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기르는 부모들은 누구나 우리 아이가 튼튼하고 바르고 똑똑하게 자라기를 바라시지요.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했으면 하는 바람은 어느 부모나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그 척도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동의 언어발달’인데요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말이 늦는 건 아닐까, 좀 늦는 것 같긴 한데 그냥 기다려봐도 되는 걸까 이런 걱정을 하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언제 어떤 말들을 할 수 있어야 정상적으로 언어발달이 되고 있는 것인지, 어떤 경우에 전문기관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우리 아이가 말이 늦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요?
엄마들이 보통, 같은 나이의 옆집 아이와, 또는 다른 형제와 비교해서 “쟤는 우리 애보다 말을 훨씬 잘 하네’, ‘얘 누나는 요맘 때 별 말을 다했는데 얘는 왜 말이 없지?’ 이렇게 걱정하기 시작하십니다. 집에서 판단해 보실 수 있는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요
12개월에 아이의 이름을 불러도 쳐다보는 반응이 없을 때
15개월에 “안돼”, “빠이빠이” 등의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응이 없을 때
18개월에 일상적인 단어 5-6개 정도를 말하지 못할 때
30개월에 “우유 먹어”와 같은 간단한 문장을 말하지 못할 때
36개월에 “아빠 회사 가”와 같은 간단한 문장을 말하지 못하고 “이거 뭐야?” 등의 질문을 하지 않을 때
이런 경우에는 우리 아이가 말이 늦다고 생각하시고 전문기관에 가서 상담을 하신 후에 평가를 통해서 정확한 상태와 원인을 알아보시고 필요한 경우에는 언어치료를 시작하셔야 합니다. 흔히 할머니나 주변 분들이 “얘 삼촌은 6살에 말 트였다. 걱정할 거 없다” 하시거나 때가 되면 다 말할텐데 유난을 떤다고 핀잔을 주는 바람에 그냥 기다려보는 엄마들이 계신데요 그러다가 말이 좀 늦었지만 제대로 잘 발달하는 아이도 물론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치료시기를 놓치게 돼서 아이와 엄마가 훨씬 더 고생하는 일도 많이 보게 됩니다.
2. 이렇게 말이 늦는 원인은 뭘까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지능이나 운동력이나 사회성 등 다른 부분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 단순히 언어만 늦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단순언어발달지체(Specific Language Impairment) 라고 하는데 이런 아이들은 첫 낱말의 시작이 또래보다 늦고 말을 배우는 속도가 느리고 어휘도 부족하고 문법적인 요소들을 습득하고 사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보입니다. 환경적으로 아이한테 언어자극이 너무 없었던 경우도 이에 해당하는데 보통 언어치료실에 오시는 엄마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아이가 너무 순해서 그냥 혼자 놔둬도 울지 않고 잘 자고 잘 먹고 장난감 하나 집어주면 그냥 그거 만지면서 떼도 안 쓰고 잘 놀았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엄마들은 아기가 순하니까 그냥 때 맞춰 먹이고 기저귀 갈아주고 혼자 놀게 놔두시거든요. 엄마는 집안일이 많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아기는 언어발달에 반드시 필요한 언어자극을 받을 수가 없어서 말을 배울 수 없게 되죠. 우는 아이 젖 한 번 더 준다고 아이가 까탈스러우면 아무래도 자주 손이 가고 또 아기랑 노는 시간도 많아지는데 순하다보니까 그런 기회를 주지 못한 것이죠. 그래도 곧 말이 트이려니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심각하게 인식을 못하다가 아이가 유치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교 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말을 제대로 못해서 언어치료실을 찾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단순언어발달지체는 말이 늦는 아이들의 15%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언어치료실을 찾는 엄마들 중 많은 분이 “우리 아이는 말만 늦어요”, “우리 아이는 발음만 좀 나빠요”하고 말씀하시는데 그런 아이들을 평가해 보면 말만 늦은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든지 사회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든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냥 단순히 말이 좀 늦게 트이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이죠.
