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우리 울산(蔚山)과 너무 흡사했다. 울산이 과거 가난한 어촌(漁村)이었듯이 우한도 창장(長江)을 낀 내륙 강변 촌 동네일 뿐이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을 일으켜 이제 중부 중국을 먹여 살리는 거점이 됐다. 우한에는 중국 대표 토종(土種)브랜드인 둥펑(東風)자동차가, 울산에는 국산 대표인 현대자동차가 도시를 상징한다.
하지만 우한과 울산, 두 곳의 올 여름은 천양지차다. 최근 우한을 방문해 보니 그들은 꿈을 갖고 있었다. 자동차 기술 독립과 탈(脫)중국을 목표로 업계·시민 전체가 땀 흘리며 노력 중이었다. ‘현대차 노조의 반(反)FTA 정치파업’으로 서로 뒤엉켜 우려와 좌절로 뒤범벅된 울산과는 대조적이다.
우한의 꿈은 웅대했다. 장자(莊子)에는 ‘쿤펑(鯤鵬)’이라는 전설적인 큰 물고기, 큰 새가 나온다. 토종 둥펑차 계열인 선룽(神龍)자동차는 요즘 ‘쿤펑공작(工作)’이라는 자동차기술 독립계획을 추진 중이다. 내년이 목표연도다. 7~8개 생산 전(全) 차종의 엔진·변속기를 자체 생산할 정도로 계획추진은 순조롭다고 한다.
노조원들을 비교해 봐도 서로 너무 달랐다. 선룽의 1만여 생산직 사원들 평균나이는 만 30세다. 전문대 이상 졸업자들이고, 생산라인 투입 직전 6개월 이상 전문교육과정을 추가 이수한다. 한 관리자는 “선진국 기준(PSA)을 충족시키는 고급 근로자들”이라고 자랑했다. 반면 현대차 노조원들은 평균 마흔을 넘겼고 노조 지도부는 생산성보다는 자기 몫 챙기기에만 집착한다는 비난을 듣고 있지 않은가.
중국 노조원들은 자동차 1개 생산라인에서 7~8개 전 차종을 동시 생산하고 있었다. 현대차는 어떤가? 한 라인에서 7~8개 차종의 동시 생산은 상상조차 못한다. 쏘나타 생산 라인에서 그랜저를 생산하려면 노조 동의(同意)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민주노총은 울산상공회의소에 난입, 기물을 파손시키며 울산 상공인·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28일에는 현대차 일부 노조원들이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울산이 싸움으로 시끄러울 그 시간, 중국 자동차업계로부터 속속 날아드는 뉴스는 섬뜩하기 짝이 없다. 지난 26일 중국 토종 치루이(奇瑞)자동차는 경차(輕車) ‘QQ3’의 필리핀 시장 수출을 발표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마티즈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 바로 그 차다. 현대·기아차는 저가(低價) ‘QQ3’에 밀려 경쟁마저 포기한 상태다. GM이 GM대우 소형차 엔진을 중국에서 만들 것이라는 소식도 타전됐다. 중국산 엔진이 거꾸로 한국으로 역(逆)수입된다는 의미다.
현대차 한 고위 인사는 이렇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경영진이 가장 후회하고 있는 게 뭔지 아십니까? 국내에 생산시설(연 300만대)을 너무 집중시켜 놨다는 점이에요. 이제라도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길 수밖에….” 어차피 해외시장이 커지니 옮길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옮기겠다는 게 경영진의 요즘 생각이다. 우리 경제의 20~25%를 차지하고, 무역흑자의 대부분을 메운다 할 정도로 자동차 산업은 자랑스러운 업종이다.
그래도 중국이 늘 쫓아만 오는 2등짜리 존재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은 이미 우리를 앞서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강한 정신력과 분명한 목표설정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그렇다. 지금 목격하고 있는 우한과 울산의 차이는 한·중 자동차 미래경쟁력의 바로미터다.
