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버트 그레이프

주정균200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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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까워서 너무 사랑해서

너무 쉽게 상처를 주고

그렇게 상처를 입은 너와 나는

그 속에서 사라지는것도 같지만

너무 쉽게 떠날수도 없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이름은,가족,이다

 

길버트 그레이프
시골읍내에 작은 슈퍼마켓에서 일하는길버트 그레이프라는 청년이 있다 다른 사람들보다 말수가 좀 적고다른 사람들보다 좀 덜 웃는단걸 빼면그는 평범한 시골 청년이다 하지만 그와 같이 사는 사람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길버트 그레이프

 

지하실에서 목을 매 자살한 아버지,

그 충격으로 7년동안 한번도 집밖으로

나가지 않아 200kg의 뚱보가 된 엄마,

직장에서 짤린 큰언니 에이미,

사춘기에 접어든 둘째딸 앨런,

그리고 정신지체아 어니까지

 

길버트는 집을 나간 첫째형을 대신해

가족들을 부양한다


 

길버트 그레이프

사사건건 부딪치는 가족들의 의견과혼자서는 일어나지도 못하는 인간고래 엄마늘 갓난아기같은 모습으로 길버트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어니  이런 최악의 상황에도 길버트는 묵묵히, 너무나 묵묵히 가족들을 돌본다 
 길버트 그레이프
친구들은 미래에 대한 성공과 계획을 이야기하지만 길버트에게는 엄마의 발걸음 하나가 하루의 계획이며어니의 사고 하나가 하루의 일과이다 
 길버트 그레이프

그런 그에겐 특별한 계획도, 야망도 없다하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얼간이라고 할수는 없다 그의 행동은 가족들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며그걸 딱히 희생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그의 천성이기도 하다, 또 가족,이라는 그저 하나의 의무감이기도 하다 
 길버트 그레이프


그런 그도 마을을 지나가는 캠핑카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항상 떠날 수 있는 그들이 부럽다고,

 

 

 

길버트 그레이프
하지만 그는 절대 가족들을 버리고 떠나지 못한다 그것이 길버트이고 또 떠나고픈상상만으로도 죄가 되는 현실이다,
 길버트 그레이프
 

그렇게 지겨운 하루하루 가운데

캠핑카의 고장으로 '잠시' 동네에

머물게 된 베키가 나타난다

 

길버트 그레이프

 


짧은 흑발을 바람에 날리며그녀는 길버트에게 묻는다네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냐고 길버트 그레이프

 

그래서 넌 뭐가 되고 싶니? 나? 글쎄,, 그냥 원하는거 한가지만 말해봐 ,,글쎄, 일단 새것이 필요해, 새가구,새집,그리고 어머니가 에어로빅이라도 하셨으면 좋겠고, 앨런도 빨리 커야하고,,어니의 뇌고 새것으로 바꿔주고 싶어,, ,,,,가족들 말고 너만을 위한 것 말야,  


 

길버트 그레이프



그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가족들은 그의 속을 꽉 채우고 있지만

가족들 속에는 그가 없다

 


 

길버트 그레이프


 

가족이라는 이름아래 너무 쉽게

너무 당연하게 상처를 주고 서로를 잊어간다

 

 

 

길버트 그레이프
그것이 떠나고 싶지만 그럴수없는,그 사이에서 갈등하는,그러나 묵묵히 돌보아야 하는,그의 가족인 것이다,  


 

길버트 그레이프


 

어니는10살밖에 못살거라고 했지만

그의 엄마 소원대로 어니는

18번째 생일을 맞게 된다

 

 


 

길버트 그레이프


 

그리고 생일이 끝난후, 엄마는

7년동안 오르지 않았던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 2층 침실에서

편안히 죽음을 맞이한다

 

 


 

길버트 그레이프



엄마의 시신을 밖으로 모셔나가면

살아계셨을때 그토록 우려하시던

'구경거리'가 될 것이 뻔하기에

그들은 몇시간이고 시신 앞에 앉아있는다

 

 

길버트 그레이프


 

 그리고 길버트는 결정을 한다엄마를 구경거리로 만들수는 없다고,  


 

길버트 그레이프
결국 길버트는 집에 불을 놓는다 그 불은 집과 엄마, 그리고 그토록 길버트의 숨을 죄어오던 모든것들을 태우고 사라진다  


 

길버트 그레이프


 

이제 에이미와 앨런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길버트와 어니는 베키의 캠핑카에 올라탄다

 

 


 

길버트 그레이프
라쎄할스트롬 감독의 여느 영화들처럼길버트도 '성장'한다 형식적인 가족이라는 숨막히는 틀안에서서로를 잊어가던 길버트의 가족들, 그와 세상의 사이에는 늘 가족들이막고 있어서 그는 좁은 하루하루만을 생각하며 살아야 했다 
 길버트 그레이프



하지만 이제 길버트는 더이상 서로를

옭아매지 않는 '진짜' 가족들 등에 업고

자신이 세상과 직접 맞닿을 수 있다

 

또 하루하루가 아니라 멀리멀리 볼 수도 있다

 

 

길버트 그레이프


 

 

죽는다고 헤어진다고

가족의 의미가 끝난건 아닌 것 같다

그토록 자신을 힘들게 하던

'가족' 어니의 손을 잡은 길버트를 보면 말이다

 

 

길버트 그레이프


 

 

그리고 그는 떠난다

한손에는 어니의 손을 잡고

 

그리고 다른 한손에는

캠핑카같이 반짝이는 은빛 희망을 꼭 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