말이 늦는 원인 중의 하나가 지능의 문제인데 우리가 정신지체라고 하는 지능지수 70이하의 아이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아이들은 운동능력이나 적응행동에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언어발달도 뒤떨어지는데 대체로 언어발달 순서는 정상아동들과 같지만 습득속도가 아주 느리고 발음도 심한 경우에는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불분명하지요. ‘또래보다 좀 어리게 행동한다, 말을 해도 잘 이해를 못하는 거 같다, 뭘 가르치려고 해도 잘 받아들이질 못한다’ 이런 호소를 하는 경우입니다.
어휘도 부족하고 문법적인 오류도 많아서 “장미를 꽃병한테 넣어요, 포도가 접시에 해요/담아요/, 연 만들어서 날려서 끈이 뜯어졌어요” 이렇게 이야기하고, 또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 중 알아들은 한 낱말에 대해서 대답하기도 하지요.“독수리랑 참새 중에 누가 커?/ 기린”, “ 토끼는 꼬리가 길다 맞아, 틀려?/ 틀려/ 왜?/ 토끼는 깡충깡충”, “음식을 먹을 때 뭘로 씹어?/껌” 또 의문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 “선생님이 왜 놀랐어?/깜짝”, “ 책이 왜 젖었을까/ 말려야 돼요”, “어떤 때 병원에 가야 되지?/ 나중에” 이런 웃을 수도 없는 대답을 합니다. 발음도 부정확해서 ‘목요일’을 ‘모고이’, ‘볼펜’을 ‘봄페’라고 발음하기도 하지요.
정신지체는 정도에 따라서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통해서 아이의 수준과 잠재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따라서 아이능력과 수준에 맞는 목표를 잘 세우고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의 전반적인 수준이 3세 정도인데 나이가 8살이라고 온종일 붙잡아 앉혀놓고 공부를 가르친다면 아이와 엄마 모두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효과도 없구요. 우리 아이에게 지식습득을 위해 국어공부를 가르쳐야할지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말을 가르쳐야 할지 아이에 맞는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유형으로, 우리가 흔히 자폐증이라고 부르는 전반적 발달장애로 인해서 언어발달이 늦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의 언어는 앞에 말씀드린 단순언어발달지체나 정신지체아동과 달리 그냥 단순히 늦는다기 보다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언어사용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 아이들은 선전문구를 반복해서 중얼거리기도 하고 남의 말을 앵무새처럼 그대로 따라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제스츄어나 표정 같은 비 언어적 표현을 이해하지 못하구요 억양이 아주 단조롭거나 뒤끝이 모두 올라가는 등 아주 부자연스럽고 그림책이나 TV에서 나오는 긴 문장을 외워서 말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의사표현은 간단한 문장으로도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서 가게놀이를 할 때도 물건을 사고파는 역할 놀이를 하지 못하고 “7층 아동복 매장입니다. 8층 식당가입니다” 이렇게 엘리베이터 안내방송만 되풀이한다든지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서 “찰흙놀이 하고 싶어요” 하지 못하고 유치원에서 들은 대로
찰흙놀이할 사람 손 들어 보세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사과 줄까, 딸기 줄까” 했을 때 “딸기줄까” 하고 대답하고 “딸기 주세요 해야지”하면 “딸기 주세요 해야지”하고 앵무새처럼 따라합니다. 내가 하는 말과 상대방이 하는 말을 구별하기 어려워서 ‘선생님은 이거 만드세요’ 해야하는데 ‘선생님은 이거 만들게’ 하기도 하고 ‘내가 할래요’ 해야하는데 ‘네가 해봐’하기도 합니다. 글을 쓸 때 사용하는 표현을 말할 때 써서 어색한 표현이 되기도 하는데 “아침에 뭐 먹었니?” 물었을 때 “치즈와 우유와 계란을 먹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듯이 대답하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책을 통해서 배운 어휘나 문장을 상황에 맞게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경우도 있었는데요 꼬마가 치료실에 들어왔는데 “곰돌이는 웅덩이에 빠져서 그만..” 자꾸 그 말을 하는 거예요. 나중에 봤더니 자기 양말이 젖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선생님, 내 양말이 젖었어요” 하고 말하지 못하고 그림책에서 본 것을 연상해서 “곰돌이는 웅덩이에 빠져서 그만” 그렇게 표현한 것이죠.
