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이현주200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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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객

무엇인가에

취하는 날이 있다

 

졸음에 취하고

산소에 취하고

때로는 형체없는 그리움에 취하고

혹은 쫓기듯 외로움에 취하고

 

알 수 없는 음표들이

공중을 돌며 그려내는

죽은 모짜르트의 악보에 취해 버린다

 

하늘아

네 덧없는 눈물 탓이다

이유도 없이 흘려내는 지독한 술 기운에

잔을 기울인 적도 없이

취해 버리고 만다

 

볼 수도 없는 자가

날 수도 없는 자가

취한 날개짓에 넋을 놓아 버리는 건

 

죽어가야 할

살아가야 할

짙푸른 맨 땅 위에서

연주할 노래를

느끼는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