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 끝에 당신만 있다면...

이주현200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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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끝에 당신만 있다면...

LJH

행군, 40km 앞 당신이 기다린다.

 

당신한테 가는 길이라서

한발 한발을 내딛을 때마다 당신과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 힘들지 않았다.

 

힘차게, 기쁘게 당신에게 간다.

 

 

 

드디어 당신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다.

떠나지 않고 기다려준 당신이 정말 반갑고 고맙다.

 

하지만 당신을 보니

어깨 위의 30kg 군장보다 나의 땀 냄새가 더 걱정되었다.

40km의 거리보다 당신 앞의 100미터가 더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당신이 나의 땀 냄새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조금 지쳤지만 건강하게 돌아온 모습이 너무 반가워서 나를 꼭 안아준다.

 

난 아직 땀 냄새가 신경이 쓰여서 팔을 어색하게 뻗고만 있다.

군장도 내리지 않고, 팔은 비록 당신을 안지도 못하고 뻗뻗하게 뻗고만 있지만

 

이 순간이 오랫동안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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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군 생활은 깁니다.

여자의 기다림도 깁니다.

 

하지만 여자의 기다림에는 무거운 군장도, 먼 거리의 행군, 유격 같은 힘든 훈련도, 고참들의 갈굼도 없습니다.

 

하지만 결코 남자는 자신의 2년이 더 힘들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외로운 마음과 힘든 시간들을 알기에 남자는 기다리는 당신에게 ‘미안해하는 것’입니다.

 

멀리서 뛰어오는 남자를 생각하면서 잠시만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남자에게 있어서의 유일한 목표인 당신이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그는 많이 힘들어하고 방황할 테니까요.