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다 - 아직은 혼자서만 달리는... 그래서 외로운...

차윤미2007.06.25
조회53
사랑을 말하다 - 아직은 혼자서만 달리는... 그래서 외로운...

"왜 맛있는 집은 이렇게 숨어 있을까?"

언젠가 여자가 가 보았다는 음식점.

아주 오~래되고, 아주 맛있다는 그 국수집을 찾아가는 길.

골목속 어디엔가 꼭꼭 숨어있다는...

그 집을 찾느라 두 사람은 꽤~ 오랜 시간을 걷고 있습니다.

높은 구두를 신은 여자가 발이 아파오는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다리를 두들기는 시늉을 하자, 남자는 그만 허둥지둥 합니다.

"다리 아파? 그럼 거기 가지말고 그냥 다른데 갈까?

 난 꼭 거기 아니라도 되는데.. 나때문에 그런거면 다른데 가도 돼."

남자의 말에 여자는 그 정도는 아니라며..

다시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걷기 시작하지만

비슷비슷한 골목길, 비슷비슷한 대문들

여자는 점점 지쳐가고 급기야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납니다.

"어~ 이상하다? 분명 여기 있었는데...

 어우~ 난 왜 이렇게 길을 못 찾을까?"

그런 여자를 지켜보는 남자는 속이 탑니다.

자기가 먼저 그 집을 가자고 했던것도 아니었고,

자기가 먼저 국수를 먹자고 했던것도 아니었지만

지금 이런 고생이 다 자기 탓인것만 같아서

마음이 불편해 어쩔줄 모르죠.

여자의 얼굴에 지친 기색이 역력해졌을 때,

두 사람은 겨우 그 문제의 국수집을 찾아냈고,식당으로 들어섭니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잔치국수가 나오고,

막 뭍힌듯 배추겉절이가 나오고,

끝이 흰 스테인레스 젓가락이 두 쌍 놓여지고..

남자는 자기를 이곳까지 데려오느라 여자가 고생한 것을

다 보상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으로

후룩후룩~ 거리며 국수를 들이 킵니다.

"아~! 맛있다~ 맛있네 정말 오길 잘했따.

 야~ 니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국수도 먹고.. 아~ 진짜 맛있다."

그런데 정작 부득부득 여기까지 오자고 했던

그녀의 반응은 쫌 썰렁합니다.

눈꺼풀과 이마를 약간씩 찌푸리며 하는 말이..

"예전 그 맛이 아닌거 같애. 그땐 되게 맛있었는데...

 오늘은 별로다. 에이~"

그 말에 남자는 갑자기 고단함이 확~ 밀려들고,

잠기 젓가락질을 멈춘채 생각합니다.

'나는 왜 이리 고단한가...'하고,

 

 

다리가 아프다...

오늘은 별로 맛이 없다...

그 말이 자기를 향한 지난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남자는 서운하고 초조하고 고단합니다.

난 너하고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가닥가닥 풀어져서

뭘 먹어도 무슨 맛인지 모르는데,

국수가 아니라 실뭉치를 줬어도 맛있게 먹었을텐데....

넌 나랑 있어도 다리가 아프고, 짜증이 나고, 맛을 못느끼는구나

내가 이런 말하면 넌 또 부담스럽다고 하겠지?

 

 

내가 더 좋아한다는 것,

출발선에서 주위나 둘러보는 그대를 두고.

나 혼자 저만큼 달려가면서 뒤도 돌아볼 수 없다는 것.

아직은 혼자서만 달리는...

그래서 외로운...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