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믿기 어려운 북한 실상에 대한 토론회

이문경200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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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7.1  경제조치와 북한주민의 사경제활동

장소 : 광화문 KG 사무실

발제자 : 동국대 북한학과 박사과정 김병욱(탈북자)

 

 

정말 믿기 어려운 북한 실상에 대한 토론회


 

며칠전 광화문 코리아 글로브 제140차 화요마당 통일경제부문 토론에 은경과 함께 참석했다.

 

발제자는 마침 동국대 북한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김병욱이란 분이셨다. 북한대학원 극동문제연구소를 거쳐 동대 박순성 교수님밑에서 현재 논문지도를 받고 있다고 했다.

 

2002년도에 탈북한 분으로 평양에서 6년제 공대를 졸업한 엘리트 기술관료였으나 북한의 압제와 배고픔을 못이겨 탈출한 분이었다.

 

토론 참여자중 코리아 글로브 회원이기도 한 또다른 탈북자 김모군도 참석했는데, 이 김군은 1996년에 탈북한 함경도 출신의 청년이었다.

 

소위 '고난의 대행군'이라 불린 1994년전후로 악화된 북한의 실정을 직접 탈북자들로부터 듣는 것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다.

 

그리 오래지도 않은 90년대 초중반, 극심한 가뭄과 구 사회주의권의 몰락이후 닥친 경제적 원조의 어려움등이 겹쳐 3백명도 아니고, 3천명도, 아니 3만명도 아니고 300만명이상이 굶어죽었다니......정말로 하늘도 무심하다.

 

전쟁이 일어나도 그보다는 적은 숫자의 희생자가 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와중에도 김일성, 김정일 일문은 날마다 최고급 와인과 샥스핀을 즐기며 자신들의 독재철권통치체제만을 강화하기 위해 인권탄압에 여념이 없다니 참으로 네로황제나 히틀러 이상가는 악마의 정권이란 생각이 들었다.

 

같은 하늘아래 동포가 그처럼 고통을 겪으며 죽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 참혹한 현실을 정말로 제대로 알고 그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되는지도 의문이었다.

 

일단 북한이 못살고 많이 굶어죽었다더라는 정도는 알지만, 북한과 남한쪽 모두의 정부에서 정치적 이유로 그같은 일반 국민들의 말도 안되는 재앙과도 같은 희생은 무조건 쉬쉬하며 속여왔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지 싶다.

 

특히 노벨상을 목적으로 한 김대중 정부의 소위 햇볕정책 이래로 북한 정권의 심기를 행여나 불편하게 할까봐 북한의 이 끔찍한 실상을 알리기는 커녕 10년째 너나할 것 없이 김정일앞에 조공이나 바치기 위해 줄서있는 남한 권력층의 행태로  비추어 볼때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심히 회의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반인륜적, 반역사적 죄를 어찌 갚으려고 하는지 참으로 답답했다.

 

실제로 특히 90년대 중반경 넘어온 탈북자들의 경우 자신들이 넘어올때 하루에도 3,40명정도는 보통으로 길거리에 굶어 죽어 넘어져 있었다고 한다.

 

다들 압록강을 도강하고,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 중국에서 몇달 혹은 몇년간 고생하다가 남쪽으로 왔는데 개개인의 일생이 그 어떤 드라마 못지 않은 곡절이 많았고 지금도 남한사회에서 정착하기 위해 여러 어려움속에서 고생이 많은 것 같았다.

 

북한에 그렇게 많이 퍼다주었음에도, 북한은 그 돈으로 인민들의 기아해결이 아니라 정권연장과 핵무기 개발을 통한 국제적 공갈국가로의 전락이라는 결과밖에 낳지 못한 작금의 상황에 대해 탈북자들과 또 남한출신들과 여러모로 토론을 했다.

 

2002년 7월 1일 북한이 소위 사경제조치라는 것을 통해 주민들의 사경제활동을 허용함으로써 어느정도 시장경제를 인정하는 제스추어를 썼다고는 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정상적인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맹아적 형태로의 발전이 아니라, 배급 대신 - 북에서는 공산당원이나 주민들에게 배급표가 끊긴지 이미 오래되었다고 한다. - 알아서 먹고 살 것을 조달하라는 이야기인데 그 결과는 기득권층 (당간부등)의 뇌물수수와 일반 주민들로부터의 강탈을 합법화시키는 것이었다고 한다.

 

또한 비기득권층들에겐 사실상 무용한 조치로, 국가에서 배급을 안해주는대신 알아서 살라는 것인데, 이로 인해 장사할 능력도 최소한의 재산도 없는 이들은 모조리 굶어죽거나, 도둑질로 연명한다고 했다.

 

북한에도 도둑이 있다는 얘기에 조금 놀랐는데, 탈북자들 말로는 지금 북한주민은 전주민이 상인화되었는데 그런 소질도 최소한의 자산도 없는 이들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는 말에 '이미 다 굶어죽었어요' 라고 한다.

 

공산당 간부 (당일꾼이라 함)만 해도 50만명이 아사하고, 일반 주민들 300만명이 죽었는데 바로 그들이 그런 융통성이나 장사수완도 없고, 도둑질도 못하는 이들의 당연한 말로라는 것이다.

 

하늘 아래 이같은 일이 불과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과연 정말일까 다시한번 분노로 가슴이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남한이 IMF로 나라가 망하는 것처럼 법석을 떨며 심할때는 어제의 은행 간부였던 분이 노숙자 대열에 섞여 밥을 얻어먹기도 했지만, 북한의 경우 얻어먹을 능력조차 즉 배급할 능력조차 없을 정도의 경제파탄이 십수년째 지속되고 있으니....

