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아홉 4

김신희200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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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 나 연주~^^오늘 헤드헌터보러 여의도 가는데 나랑 점심같이 먹을래?"

11시 반쯤 날라온 문자메세지! 내 유일한 유부녀친구인 연주였다.
전 직장에서 만났던 연주는 직장 동갑내기 모임에서 만난 친구!
같은 직장에 다녔을 뿐이지 일과 엮이지 않아서 그랬는지 연주랑은 대학동기보다도 더 친했다.
(그러니까 co-worker가 아닌 friend라는거쥐~)
 

그녀는 스물 여섯의 여름, 두 다리를 거치지 않은 다이렉트(?) 친구들 중에서 가장 먼저 결혼선언을 했고
주례 무려 40여분, 축가 3곡으로
하객으로서는 꽤나 인내심을 요하는 장장 1시간 10분의 결혼식을 치르며 유부녀가 되었다.
(AS YOU KNOW, 일반 예식장에서 1시간이 넘는 결혼식은 고문이다. 옆 방에서 결혼하는 사람, 그 다음 결혼식에 온 사람들, 언제 사진찍고 밥먹는지 물어보는 옆 녀석들, 북적대는 사람들 통에 게다가 아무리 에어컨이 나와도
8월의 결혼식은 참으로 더웠다.)

 
“그래 같이먹자. 나 어느 건물에 있는지 알지? 11시 50분에 봐”

얼굴을 반쯤가리는 썬그리를 쓰고 나타난 그녀는 헤드헌터 만난 얘기부터 꺼냈다.
“몰라.. 나 헤드헌터한테 혼났어. 영어공부좀 하라구. 난 왜 토익점수도 없는걸까 아 몰라잉잉”
그녀는 결혼을 하고 2달 뒤에 수능을 다시 보겠노라고 회사를 뛰쳐나갔고,
그의 남편도 같이 사표를 던지고 수능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결혼과 동시에 수능준비를 하던 부부는 그 해 말경 수능점수가 엉망이라며 울상을 지었고,
퇴직금을 다 까먹었노라며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기 시작했다.

 
“연주야! 나 어제 시나리오 쓰고, 영화 찍고, 편집도 했다.”
그랬다!!! 이 글을 읽는 일부 화연들이 궁금해할지도 모르는(?) 스물아홉 3편에 등장했던 그 마지막 장면,
그 다음이야기를 연주에게 쏟아놓았다.
“이리쿵저리쿵 쑥닥쑥닥 삐리삐리~삐리리~ 쭈욱~~~우아~~~~~~번쩍!ê 덥석~~~ 쪽Y~!!”

“어머어머~ 웬일이니? 어머어머~ 진짜 부럽다 얘! 어머 진짜 영화니. 그 장면에서 갑자기 왜 옆건물 간판 불까지 꺼졌다니? 진짜 영화네 어머어머~”
내게 4년째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주는 “좋겠다~ 부럽다~ 유부녀는 쇠고랑 차기 전엔 그런 거 꿈도 못 꾼다~ 어머어머”를 연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