자폐증과 겉으로 나타나는 증세는 비슷하지만 기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으로 부모가 무관심하거나 방치해두었을 때 또는 양육자가 자주 바뀌었을 때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짐으로써 자폐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반응성 애착 장애(Reactive Attachment Disorder)라고 합니다. 이 아이들은 자폐아동과 비슷한 증상들을 보이지만 적극적인 치료와 부모의 노력으로 완치될 수도 있는 장애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려는 욕구가 없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인데요 자폐적 성향의 아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 ‘사회적 관계형성의 장애’이기 때문에 이 아이들에게는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인식시켜줘서 의사소통을 하고 싶도록 만들어줘야 제대로 된 언어발달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는 전문가의 언어치료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집에서는 엄마가 그림카드, 글자카드를 넘기면서 어휘학습을 시키기 보다는 아이와 목욕하면서 비누거품으로 함께 장난을 하고 이부자리 위에서 뒹굴기도 하고 같이 요리를 하기도 하면서 혼자 보다는 함께 노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전에, 반응성애착장애인 한 아이한테 엄마가 학습지만 계속하게 했는데 치료실에 들어온 그 아이한테 제가 동물인형들을 꺼내줬더니 갖고 놀지를 못하고 일렬로 세워놓고는 “다음 중 가장 큰 동물에 0표하세요” 이러구요 곰돌이 인형을 들더니 “곰표 밀가루 중력분” 이럽니다. 아무리 길고 정확한 문장을 말할 수 있어도 사람과 의사소통이 안된다면 소용이 없는 일이겠지요.
3. 아이가 말을 더듬는다고 걱정하시는 부모님들도 있던데?
아이들은 2살에 6살 사이에 아주 빠른 속도로 말을 배워갑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기에, 특히 3, 4세에 많은 아이들이 말을 더듬기 시작합니다. 말더듬은 다른 말로 유창성 장애라고 하는데 길게 말을 하고 싶은데 순조롭게 말을 이어갈 수 없어서 낱말이나 구절을 되풀이해서 말하거나 머뭇거리기도 하고 “어, 어”하는 간투사가 귀에 거슬릴 정도로 빈번하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말더듬은 언어발달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정상적인 말더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부모님께서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면서 “숨 한번 크게 쉬고 천천히 말해봐, 자, 엄마 따라서 다시 한번 말해봐” 이렇게 주의를 주시면 아이들은 더 긴장하고 위축돼서 말더듬이 오히려 심해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더듬지 않고 “엄마 오늘 나 선생님한테 스티커 받았다” 하고 말을 했을 때 “ 그래그래, 지금은 아주 잘했어, 그것 봐, 안 더듬고 말할 수 있잖아” 이런 반응을 보이시는데요 아이의 언어증상에 관심을 갖고 잘 관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대답을 하실 때는 말의 내용에 대해서 대답해주세요. “어, 스티커 받았어? 왜?” 이렇게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라면서 말더듬 증상이 자연히 회복됩니다.
때로 말더듬이 더욱 심해지거나 눈을 깜빡이거나 얼굴을 씰룩거린다든지 말이 막힐 때 숨을 몰아쉬는 증상 등을 보이거나 또 아이가 학교 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말더듬의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전문가의 평가를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말이 늦는 아이-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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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왜 말이 늦을까요?