우한(武漢)의 꿈 울산의 꿈
우한(武漢)의 꿈 울산의 꿈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우리 울산(蔚山)과 너무 흡사했다. 울산이 과거 가난한 어촌(漁村)이었듯이 우한도 창장(長江)을 낀 내륙 강변 촌 동네일 뿐이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을 일으켜 이제 중부 중국을 먹여 살리는 거점이 됐다. 우한에는 중국 대표 토종(土種)브랜드인 둥펑(東風)자동차가, 울산에는 국산 대표인 현대자동차가 도시를 상징한다.
하지만 우한과 울산, 두 곳의 올 여름은 천양지차다. 최근 우한을 방문해 보니 그들은 꿈을 갖고 있었다. 자동차 기술 독립과 탈(脫)중국을 목표로 업계·시민 전체가 땀 흘리며 노력 중이었다. ‘현대차 노조의 반(反)FTA 정치파업’으로 서로 뒤엉켜 우려와 좌절로 뒤범벅된 울산과는 대조적이다.
우한의 꿈은 웅대했다. 장자(莊子)에는 ‘쿤펑(鯤鵬)’이라는 전설적인 큰 물고기, 큰 새가 나온다. 토종 둥펑차 계열인 선룽(神龍)자동차는 요즘 ‘쿤펑공작(工作)’이라는 자동차기술 독립계획을 추진 중이다. 내년이 목표연도다. 7~8개 생산 전(全) 차종의 엔진·변속기를 자체 생산할 정도로 계획추진은 순조롭다고 한다.
노조원들을 비교해 봐도 서로 너무 달랐다. 선룽의 1만여 생산직 사원들 평균나이는 만 30세다. 전문대 이상 졸업자들이고, 생산라인 투입 직전 6개월 이상 전문교육과정을 추가 이수한다. 한 관리자는 “선진국 기준(PSA)을 충족시키는 고급 근로자들”이라고 자랑했다. 반면 현대차 노조원들은 평균 마흔을 넘겼고 노조 지도부는 생산성보다는 자기 몫 챙기기에만 집착한다는 비난을 듣고 있지 않은가.
중국 노조원들은 자동차 1개 생산라인에서 7~8개 전 차종을 동시 생산하고 있었다. 현대차는 어떤가? 한 라인에서 7~8개 차종의 동시 생산은 상상조차 못한다. 쏘나타 생산 라인에서 그랜저를 생산하려면 노조 동의(同意)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민주노총은 울산상공회의소에 난입, 기물을 파손시키며 울산 상공인·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28일에는 현대차 일부 노조원들이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울산이 싸움으로 시끄러울 그 시간, 중국 자동차업계로부터 속속 날아드는 뉴스는 섬뜩하기 짝이 없다. 지난 26일 중국 토종 치루이(奇瑞)자동차는 경차(輕車) ‘QQ3’의 필리핀 시장 수출을 발표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마티즈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 바로 그 차다. 현대·기아차는 저가(低價) ‘QQ3’에 밀려 경쟁마저 포기한 상태다. GM이 GM대우 소형차 엔진을 중국에서 만들 것이라는 소식도 타전됐다. 중국산 엔진이 거꾸로 한국으로 역(逆)수입된다는 의미다.
현대차 한 고위 인사는 이렇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경영진이 가장 후회하고 있는 게 뭔지 아십니까? 국내에 생산시설(연 300만대)을 너무 집중시켜 놨다는 점이에요. 이제라도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길 수밖에….” 어차피 해외시장이 커지니 옮길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옮기겠다는 게 경영진의 요즘 생각이다. 우리 경제의 20~25%를 차지하고, 무역흑자의 대부분을 메운다 할 정도로 자동차 산업은 자랑스러운 업종이다.
그래도 중국이 늘 쫓아만 오는 2등짜리 존재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은 이미 우리를 앞서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강한 정신력과 분명한 목표설정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그렇다. 지금 목격하고 있는 우한과 울산의 차이는 한·중 자동차 미래경쟁력의 바로미터다.
이광회·산업부 차장대우 santaf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