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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채원2007.07.24
조회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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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필름이 끊어진거 같애...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

 엄청나게 부은얼굴로 헤헤거리는 그녀를 보며
 나는 속으로 막 흉을봅니다

 '너 정말 대책없구나... 어떻게 그렇게 마시냐?'

 하지만 곧 초조해 집니다...

 '도대체 누구랑 마신건데?
  집엔 어떻게 간거야?
  아무일도 없었던거지?'

 그런끝에 내 입밖으로 나온 말은 고작

 "어~ 재밌게 마셨나보네~"

 내말에 그녀는 아니라고 합니다

 "재미는 무슨~ 야 친구하나가 하도 청승을 떨어서
  그거 보기 싫어가꾸 막 마신거야...
  하여튼 난 고백도 안해놓고 지마음 몰라준다고
  징징대는 애들이 제일 답답하더라
  아~ 아직도 머리가 아프네..."

 그말에 나는 또 마음속으로 흉을 봅니다...

 '누구나 다 너처럼 대책없이 술마시고
  누구나 다 너처럼 하고싶은 말 다 하면서 살진 않아'

 하지만 나는 곧 또 초조해 집니다

 '머리 많이아파? 아침에 뭐 먹고나오긴 한거야?
  약이라도 사다줄까?'

 그런끝에 내 입밖으로 나온말은 고작

 "그르게... 답답하네 그 친구..."



 오만상 얼굴을 찌푸린 그녀는
 문득 생각난듯이 내게 묻습니다 


 "아! 혹시 점심때 나랑 밖에나가서 해장국 안먹을래?
  아까 회사식당 식단 확인해 봤는데~ 
  돈까스더라구... 어후~ 윽~"

 나는 마음속으로 냉큼 거절합니다

 '싫은데? 나는 그냥 지하식당에서 먹을거야...
  넌 꼭 그럴때만 나랑 밥먹자고하지?'

 1초도 안되는 상상속에서나마 나는 뿌듯합니다

 '내가 너를 거절하다니...'

 그 상상이 너무 통쾌해서 나는 어쩌면
 진짜로 그렇게 말할 수 도 있을것 같습니다

 '싫은데?'

 하지만 곧 초조해집니다...

 '내가 싫다고 하면 같이 먹을 사람은 있는거야?
  그때까지 다른거 안먹어도 되겠어?
  회사근처 해장국집 점심때 엄청 복잡할텐데
  내가 먼저 가서 자리잡고 있을까?'
 
 그런끝에 내 입밖으로 나온 말은 고작

 "뭐... 봐서 그러던가..."



 때론 내게도 하고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건아니야, 이번엔 니가 틀렸어
  너 자꾸 그러지마...'

 하지만... 하지만, 할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해도 소용이 없어서 그냥 둡니다...

 그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

 그 관계가 바뀌지 않는이상
 내가하는 모든말은 그녀에겐 아무 소용도 없을거니까...

 그러므로... 내게도 아무 소용이 없을거니까...


 할말이 없는것이 아니라 해도 소용이 없어서
 지금은 그냥 아무 말 않은채



 사랑을 말하다

 

 

 

c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