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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채원2007.07.24
조회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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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이런때... 이 노래가 나오다니...'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지...
오늘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를 옆자리에 태우고
붉은 신호등앞에서 멍하니 핸들을 잡고있던 그 순간
어색함을 피할 요량으로 라디오를 켰는데
하필 그 노래가 나왔거든...
대번에 차 안에 있던것들...
쿠션이나 물병, 여기저기 굴러다니던 동전들까지...
그 모든것들이 갑자기 다 
과거에 속한 물건인것처럼 느껴졌지...
그러면서... 막... 아득한 그리움...
나는 핸들을 잡고 있었고...
그리고 내 옆에는 오늘 처음 만난 여자가 앉아있었고
나는 그녀를 집에 데려다 주는 길이었기 때문에
정신이 그렇게 아득해지면 안됐었어...
그래서 라디오를 껐지...

'누가 이런노래를 이 시간에 틀기로 했을까...'

DJ를... 혹은 PD를... 혹은 라디오를 원망하면서...
근데 옆에 있던 그녀가 그러더라...

"왜 끄세요... 노래 좋은데..."

겸연쩍어 슬쩍 돌아본 그녀의 눈가엔
잘 웃는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착한 주름 몇가닥...
너도 저렇게 잘 웃었는데...
니가 웃으면 없었던 주름이 어디선가 나타나면서
반달같던 눈은 한없이 가늘어지면서...
그렇게... 천진한 웃음...



난... 마음을 고쳐먹었어...

하필... 이라고 생각했던 그 노래 대신
내 기억력을 원망하기로...
그래... 무슨 노래가 나왔건 난 똑같이 그랬을거야...
신호에 걸려 서있으면 장난스럽게 내 손을 잡아끌던 너...
"이노래 좋다~" 몸을 젖히며 창밖을 보던 너...
"운전 계속 그런식으로 할거야?"
때론 제법 무섭게 나를 나무라던 너...
옆자리에 누군가가 앉아 있다는 사실...
붉은 신호등을 보고 있다는 사실...
라디오가 켜져있다는 사실...
그 모든 것들이 어차피 너를 생각나게 했을테니까...



원망하려면 할것은 너무 많습니다...
왜 바람이 부냐고...
왜 비는 오고 난리냐고...
왜 하필 이 노래냐고...
왜 하필 그런 눈으로 웃냐고...
하지만 결국... 
내가 원망해야할 단 한가지는
별별것들을 잊어버리지도 않는 내 기억력



사랑을 말하다

 


c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