한국아동발달심리센터 연구원 이혜석
아이를 기르는 부모들은 누구나 우리 아이가 튼튼하고 바르고 똑똑하게 자라기를 바라시지요.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했으면 하는 바람은 어느 부모나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그 척도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동의 언어발달’인데요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말이 늦는 건 아닐까, 좀 늦는 것 같긴 한데 그냥 기다려봐도 되는 걸까 이런 걱정을 하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언제 어떤 말들을 할 수 있어야 정상적으로 언어발달이 되고 있는 것인지, 어떤 경우에 전문기관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우리 아이가 말이 늦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요?
엄마들이 보통, 같은 나이의 옆집 아이와, 또는 다른 형제와 비교해서 “쟤는 우리 애보다 말을 훨씬 잘 하네’, ‘얘 누나는 요맘 때 별 말을 다했는데 얘는 왜 말이 없지?’ 이렇게 걱정하기 시작하십니다. 집에서 판단해 보실 수 있는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요
12개월에 아이의 이름을 불러도 쳐다보는 반응이 없을 때
15개월에 “안돼”, “빠이빠이” 등의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응이 없을 때
18개월에 일상적인 단어 5-6개 정도를 말하지 못할 때
30개월에 “우유 먹어”와 같은 간단한 문장을 말하지 못할 때
36개월에 “아빠 회사 가”와 같은 간단한 문장을 말하지 못하고 “이거 뭐야?” 등의 질문을 하지 않을 때
이런 경우에는 우리 아이가 말이 늦다고 생각하시고 전문기관에 가서 상담을 하신 후에 평가를 통해서 정확한 상태와 원인을 알아보시고 필요한 경우에는 언어치료를 시작하셔야 합니다. 흔히 할머니나 주변 분들이 “얘 삼촌은 6살에 말 트였다. 걱정할 거 없다” 하시거나 때가 되면 다 말할텐데 유난을 떤다고 핀잔을 주는 바람에 그냥 기다려보는 엄마들이 계신데요 그러다가 말이 좀 늦었지만 제대로 잘 발달하는 아이도 물론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치료시기를 놓치게 돼서 아이와 엄마가 훨씬 더 고생하는 일도 많이 보게 됩니다.
2. 이렇게 말이 늦는 원인은 뭘까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지능이나 운동력이나 사회성 등 다른 부분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 단순히 언어만 늦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단순언어발달지체(Specific Language Impairment) 라고 하는데 이런 아이들은 첫 낱말의 시작이 또래보다 늦고 말을 배우는 속도가 느리고 어휘도 부족하고 문법적인 요소들을 습득하고 사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보입니다. 환경적으로 아이한테 언어자극이 너무 없었던 경우도 이에 해당하는데 보통 언어치료실에 오시는 엄마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아이가 너무 순해서 그냥 혼자 놔둬도 울지 않고 잘 자고 잘 먹고 장난감 하나 집어주면 그냥 그거 만지면서 떼도 안 쓰고 잘 놀았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엄마들은 아기가 순하니까 그냥 때 맞춰 먹이고 기저귀 갈아주고 혼자 놀게 놔두시거든요. 엄마는 집안일이 많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아기는 언어발달에 반드시 필요한 언어자극을 받을 수가 없어서 말을 배울 수 없게 되죠. 우는 아이 젖 한 번 더 준다고 아이가 까탈스러우면 아무래도 자주 손이 가고 또 아기랑 노는 시간도 많아지는데 순하다보니까 그런 기회를 주지 못한 것이죠. 그래도 곧 말이 트이려니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심각하게 인식을 못하다가 아이가 유치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교 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말을 제대로 못해서 언어치료실을 찾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단순언어발달지체는 말이 늦는 아이들의 15%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언어치료실을 찾는 엄마들 중 많은 분이 “우리 아이는 말만 늦어요”, “우리 아이는 발음만 좀 나빠요”하고 말씀하시는데 그런 아이들을 평가해 보면 말만 늦은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든지 사회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든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냥 단순히 말이 좀 늦게 트이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이죠.