 

정말로 어찌 그런 기형적인 체제가 온존할 수가 있으며, 내부에서 반란조차 일어나지 않는지 의문을 품을 법도 하지만, 내부 반란의 조짐만 보여도 당에서 철저히 색출하고 전주민 감시체제가 완비된 시스템이라 수용소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탈북은 해도 소위 내부에서의 개혁이나 반란을 일으키는 것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슴이 정말 답답했다.

 

북한 김정일 정권에 대한 분노도 분노려니와, 그같은 그들에게 10여년째 질질 끌려다니기나 하는 남한 정부에 대한 분노와 실망은 더 이루말할 수 없었다.

 

이곳에서 보내주는 그 많은 물량의 쌀이며, 기타 대북지원물자도 실제 인민들이 한끼 식사라도 해결하는데 가는 것이 아니라 김정일 가문의 친위체제와 당간부등이 모조리 수탈하고 착취하고, 또 무기개발비용으로 대부분이 쓰인다고 한다.

 

갑작스런 김정일의 사망등 유고상태가 닥치면 북한의 붕괴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탈북자마다 의견이 달랐다.

 

함경도 출신으로 비교적 젊은 김모군은 그럴 소지가 있으며 특히 함경도쪽에서는 완전히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민심이 완전히 떠났다고 했고, 평양 엘리트 출신 김병욱씨는 김정일이 죽어도 붕괴보다는 오히려 내부적 결속력이 강화될 것이며 공산당 간부들이 체제수호를 위해 엄중단속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모군은 남한내에서 시급하게 북한의 붕괴이후 재건을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한 엘리트 양성 - 탈북자들과 북한 고위층중 의식있는 젊은 유학파등 - 을 극비리에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한은 현재 국정원의 힘이 너무 약화되어서 이같은 작업이 제대로 되지 못해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하긴 요즘 국정원은 남한이 아닌 북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기형조직이 되었으니....

 

북한의 통전부, 국보위등 남한의 정보기관에 해당하는 기관들의 권세는 그 어려움속에서도 막강하여 그같이 병적인 체제임에도 체제수호는 더 철통같이 한다는데, 우리나라의 공권력은 지난시대 군부정권의 인권탄압이란 부작용으로 인하여 그 본래의 순기능마저 완전히 무력화되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이니 참으로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워버린 현실이지 싶었다.

 

아무튼 김정일 붕괴후 북한체제를 이끌어갈 엘리트 그룹의 양성은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바였다. 시간적으로도 5년에서 길어야 10년이면 무슨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 상태에서 붕괴되면 대한민국은 배제되고 한반도에서 북쪽의 주권은 미국과 중국의 역학관계에 따라 결정될 터이니 이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지 싶다.

 

또 하나 엘리트 집단 양성과 별개로 탈북자분의 주장중 주목할만한 것은 기술이전문제였다.

 

대북지원과 교류에 있어서 공장을 짓고 북한 인민들을 저임금의 단순 기능공이나 장사나 하는 법을 가르치지 말고, 기술이전을 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남북간 기술격차가 약 15년이라는데 - 개인적으로는 25년쯤 되는 것 같다 - 남한에선 별 쓸모없는 기술이라도 북에서는 필요하고 유용한 기술이 될 수 있으니 남쪽 기업들이 무조건 북에 공장짓고 이윤 극대화만을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실제 북한 주민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쉬운 말로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달라는 것이다.

 

그 두 가지 주장이 정말 그나마 끔찍한 북한의 현실에 대해 통탄이 아닌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는 주장으로 주목할만하지 싶었다.

 

그외에 문화적 선전을 통한 지속적인 북한주민의 의식변화를 위한 노력도 진행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자유의 소리 방송등은 놀랍게도 남한자금이 아니라 전부 미국 자본의 스폰을 받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북한 체제 전환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미국에서 가로막는다고 한다.

 

미국은 김정일 정권으로 하여금 정치적 오해를 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언제 핵무기를 테러리스트등에게 팔어먹어 미국 본토나 미군을 겨냥할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미국은 북한인권이나 통일문제보다는 자신들의 안전과 이익이 최우선이니 - 냉정한 국제사회의 현실이며 미국을 탓하기보다 주도적으로 남북문제를 이끌고 가지 못하는 남한 정부의 무능함이 더 문제인 것 같다 - 핵문제만 해결되면 김정일 정권이 계속 가던지 말던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한반도 문제에 극도로 무관심한 대다수 유럽국가나 캐나다, 호주등의 입장과도 사실 마찬가지다.

 

현재 남북문제가 남북간 채널이 아니라 북미간 채널로 되어 있으며, 북한은 결코 남한이 하는대로 가지 않고 자기들 방식으로만 진행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탈북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통일부 직원들도 국록을 받으면서 참으로 나라운영을 한심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통일부 직원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조직은 결국 의사결정권자인 최고 통치자의 그릇과 수준과 시선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으니, 아무리 인권의식과 동포의식이 강하고 유능한 관료라 해도 윗사람이 제대로 이끌고 가지 못하면 별 도리가 없을테니 말이다.

 

아무튼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무엇보다 반인륜적이고 악마적인 기형적 체제를 양산한 김정일 독재정권을 조속히 종식시키고 북한 동포들에게 자유와 살 길을 터주어야 한다는 것이 정말 절박한 과제임을 다시한번 실감한 자리였다.

 

준비없이 닥친 북한의 붕괴나 통일은 양쪽에 너무 많은 기회비용과 갈등을 초래할 것은 누구나 아는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나마라도 대북 지원을 중단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지금같은 방식으로는 결코 안되니 앞으로는 좀 더 철저한 국제기구의 감시하에 인도적 지원이 무기개발이나 김정일 친위대의 호주머니로만 흘러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도록  좀 더 정신차린 정부차원에서 보다 철저한 준비와 대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