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사랑

김지은200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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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낭만만주의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매우 재미있게 읽지 않았을까 싶다. 시인의 아들로 태어난 막스 뮐러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주인공의 사랑을 그렸는데, 그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낭만주의 시대를 살았고, 그 영향을 받은 작가라는 점을 작품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의 내용 자체는 정말 평범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마리아’ 공녀와 평민인 화자 ‘나’의 사랑을 다룬 것인데, 두 사람은 거의 매일 만나서 문학이나 신학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눈다. 그런데 이들이 만나는 공간은 오로지 마리아 공녀의 저택 어느 방에서 뿐이다. 마리아 공녀가 아프다는 설정 때문인데, 장소 이동이 없다는 점과, 별다른 사건이 없이 전개된다는 점 때문에 작품 전체적으로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또 신학이나 철학적인 내용을 설명조로 풀어낸 부분이 많았다는 것과 심리묘사가 유난히 많았던 점은 작품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전반적으로 내용이나 진행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적인 문체나, 좋은 문장이 몇 군데 있어서 좋았고, 나도 한때 좋아했던 워즈워스에 대한 내용은 좀 반가웠다.

 

 

“가슴에 상처를 입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으며, 순수한 감정의 소유자로서 사회라는 새장 속에서 조용히 살기 전에 이미 그 날개가 꺾이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당신은 왜 나를 사랑하나요?”

“왜냐구요? 마리아, 어린아이에게 왜 태어났느냐고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들판에 핀 꽃들에게 왜 피었느냐고 물어보십시오. 태양에게 왜 비추느냐고 물어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대답이 부족하다고 여긴다면 지금 여기 놓은 책,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이 책이 나를 대신해서 말해 줄 것입니다.”

 

 

“무른 가장 선한 것이 우리들에게는 가장 사랑스러운 것이 된다. 우리의 사랑 속에서 유용성이나 무용성, 이익이나 손해, 얻음이나 잃음, 명예나 치욕, 칭찬이나 비난, 그 밖에 이런 유를 것들이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 진실로 가장 고귀하고 선한 것은 그것이 가장 고귀하고 선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우리에게는 가장 사랑스러운 것이 되어야 한다.”

 

모두 마지막 회상에 나오는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