말이 늦는 원인 중의 하나가 지능의 문제인데 우리가 정신지체라고 하는 지능지수 70이하의 아이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아이들은 운동능력이나 적응행동에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언어발달도 뒤떨어지는데 대체로 언어발달 순서는 정상아동들과 같지만 습득속도가 아주 느리고 발음도 심한 경우에는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불분명하지요. ‘또래보다 좀 어리게 행동한다, 말을 해도 잘 이해를 못하는 거 같다, 뭘 가르치려고 해도 잘 받아들이질 못한다’ 이런 호소를 하는 경우입니다.
어휘도 부족하고 문법적인 오류도 많아서 “장미를 꽃병한테 넣어요, 포도가 접시에 해요/담아요/, 연 만들어서 날려서 끈이 뜯어졌어요” 이렇게 이야기하고, 또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 중 알아들은 한 낱말에 대해서 대답하기도 하지요.“독수리랑 참새 중에 누가 커?/ 기린”, “ 토끼는 꼬리가 길다 맞아, 틀려?/ 틀려/ 왜?/ 토끼는 깡충깡충”, “음식을 먹을 때 뭘로 씹어?/껌” 또 의문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 “선생님이 왜 놀랐어?/깜짝”, “ 책이 왜 젖었을까/ 말려야 돼요”, “어떤 때 병원에 가야 되지?/ 나중에” 이런 웃을 수도 없는 대답을 합니다. 발음도 부정확해서 ‘목요일’을 ‘모고이’, ‘볼펜’을 ‘봄페’라고 발음하기도 하지요.
정신지체는 정도에 따라서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통해서 아이의 수준과 잠재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따라서 아이능력과 수준에 맞는 목표를 잘 세우고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의 전반적인 수준이 3세 정도인데 나이가 8살이라고 온종일 붙잡아 앉혀놓고 공부를 가르친다면 아이와 엄마 모두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효과도 없구요. 우리 아이에게 지식습득을 위해 국어공부를 가르쳐야할지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말을 가르쳐야 할지 아이에 맞는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유형으로, 우리가 흔히 자폐증이라고 부르는 전반적 발달장애로 인해서 언어발달이 늦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의 언어는 앞에 말씀드린 단순언어발달지체나 정신지체아동과 달리 그냥 단순히 늦는다기 보다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언어사용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 아이들은 선전문구를 반복해서 중얼거리기도 하고 남의 말을 앵무새처럼 그대로 따라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제스츄어나 표정 같은 비 언어적 표현을 이해하지 못하구요 억양이 아주 단조롭거나 뒤끝이 모두 올라가는 등 아주 부자연스럽고 그림책이나 TV에서 나오는 긴 문장을 외워서 말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의사표현은 간단한 문장으로도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서 가게놀이를 할 때도 물건을 사고파는 역할 놀이를 하지 못하고 “7층 아동복 매장입니다. 8층 식당가입니다” 이렇게 엘리베이터 안내방송만 되풀이한다든지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서 “찰흙놀이 하고 싶어요” 하지 못하고 유치원에서 들은 대로
찰흙놀이할 사람 손 들어 보세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사과 줄까, 딸기 줄까” 했을 때 “딸기줄까” 하고 대답하고 “딸기 주세요 해야지”하면 “딸기 주세요 해야지”하고 앵무새처럼 따라합니다. 내가 하는 말과 상대방이 하는 말을 구별하기 어려워서 ‘선생님은 이거 만드세요’ 해야하는데 ‘선생님은 이거 만들게’ 하기도 하고 ‘내가 할래요’ 해야하는데 ‘네가 해봐’하기도 합니다. 글을 쓸 때 사용하는 표현을 말할 때 써서 어색한 표현이 되기도 하는데 “아침에 뭐 먹었니?” 물었을 때 “치즈와 우유와 계란을 먹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듯이 대답하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책을 통해서 배운 어휘나 문장을 상황에 맞게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경우도 있었는데요 꼬마가 치료실에 들어왔는데 “곰돌이는 웅덩이에 빠져서 그만..” 자꾸 그 말을 하는 거예요. 나중에 봤더니 자기 양말이 젖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선생님, 내 양말이 젖었어요” 하고 말하지 못하고 그림책에서 본 것을 연상해서 “곰돌이는 웅덩이에 빠져서 그만” 그렇게 표현한 것이죠.
