릎팍 도사’는, 어쩌면 모든 인터뷰어의 로망일지도 모른다. 우리도 나름대로의 기준은 있다. 개인의 아픔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것. 얼마 전 방송된 이승철 편을 예로 들자면, 그에게 대마초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은 개인사를 캐내겠다는 의도와는 무관했다. 그건 이혼에 대한 질문과는 다른 거다. 대마초 흡연은 우리나라에서 위법 행위고, 이승철에게 그런 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한 이승철 본인의 생각을 물어볼 수 있는 거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가 그 일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그리고 이승철이라는, 20년이 넘도록 활동을 하고 있는 이 가수에게는 그 문제에 대한 뚜렷한 주관이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만약 그가 아니라 스물세 살의 누군가였다면 우리가 어떻게 그런 걸 물어볼 수 있겠나. 그래서 더더욱 어떤 분야건 10년 정도 활동한 사람들을 위주로 섭외하려고 한다. 10년 이상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니까.
그렇다면 ‘10년 정도의 경력’이라는 것이 게스트 선정의 중요한 기준이라는 얘기인가? 10 년이라는 숫자에 딱히 연연하진 않지만, 그렇다. 그러나 이효리 같은 경우는 나이는 어리지만 섭외하고 싶다. 나이에 비해 경험도 많고, 생각도 깊다.
- 에디터|황선우,신윤영
- 출처 l www.w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