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주 사랑.

노대현200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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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인입니다.

 

삼일전에 9박10일간의 2차휴가를 명 받고, 잠시 사회에 바람쐬러 나왔습니다.

 

오늘은 아버지께서 시골에 가시자고 하셨습니다.

 

광주에서 1시간 20분정도 걸려 할머니댁에(영암)에 도착했습니다.

 

늘 그랬듯이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버지와 저를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방에 둘어 앉아 오다가 사온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제 군생활 얘기, 다른 친지분들 소식, 동네 마을 사람 일등 얘기꽃이 피었습니다. 오갔던 얘기중에 제 가슴을 아련하게 했던 얘기가 있어 이렇게 적어봅니다.

 

요근래에 있었던 일입니다. 젊은 남자 두명이 가스새는지 확인해준다며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나봅니다. 그런데 돌아다니는 곳마다 가스레인지에서 가스가 샌다며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른다고 겁을 줬나 봅니다. 그래서 위험하다는 말에 시중에서 6만원정도 밖에 안하는 가스레인지를 15만원을 받고 교체해주고 헌 가스레인지는 도로 그사람들이 가져갔답니다. 아마 적당히 수리해서 다른 마을 노인분들을 상대로 똑같은 방법으로 사기를 쳤을겁니다.

 

그러다 얘기가 이번엔 할머니께서 당하신(?) 얘기가 나왔습니다.

어느날 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젊은 학생이 찾아와 칫솔 5개와 비누 몇개를 5만원에 사주시면 안되냐고 애원했답니다.  XX대에 다니는데 등록금이 없어서 이렇게 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말이죠. 그래서 할머니는 5만원에 그 물건은 살 수 없고, 대신 호주머니에 있는 돈 만원을 주며,

"학생보니깐 우리 손주 생각나서 이렇게 주는 거니께 물건은 안줘되 되잉"

학생은 고마웠는지 칫솔 5개를 그냥 주고는

"할머니, 나중에 성공하믄 꼭 찾아올께요!"라며 인사하고 갔더랍니다.

그래서 동네 어른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 얘기를 했더니, 아니 글쎄 그 학생이 우리 할머니뿐만아니라 이집저집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고 돌아다녔나 봅니다. 순간

 '그럼 그렇지, 할머니만 당하셨네...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바로 뒤이어 나온 할머니의 말씀이 저를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느그 작은 할아버지는 물건도 안받고 오천원 주고, 요 앞에 이동씨도 만원 줬다더라"

 

 

시골 노인분들을 상대로 그렇게 돈을 받으려고 한 학생을 탓하기 보다는 그저 손주생각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쌈지돈을 꺼내서 준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할머니댁에 갈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져 돌아옵니다. 제가 갈땐 언제나 제손에 용돈을 쥐어주시는데, 제가 대학생이 된 뒤론 늘 10만원씩 주십니다. 오늘도 역시 안받으려고 했지만 또 받게 되더군요. 농사일도 제대로 하기 힘들정도로 몸이 안좋으신데 정말 매번 죄송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은 늘 한결같습니다. 그저 자식이 잘되길 바랄 뿐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제가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 낳을 때까지 꼭 건강하게 사셔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