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젊은이, 좀 봐줘.... 응?

최영호200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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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젊은이, 좀 봐줘.... 응?
 

               [어이 젊은이, 좀 봐줘---]


 나이가 40을 넘고 50을 넘으면 몸뚱이는 서서히 노화되어 가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그렇지 못한가 보다.


 산전수전을 겪어가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은 늘었지만

체력과 끈기를 요구하는 스포츠는 물론 다른 분야에서도 젊은이들의 새로운 등장은 4-50대에게는 커다란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주에는 지금까지 OB를 두 개밖에 내지 않았다는 19살의 신지애가 국내대회에서 3연승을 하더니 동갑내기 김인경은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웨그먼스 대회에서 세계 1위인 로레나 오초아와 맞장을 붙어 준우승을 하였는데...


 연장전 두 번째 홀에서 1.5미터의 퍼팅을 놓치는 장면을 보면서 아마추어건 프로선수건 퍼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오초아? 어 추워....


 신지애, 최나연과 동갑내기인 김인경은 중학교때 부모님의 동행도 뿌리치고 단신으로 미국에 건너가 지금까지 혼자서 커다란 투어백을 들쳐메고 경기장을 전전한다는데....


 얼마나 대견스런 일인가?

저런 의지와 노력이라면 앞날은 창창하니 이번의 준우승도 절대 섭섭하지 않으리라....


새벽부터 맥빠지게 김인경의 패배를 아쉬워 하다가 5시께...

타이거와 미켈슨, 어니엘스 등이 출전하지 않아 김빠진 PGA투어 트래블러즈 챔피언쉽은 워찌 되었나 싶어 채널을 돌리니.....


 어쭈구리....

무명의 두 선수가 선두에서 혈투를 하고 있네...


 프로가 된지 17년 나이 40이 되도록 2부 투어에서 돌다가 이제 겨우 스폰서의 초청으로 PGA로 들어왔다는 제이 윌리암슨(Jay Williamson)과 투어 3년차 25살의 펄펄 뛰는 사냥꾼 헌터 메이헌(Hunter Mahan)이 매치 플레이처럼 우승을 다투고 있다.


마지막 라운드 파 3의 16번 홀,


셋째 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키려고 애를 써서인지 많이 힘들어 보이는 윌리암슨의 티샷은 그린을 넘어 울퉁불퉁한 그라스벙커 비슷한 곳에 떨어지고...


한 타차로 장발의 멋쟁이 메이헌이 휘두른 티샷이 라프에 떨어졌다.


퍼터를 집어든 윌리암슨....

그린 보고, 핀을 보고, 다시 그린 보고 핀을 보고

그린 보고, 그린 보고, 그린 보고.... 수도 없이 그린과 핀을 본다.


해설하는 분은 아마추어들은 공을 오래 보지만 프로들은 저렇게 그린과 핀을 본다고 그러시네.... 맞는 말인감?


좌우간 그린을 보기 위하여 고개를 돌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정말 그림같은 퍼팅을 하여 1미터 정도의 거리에 부쳐둔다.


이런 좋은 구경을 하였으니 펄펄 날던 메이헌도 쫄아든다.

결국 웬수같은 쓰리퍼팅으로 윌리암슨과 동타가 되고.....


윌리암슨은 여세를 몰아 17번 홀 파4에서 파를 지켜내고

다시 퍼팅을 놓치는 메이헌은 보기를 하면서 한많은 40대 윌리암슨이 단독선두가 된다.


어느새 눈치빠른 카메라맨이

윌리암슨의 아내와 네 살이나 되었을까? 어린 딸의 표정을 화면에 가득 담아내는데....


마지막 18번 홀 파4....

윌리암슨이 정신을 집중하여 세컨샷을 하여 핀에서 3.5미터 정도에 온그린한다.

메이헌이 긴장하여 아이언 8번을 뺐다가 9번으로 바꾸었다가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이번에도 우승이 물 건너가나?

흔들리는 그의 마음을 캐디가 추수린다.

이 캐디는 누구일까? 완전히 독일병정....