자폐증과 겉으로 나타나는 증세는 비슷하지만 기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으로 부모가 무관심하거나 방치해두었을 때 또는 양육자가 자주 바뀌었을 때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짐으로써 자폐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반응성 애착 장애(Reactive Attachment Disorder)라고 합니다. 이 아이들은 자폐아동과 비슷한 증상들을 보이지만 적극적인 치료와 부모의 노력으로 완치될 수도 있는 장애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려는 욕구가 없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인데요 자폐적 성향의 아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 ‘사회적 관계형성의 장애’이기 때문에 이 아이들에게는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인식시켜줘서 의사소통을 하고 싶도록 만들어줘야 제대로 된 언어발달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는 전문가의 언어치료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집에서는 엄마가 그림카드, 글자카드를 넘기면서 어휘학습을 시키기 보다는 아이와 목욕하면서 비누거품으로 함께 장난을 하고 이부자리 위에서 뒹굴기도 하고 같이 요리를 하기도 하면서 혼자 보다는 함께 노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전에, 반응성애착장애인 한 아이한테 엄마가 학습지만 계속하게 했는데 치료실에 들어온 그 아이한테 제가 동물인형들을 꺼내줬더니 갖고 놀지를 못하고 일렬로 세워놓고는 “다음 중 가장 큰 동물에 0표하세요” 이러구요 곰돌이 인형을 들더니 “곰표 밀가루 중력분” 이럽니다. 아무리 길고 정확한 문장을 말할 수 있어도 사람과 의사소통이 안된다면 소용이 없는 일이겠지요.
3. 아이가 말을 더듬는다고 걱정하시는 부모님들도 있던데?
아이들은 2살에 6살 사이에 아주 빠른 속도로 말을 배워갑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기에, 특히 3, 4세에 많은 아이들이 말을 더듬기 시작합니다. 말더듬은 다른 말로 유창성 장애라고 하는데 길게 말을 하고 싶은데 순조롭게 말을 이어갈 수 없어서 낱말이나 구절을 되풀이해서 말하거나 머뭇거리기도 하고 “어, 어”하는 간투사가 귀에 거슬릴 정도로 빈번하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말더듬은 언어발달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정상적인 말더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부모님께서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면서 “숨 한번 크게 쉬고 천천히 말해봐, 자, 엄마 따라서 다시 한번 말해봐” 이렇게 주의를 주시면 아이들은 더 긴장하고 위축돼서 말더듬이 오히려 심해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더듬지 않고 “엄마 오늘 나 선생님한테 스티커 받았다” 하고 말을 했을 때 “ 그래그래, 지금은 아주 잘했어, 그것 봐, 안 더듬고 말할 수 있잖아” 이런 반응을 보이시는데요 아이의 언어증상에 관심을 갖고 잘 관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대답을 하실 때는 말의 내용에 대해서 대답해주세요. “어, 스티커 받았어? 왜?” 이렇게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라면서 말더듬 증상이 자연히 회복됩니다.
때로 말더듬이 더욱 심해지거나 눈을 깜빡이거나 얼굴을 씰룩거린다든지 말이 막힐 때 숨을 몰아쉬는 증상 등을 보이거나 또 아이가 학교 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말더듬의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전문가의 평가를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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