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

최다민2007.07.07
조회10
제목없음

우리가 공원에서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고 있을때도,

우리가 클럽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있을때도,

우리가 성당에서 조용히 기도를 올리고 있을때도,

우울증은 불청객처럼 등 뒤에서 언제든 우리를 덮칠 수 있다.

 

내가,

밤하늘 아래-

유쾌한 술집 앞 인도에서 Perfect한 하루라고 할 만한 일정을 마치고

자박자박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갑자기 우울의 습격을 받는다 하여도 별로 놀랄 일은 아닌 것이다.

 

눈물이 끝도없이 흘러내리고 마음은 쫓기듯 급하고 머리속은 복잡해지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홍수처럼 넘쳐 흐르는 물음표들은

"우울습격" 을 당했을 때 가장 허다하게 나타나는 "현상"일뿐,

그 근원은 사실 아침에 길에 가다 채인 돌뿌리 때문일 수도 있고,

어제 마시다 남은 식어버린 커피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아예 근원 자체가 없을수도 있다.

 

근원이 없는 우울함은 나를 지치게 만든다.

주위를 탐색하다가 혹은 없는 이들을 그리워 하다가 혹은 원망하다가,

결국 스스로를 탐색하게되고 끝에는 자기 비하에 이르게 만든다.

 

"완벽한 짝"을 만나면 그 허전함이 채워지는걸까?

그게 아니라면, 내가 가진 "장애"같은 것일까?

 

이미 여기까지 생각하는 순간, 우울함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듣는

즐거운 음악이나, 달콤한 쵸컬릿이나, 유쾌한 생각들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사람"이 필요한건지도 모른다.

구덩이에 빠졌을 때 옆에 탈출을 위한 밧줄이 손내밀면 닿을 곳에 있어도,

내 힘으로 빠져나오기 싫어서, 누군가의 손을 기다리는 마음-

그래, "도움"이 받고싶은 건지도 모른다.

 

나는 이미, 뜻하지 않게 찾아온 불청객을 향해 투덜거리면서도

               차 한잔 내어주고 이야기 하다보니 친구가 된 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