필자가 영어를 잘 못해 정확히 듣지는 못하였지만

해설자의 말에 의하면 “자--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라고 하였다는데....

캐디의 격려와 카리스마에 따라 정확한 스윙을 한 메이헌의 공은 핀에서 2미터 지점, 윌리암슨의 공과 핀 사이에 꽂히듯이 떨어진다.....


윌리암슨이 지친 가운데서도 엄지를 치켜들고 메이슨을 칭찬하고

메이슨도 다가와 큰 형님같은 윌리암슨의 어깨를 두드려준다.


퍼팅에 실패한 윌리암슨

아빠의 실수에 얼굴을 부뎌대는 어린 딸을 안아주지도 못한채

기운이 빠져 그린 밖에 다리 한 쪽을 뻗고 앉아 메이슨의 퍼팅을 보지 않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다......


어찌 그 자리에서 자신이 다음에 퍼팅을 할 것으로 예견할 수 있었겠는가마는....


해설자 말대로 “모”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쭈--욱 퍼터를 밀어부친 메이슨이 버디 펏을 성공함으로써 고개를 숙인 채 홀컵에 공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윌리암슨은 이제 탈진하기에 이른다.


히야.... 타이거가 없어도 이렇게 재미있는 경기가 있네....


연장전 첫홀,

방금 진을 뺀 18번 홀에서 윌리암슨은 17년 동안의 서러움을 씻어야한다는 굳은 신념으로 멋진 티샷을 해내지만, 힘이 부치는 듯 25세의 메이헌이 더 좋은 곳으로 더 멀리 쳐낸다.


아저씨와 조카 같은 두 사람이지만

홀마다 계속 악수를 하고 어깨를 두드리는 등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 짜고치는 고스돕 처럼 이상할 정도로 두 사람의 매너를 다른 경기에서는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아저씨가 먼저 쏜 공은 좀전에 조카가 꽂아놓았던 공의 자리로 떨어져 승리의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더 이상 쏟아낼 힘이 없는지 어린 딸의 박수와 기뻐하는 모습도 보지 못한채 한쪽 무릎을 꿇고 자신의 스윙을 바라보는 아저씨


“이봐, 젊은이 좀 봐줘... 응? 나 이거 279번째 출전이야....응?”

아저씨는 조카에게 이렇게 사정하고 싶었을까?


독일병정 같던 캐디도 아무 말이 없고, 더 이상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조카는“젊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냐”는듯 이를 악문 스윙으로 맞선다.


조카의 공은 핀에서 아저씨의 공과 반대편으로 핀에서 2피트도 안되는 곳에 주저앉는다.

이름대로 헌터 메이헌, 사냥꾼(Hunter)이 되었구나....


연이어 두 번씩이나 핀 옆에 갖다붙이는 사냥꾼의 기막힌 솜씨에 갤러리들은 환호를 지르지만, 아저씨의 네 살박이 어린 딸은 지가 뭘 아는 것처럼 털썩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얼굴을 감싸고 우는 시늉을 하는데.....


눈에 불이 번쩍함을 느끼면서도 이미 아저씨는 기운을 잃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조카가 퍼팅할 때 잘 보는건데.....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마지막 펏을 실패하는 아저씨.....

아-- 아 - 조금만 더 집중하였더라면.....

279번째로 출전한 PGA투어에서 다시 우승을 놓치는 나이 40의 사나이....


저 아저씨

집에 가서 네 살 박이 딸 끌어안고 많이 울었으리라.....


결국 이 사람들보다 후순위로 처진 비제이 씽, 프래드 펑크, 톰 레이먼, 데이비드 탐스, 케니 페리와 마찬가지로...

나이 40이 넘어서 우승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가보다.


그래도 전에 2부 투어에서 연간 벌어들인 돈보다 10배가 넘는 65만불을 받는다니...

아저씨 그 돈으로 저어 이쁜 딸내미랑 착하신 부인이랑

괴기라두 많이 사메기슈.... 이이?


이봐, 근디 자네는 메싸린감?

6.25.보다 한 살 적소, 되얐소?

(‘07. 6. 26.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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