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처음 미안하다고 했어요,

이혜원200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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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교 2학년의 한 여학생입니다.

오늘 엄마가 저한테 문자를 보내셨어요.

 

" 혜원아, 사랑해 그리고 많이 미안하다 "

 

저희 집은, 그냥 일반의 가정입니다.

뭐, 진짜 찢어지게 가난하다 이럴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용돈도 받고, 먹고싶은건 ... 자주 먹는 편은 아니지만, 먹고싶은건 먹고 그런 집입니다.

그냥 보통의 가정이죠,

 

근데, 오늘 일이 생겼네요 -

수업의 일종으로 서울에 올라가서, IPTV를 견학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저번 주 였는데, 시험때문에 미뤄졌죠,

그래서, 오늘 서울에 2시 반 쯤에 모이기로 했죠,

그 견학장 1층에서.

 

원래대로 라면,

어제 엄마가 많이는 아니지만, 교통비를 주시기로 하셨죠-

용돈을 받긴 하지만, 많이 받는건 아니었거든요.

한달에 십만원을 받긴하지만, 일정량은 늘 학자금대출이자를 내고,

또 이만원 정도는 학교 스쿨버스비, 하면 남는 돈은 오만원 정도 인데,

그 오만원 선에서 식비와, 친구를 만나면 쓰는 돈을 다 해결해야합니다.

따로 또, 놀러간다하고 돈 받기가 그러더라고요-

집 사정 안 좋은 거 뻔히 아니까요.

그래서, 대학 올라와서 처음, 부모님께 말씀은 못 드렸지만 -

한 일주일에 삼일정도는 기본으로 굶게되더라고요-

돈을 아껴야, 밥 대신,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으니까.

뭐 ; 그냥 이정도 하고 ;

그래서, 교통비를 받기로했는데 .

엄마가 어제 그러시더라고요, 월급을 받지 못했으니까. 꼭 필요한거 아니면 가지마라.

그래서, 수업때문에 올라가는 건데, 못가면 좀 그렇다고 .

그랬더니, 가지말라는 투로 말씀하시길래,

봐서 안 간다고 , 했더니-

차라리, 그런데 다니지 말고, 학점이나 잘 받으라고 하시더라고요 ..

그래서 그냥 알았다고 알았어, 하고

친구들에겐, 시간이 애매해서 올라가면, 사정상 바로 내려와야할지도 모르겠다고 하고

못가서 미안, 방학끝나고 보자 - 하고 웃었죠.

 

그래서 오늘 아침 나절, 잠을 자다가 밥도 챙겨먹고, 있는데 -

전화가 오더라고요, 엄마한테.

서울 왜 안 갔냐고 - 그래서, 돈이 없어서, 못 올라간다고. 하고

그냥 농담투로, 딸 돈 없어서, 어제 달랬더니 가지말라며 하고 웃었더니,

엄마는, 꼭 필요하냐면서, 지금이라도 그럼 통장에서 돈 빼서 올라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약속시간까진 한시간도 안남았고,

지금가도, 늦는다면서 안 간다고 했죠.

그랬더니, 다른 데서 점수 잘 받으면 되지 않냐고, 밥 먹었냐고 하는데 ,

쫌 울컥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대충 응, 엄마 밥이나 챙겨먹어 하고 알았다고 끊었죠

한 십분 있다가 문자 오는 소리가 들려서 핸드폰을 봤더니 엄마더라고요

 

" 혜원아, 사랑해 그리고 많이 미안하다 "

 

다른 분들 부모님 역시 그러시듯,

저희 부모님도 그러십니다.

자식 먹이려고, 핸드폰이 있으시지만, 요금 많이 나올까봐

사용도 안 하시고, 자기 쓸 돈 모아서, 딸 굶는다고 몰래 돈 만원씩 주시는 분이십니다

늘 제가 죄송하고, 공부도 못해서, 대학도 좋은 데 못가고 늘 걱정만 시켜드리는데

그런 부모님께 오히려 제가 미안하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눈물이 그냥 쏟아지더라고요

 

어릴때, 많이 돌아다녀봐야한다면서 ,

늘 한달에 한 두번씩은 산이든 바다든 데리고 다니십니다.

그치만, 나가서 사먹는 돈 아끼려고, 늘 따로 도시락을 싸고,

최대한, 싸고 큰 거 사서 오래 먹어야한다고 마트에서도, 제일 싼거 찾고,

부모님, 두분이 어디 나가서 다정히 데이트 하셔야하는데,

그 돈으로 딸 전공책 하나 더 사고, 학원 보내야한다는 그런 분들이십니다

 

어릴적 슈퍼를 하다가, 나이 한참 드시고, 나이 마흔에 공장 들어가셔서 일하시고,

늘 아파서 병원가시고,

돈 없다고, 친척들에게 무시당하시는데,

그래도 딸들이 있어서 행복하시다는 부모님.

 

 

그래서, 제가 너무 많이 죄송하고 면목이 없는데,

몇 만원때문에, 딸한테 미안하다고, 돈이 없어서 미안하다는 부모님,

정말 죄송하고, 너무 미안해요

 

 

엄마, 아빠,

내가 더 미안하고, 죄송하고,

그리고 많이 사랑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말씀들 진짜, 감사드립니다 ㅎ

 

알바는 왜 안했냐고 하시던 분들 ;

변명같아 보이지만,

현재 학교내에 자치단체에서 일을 하다보니, 늘 밤 아홉시 넘어서 집에 들어가더라고요 ; 변명같지만;

그리고 ; 주말에는 할머니 요양원에 갑니다 ;

저희 할머님께서 거동을 하실 수가 없어서 현재 요양원에 계십니다

 

장학금은, 열심히는 하는데 ; 늘 저만 피해가시더라고요 ;

요번에 자치단체에서 나오는 장학금은, 부모님께 드릴 생각이고요 ;

 

 

진심으로 감사하고, 지금부터라도 방학했으니,

알바는 구했거든요 ㅎ 공장 ; - (공순이라는 말, 죄송합니다 ㅜ)

여러 알바해서, 학자금갚고 휴학준비하려고, 합니다 ;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